지창민에서 더보이즈 큐로, 큐에서 배우 지창민으로. 큐는 어린 시절 자신이 꿈꾸던 일을 이룬 어른이 되었지만, 언제까지나 도전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영화 <아파트: 리플리의 세계>로 첫 연기에 도전한 큐와 나눈 대화.

재킷·카고 팬츠 모두 웰던, 스터드 장식 슈즈 크리스찬 루부탱, 네크리스 돌체앤가바나, 슬리브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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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더 재킷·스웨이드 팬츠 모두 릭 오웬스, 레드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블랙 선글라스 오프브로드웨이, 실버 체인 네크리스·벨트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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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는 더보이즈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잖아요.
30대에도 분명 새롭게 도전할 무언가가 있을 거예요.” 

니트 폴로셔츠 펜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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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저 재킷 질 샌더, 후드 티셔츠·트레이닝 쇼츠 모두 아크네스튜디오, 이너로 착용한 스트라이프 셔츠 디올 맨, 슈즈 릭 오웬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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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보 촬영날은 아침부터 준비도 남다를 텐데요. 오늘은 어땠어요? 
아침 일찍 땀 빼고 왔습니다. 집 주변에 사우나가 있거든요. 확실히 부기가 빠져서 좋더라고요. 증명사진이나 웨딩 촬영 있는 날에는 꼭 사우나 가보세요.  

곧 있으면 더보이즈 데뷔 기념일(12월 6일)이죠. 멤버들끼리 매년 기념일을 챙길지도 궁금했어요.
사실 따로 기념일을 챙기진 않아요. 워낙 오랫동안 봤으니까요. 연말이 되면 팬분들이 먼저 축하해주세요. 그럼 ‘벌써 또 1년이 지났구나. 그새 많은 일이 있었다. 참 행복하다’ 서로 이야기를 하는 정도? 10주년이 되면 기념으로 다 같이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요. 

SNS에서 일상도 열심히 공유하잖아요. 요즘 가장 관심 있는 건 뭘지 궁금해요.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인데 한동안 영양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까 빈혈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공부를 해봤는데 ‘칼마디’를 꼭 챙겨야 한대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D. 에디터님도 세 가지는 꼭 챙겨 드세요. 

‘칼마디’, 메모해두겠습니다. 평소 사진도 많이 찍잖아요. 큐 사진첩에는 어떤 사진이 가장 많아요? 
민망하지만, 제 사진이 제일 많아요.(웃음) 최근에 미국 투어를 다녀왔거든요. 미국에서 어떻게 일상을 보냈는지 더비분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더라고요. 아직 못 올린 사진이 60장도 넘어요.  

올해는 월드 투어도 있었고, 정규 3집도 발매했잖아요. 그중에서도 2025년 ‘가장 잘했다’ 하는 일을 하나만 골라본다면요? 
개인적으로는 처음 연기에 도전한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올해 9월에 영화 <아파트: 리플리의 세계> 촬영이 있었는데요. 촬영 기간 내내 ‘이번 작품에 도전하길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수로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생각하지만, 이번 촬영 현장에서도 제 부족함을 크게 느꼈거든요. 경험을 해봐야 스스로 무엇이 부족한지 깨닫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 경험이 있어야 성장할 수도 있고요. 그 첫걸음을 뗐다는 점이 가장 잘한 일이에요. 

이번 작품에서 무엇을 배웠나요? 
몸을 쓰는 법이라고 할까요? 사실 무대에서 춤을 출 때도 연기가 필요하잖아요. 이번에는 음악이나 안무 없이, 오롯이 연기만 했고요. 그런 점에서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공부가 됐어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몸짓과 표정을 더 과감하게 써보고, 목소리도 조금씩 바꿔나가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어요. 

<아파트: 리플리의 세계>는 어떤 작품인지 귀띔 한번 해주세요. 
<아파트: 리플리의 세계>는 인터랙티브 영화예요. 관객이 다음에 이어질 상황을 직접 선택하고, 그 선택에 따라 결말이 바뀌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마치 RPG 게임처럼요. 배경은 2080년이에요. 기억 보존 시스템 ‘마인드 업로드’가 줄거리의 핵심이죠. 한 소년이 있어요. 2009년에 벌어진 미제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데, 지금은 뇌사 상태에 빠져 있죠. 주인공 형사가 소년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단서를 파헤치는데, 문제는 소년이 리플리증후군을 겪고 있다는 점이에요. 아주 흥미로운 스릴러 영화가 될 겁니다. 

