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와 동시에 스타가 된 남성복 디자이너, 크리스 반 아쉬

 

라프 시몬스와 버나드 윌헴 같은 안트워프 로얄 아카데미 출신의 아방가르드한 디자이너가 만든 옷은 ‘입을 만하다’거나 ‘남성미가 물씬 풍긴다’라고 표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크리스 반 아쉬는 같은 학교 출신인데도, 데뷔 컬렉션에서 그 예술성은 유지하면서 입을 만하고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옷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이번 시즌 가장 핫한 남성복 디자이너로 인정받는 이유다.

29세의 젊은 디자이너 크리스 반 아쉬는 이브 생 로랑 리브 고시와 디올 옴므에서 오늘날 남성복의 핵심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에디 슬리먼의 오른팔로 6년 동안 일했다. 그러한 이유로 크리스 반 아쉬를 ‘제2의 에디 슬리먼’, ‘에디 슬리먼과 대적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크리스 반 아쉬는 에디 슬리먼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아이덴티티가 있다. 에디 슬리먼이 젊은이의 스트리트 컬처에서 주된 영감을 받는 것과 달리 그는 정교한 테일러링, 은근히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소재, 전통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타이에 살짝 보이는 검정 장미 모티브, 정갈한 니트와 셔츠 등 그의 아이템에서는 적당한 수준의 디테일을 사용한다. 한마디로, 크리스 반 아쉬의 스타일은 ‘신선한 섬세함’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월 파리에서 열린 2006 S/S 컬렉션에서 크리스 반 아쉬는 새로운 트렌드인 보헤미안 스타일에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 연합군이라는 로맨틱한 해석을 가미하여 또 한번 그가 남성 패션계의 신성임을 확인시켰다.

 베지 속에 감추어진 유명 브랜드의 로고 스토리

버버리Burberry

토마스 버버리의 이름을 따 1856년 바싱스톡(Basingstoke)에서 설립된 버버리는 비바람에 강한 기능성 레인코트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20세기가 시작되던 1909년 버버리는 말 탄 기사 로고를 추가하면서 더욱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월스 아트 컬렉션(The Wallace art collection)에 있는 갑옷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기사는 ‘명예로운 거래’를 상징하는 것이었으며, 버버리의 모토인 ‘프로섬(Prorsum)’은 라틴어로 ‘전진’을 뜻한다. 즉, 버버리의 창의적인 정신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버버리의 이러한 앞선 생각은 유럽에서 점점 그 입지를 잃어갔으며,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수천 명의 젊은 병사가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입고 시체가 되었다. 버버리는 그러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1980년대와 90년대에는 일본인 관광객에게 브랜드의 존폐를 의지하고 있었다. 1999년, 유명한 체크 패턴 제국의 부활에 대한 비전을 품고 있던 버버리의 CEO 로즈 마리 브라보는 ‘프로섬’이라는 이름 아래 하이 패션 컬렉션을 론칭했다. 버버리의 기사는 프로섬의 로고로 되살아났고, 그 성공 이후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버버리 런던’ 라인이 론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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