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의 새로운 매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창립자 준 타카하시와 나눈 이야기.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어요. 소감이 어떤가요?
가족과 함께 여행으로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직접 매장을 열게 되다니 감회가 새로워요. 앞으로 한국에서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새로운 매장 오픈을 고대했던 한국 팬들이 많았어요. 하필 지금 이 공간과 시기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첫 매장이었던 편집숍 에크루와 더현대 서울은 여러 방면에서 분위기가 달라요. 더현대 서울은 연령대와 관심사가 다양한 이들에게 노출될 기회가 많아서 우리의 사업을 넓히기에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파트너인 무신사 트레이딩을 만나기도 했고, 일본 브랜드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시기적으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거죠.
언더커버 매장은 항상 인테리어가 돋보여요. 이번에 가장 중점을 둔 요소는 무엇인가요?
브랜드 첫 매장인 일본 도쿄의 아오야마 플래그십 인테리어는 블랙으로 통일했어요. 이후 시간이 지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강하게 담긴 공간으로 발전했죠. 올해 언더커버는 설립 35주년을 맞기도 해서 초창기 감각을 재현하고자 블랙 컬러로 꾸며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끼는 소품이자 집과 사무실에서 사용 중인 윌리엄 기용의 샹들리에로 매장의 정체성을 표현했습니다.
특별히 한국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을까요?
매장 오픈을 기념해 한국 익스클루시브 제품을 디자인했어요. 언더커버의 시그너처 테디 베어가 한국 전통의 동물인 호랑이를 안고 있는 그래픽 티셔츠와 볼캡이죠.
한국 고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은요?
특정 아이템을 추천하기보다는 언더커버를 오래, 깊게 경험했으면 합니다. 처음 접하는 고객이라면 그래픽 티셔츠를 권하고 싶어요. 가볍게 즐기기 좋은 아이템이면서도 브랜드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요. 이후에는 프리 컬렉션, 나아가 메인 컬렉션까지 단계적으로 접근하길 바라요. 원래 언더커버는 실험적인 디자인을 많이 선보였지만, 최근에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캐주얼 무드도 함께 추구하니 부담 갖지 말고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새 매장 오픈을 계기로 한국에서 더욱 성장한다면 다른 계획도 추진할 생각인가요?
당연하죠. 그때는 숍인숍 형태가 아닌, 우리의 메시지를 더욱 깊이 있게 담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언더커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음악과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브랜드를 온전히 느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보고 싶어요.
최근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가 활발하다고 느껴요. 이런 흐름을 어떻게 보시나요?
맞아요. 패션뿐 아니라 음악 신에서도 그런 교류가 나타나고 있어요. 서로 다른 문화를 접하며 생기는 창의성이 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두 나라가 영향을 주고받는 건 아주 긍정적인 현상이죠.
지금까지 수많은 협업을 이어왔는데요. 한국에서도 함께하고 싶은 브랜드나 아티스트가 있나요?
협업 제안은 상대를 충분히 이해한 후 시작하는 편입니다. 아직 한국에 대해 공부할 것이 많아 구체적으로 염두에 둔 상대는 없지만, 이번 매장 오픈을 계기로 한국을 자주 찾고 문화를 배우고 싶어요. 언젠가 좋은 인연으로 협업이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어요.
평소 음악을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한국 매장의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고른다면 어떤 곡을 추천하고 싶나요?
개인적으로 한국의 밴드를 좋아해요. 특히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작년 후지 록 페스티벌에서 밴드 혁오를 만난 인연으로 함께 공연을 즐기고 술도 마시며 교류했어요. 그들의 음악도 매장 분위기와 잘 어울리죠.
마지막으로 더현대 서울 매장을 통해 한국 고객이 무엇을 느끼길 바라나요?
언더커버는 늘 다양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왔어요. 이 공간에서 브랜드의 시작과 역사를 차곡차곡 접하며 언더커버의 본질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다크함’은 음침함이 아니라 누구나 내면에 간직하고 있지만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이죠. 그 솔직한 어두움의 매력을 이곳에서 발견하길 바랍니다.
Guest Editor 김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