이번 작품에서 맡은 캐릭터도 소개해주세요. 
저는 ‘지찬성’이라는 아이돌 연습생을 맡았어요. 앞서 말씀드렸던 목격자 소년 ‘시혁’이 유일하게 행복하게 기억하는 사람이에요. 시혁이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곁에서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옆집 형 같은 인물이거든요. 하지만 찬성이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과 고민이 있어요. 

블루종 재킷 꾸레쥬, 카디건 렉토, 팬츠 겐조, 니트 비니 어티슈,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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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찬성과 지창민, 이름도 비슷하네요. 실제로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경험했잖아요. 그런 점에서 본인이 찬성과 닮았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요? 
촬영 내내 ‘나랑 비슷하다’고 느낀 면이 정말 많았어요. 저도 찬성이도 연습생 시절에 부모님 반대가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끈기 있게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욕심으로 해낸 것도 같고요. 찬성이는 자기 자신보다 남을 더 챙기는 사람인데, 저 역시 그런 적이 있었거든요. 연기를 하는 동안 오래된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현실 속 지창민은 ‘더보이즈 큐’로서 꿈을 이뤘잖아요. 지금의 큐가 찬성을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해줄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그만두지 마.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응어리진 마음도 괜찮아질 거야. 남을 챙기는 것도 좋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게 우선이야. 그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배우로서 첫걸음을 뗐으니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든 도전이 될 텐데요. 개인적으로는 공포물을 해보고 싶어요. 평소 워낙 공포영화를 좋아하거든요. 특히 <컨저링>을 좋아하는데, 오컬트나 서스펜스 연기를 꼭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더보이즈 큐로, 배우 지창민으로 이루고 싶은 점이 있다면요?
더보이즈 큐로서는 늘 새롭게 도전하고 성장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지난 7년여간 무대에 올랐지만, 여전히 더 나아지는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죠. 배우로서는 그릇이 큰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동경하는 배우들을 볼 때마다 담을 수 있는 감정의 폭이 정말 넓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역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 많은, 커다란 그릇 같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생뚱맞은 질문인데 가족은 큐, 창민 중에 뭐라고 불러요?
부모님은 늘 창민이라고 부르죠.(웃음) 하지만 멤버들은 이제 창민보다 큐라고 부르는 게 더 편하대요. 

큐와 지창민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예전에는 완전히 달랐어요. 큐는 늘 밝고 좋은 에너지를 내뿜는 친구잖아요. 지창민은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그 차이 때문에 딜레마에 빠지고 힘들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두 사람이 많이 겹친다고 생각해요. 큐가 지창민이고, 지창민이 큐인 시점이 오더라고요. 데뷔하고 5년 정도 걸렸어요. 이제는 두 사람을 나누지 않고 무대에서도 무대 밖에서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어요. 

이제 2년 정도 남은 20대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제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거든요.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30대가 되기 전에 사진전을 한 번 열고 싶어요. ‘제가 바라보고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들은 이런 거예요’ 하고 한 번쯤은 전시회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전시회를 하려면 사진이 아주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 사진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팬분들도 저를 새롭게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큐의 사진전에는 어떤 사진이 가장 많을까요?
우선 저는 없을 것 같고요.(웃음) 풍경이 많을 거예요. 사람보다는 풍경, 사물을 카메라에 담을 때가 더 즐겁더라고요. 저마다 지닌 색깔, 질감, 온도가 다 다르니까요. 

오늘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30대의 큐와 더보이즈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30대에도 계속 도전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20대에는 더보이즈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잖아요. 30대에도 분명 새롭게 도전할 무언가가 있을 거예요. 그 도전을 위해서 지금보다 좀 더 유연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0대의 더보이즈는 팬들에게 따뜻한 그룹으로 남아 있길 바라요. 제가 30대가 되면 더보이즈도 10년 차가 됐을 텐데요. 그간 팬들과 쌓은 추억을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더 많은 즐거움을 기대할 수 있는 더보이즈가 된다면 행복할 거예요. 

니트 폴로셔츠 버버리, 레더 장갑 메종 마르지엘라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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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주현욱
Photographer 김태환
Stylist 김성덕
Hair&Make-up 유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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