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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2023

<아레나>의 눈으로 고르고 설명하는 오늘날의 취미 목록.

UpdatedOn October 07, 2023

저예산

2023년 한국 대도시에서도 1만원 이내로 즐길 수 있는 취미.
전문적일 필요도, 마음의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는, 우리 일상과 가장 맞닿은 취미.

01_ 산책

산책에는 모호한 지점이 있다. 어디까지를 산책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산책 삼아 마트나 다녀올까?’라고 말할 때의 거리 이동은 산책이라 할 수 있을까? 산책의 사전적 의미는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천천히 걷는 시간이 내게 휴식이 됐다면 충분히 산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산책은 어떤 준비 과정과 준비물 없이 어디서든 가능하다. 비용, 장소, 시간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이미지도 좋은 편이다. 누군가 취미를 소개할 때 “저는 산책을 좋아합니다”라고 한다면 어딘가 건실해 보이는 느낌이다.

한국에서 가장 열심히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려견 가족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하는 포털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2023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천5백만 명에 달한다. 그중 반려견을 기르는 인구는 어림잡아 1천만 명은 될 듯하다. 반려견에게 하루 1회 이상의 산책은 필수다. 이쯤 되면 산책을 범국민적 취미로 봐도 좋지 않을까? 산책은 걸으면서 하는 명상이다. 바쁜 도심 속 현대인이 마음속에 무언가를 비우고 채울 때 산책보다 더 나은 선택지는 당장 떠오르지 않는다.

02_ 만화책

만화책은 글보다 그림이 많은 책이다. 진입장벽이 낮으니 어린 나이부터 즐길 수 있고, 장르도 다양해 저마다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취미다. 만화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흡입력이라고 본다. 수많은 이들이 명작으로 손꼽는 만화 대부분은 한 번 펼치면 멈출 수가 없다. 만화책 마니아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만화책 보며 밤새운 적이 있을 것이다. 만화책 중에는 훌륭한 인문학 서적 못지않게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룬 작품도 많다. 교양과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예산은 낮은 편이다. 교보문고 온라인 스토어에서 ‘만화’ 부문 판매율 상단을 차지한 <주술회전> <원피스> <원펀맨>의 1권 가격은 5천5백~6천원이다. 이제는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동네 만화방에서 만화책을 빌리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만화책은 모으는 재미도 있다. 책마다 커버 아트워크가 다르니 확실히 수집하는 기분이 든다. 만화책 취미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낮은 퍼포먼스다. 만화를 보는 것 자체가 유익할 수는 있겠으나 그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는 힘들다. 그런 점에서 SNS에 일상 공유를 하기도 애매한 구석이 있다.

03_ 코인 노래방

보통 노래방과 코인 노래방에서 하는 행위(노래 부르기)가 똑같아도 두 공간에서 부르는 노래에는 큰 차이가 있다. 보통 노래방은 일행과 함께 날 잡아서 간다. 코인 노래방은 아무 때나 혼자서도 간다. 약속 잡아서 사람을 모아야 할 수 있는 취미에 비하면 코인 노래방은 압도적으로 편리하다. 요금도 비싸다고 할 수 없다. 대학가의 코인 노래방 중에는 2만원을 내면 1백 곡이 적립되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도 있다. 필요한 건 목과 마음뿐, 심지어 코인도 필요 없다. 대부분 카드 결제가 된다.

코인 노래방은 주로 젊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특히 평일 새벽 2시쯤에 코인 노래방에 가보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벌집 속 자기 방 안의 일벌처럼 앉아 있다. 혼자 앉은 뒷모습만 보이는 사람들이 실연의 아픔에 대한 노래를 부르는 걸 볼 때, 옆방에서 요즘 유행하는 고난도의 랩을 하는 앳된 남자의 목소리를 들을 때, 뭔가 크게 노래를 불러서 스트레스를 풀고픈 마음은 세대를 초월한다는 걸 알게 된다. 장기 저성장 시대, 코인 노래방은 도시인 누구에게나 권할 만한 취미다.
한 곡만 부른다면 5분도 안 걸린다.


예술형

예술형 취미 3종 모두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일이다.
하고 나면 늘 결과물이 남는 생산적인 취미이기도 하다.

01_ 사진

역시 스마트폰 시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의외로 스마트폰 시대가 와도 사라지지 않는 취미. 최신형 카메라가 나올수록 구형 카메라가 고유의 개성을 인정받는다. 지금은 2000년대 초반의 저화소 디지털 카메라도 ‘감성 아이템’이 되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이색 취미로 완전히 자리 잡은 필름 사진도 여전히 애호가를 부른다. 사진 취미는 기본적으로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어떤 카메라와 렌즈롤 조합해 무언가를 찍은 뒤 디지털로 보정과 수정을 거치는 건 50년 전만 해도 꿈꾸지 못했을 고급 작업이다.

아주 세속적인 사람과 아주 진지한 사람이 완전히 다른 이유로 몰입하며 즐길 수 있는 것도 사진의 매력이다. 아울러 사진은 인스타그램 친화성이 대단히 뛰어나다. 어느 정도 남을 의식하며 취미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사진 찍기처럼 그럴싸해 보이면서도 효율적인 취미는 없다. 아울러 프로급 기기의 작동 난이도가 낮아지고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개인도 프로 수준의 고급 카메라를 쓴다. 누구나 고급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할 수 있게 되었다. 나 자신을 드러내든 내 시선을 드러내든, 사진기는 다 받아줄 것이다.

02_ 서예

캘리그래피 전에 서예가 있었다. 오늘의 캘리그래피가 예전의 서예이기도 하다. 필기구를 얼마나 눕히고 뾰족하게 하느냐에 따라 하나의 필기구로 굵기가 다른 획을 만드는 게 한자의 장점이자 서예의 특징이다. 서예는 문자와 회화의 절묘한 조합이자 동아시아 문화의 한 축이다. 서예를 이해하게 되면 알 수 있는 세계가 한 겹 더 생긴다. 서예의 또 다른 장점은 유행이 지났다는 점이다. 요즘 어른들은 캘리그래피를 하지 서예를 하지는 않는다. 인기 취미에 사람들이 몰리는 풍조에 질렸다면 서예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서예는 돈이 많이 들지 않지만 돈을 들이려고 마음먹으면 끝도 없이 든다. 고가 고급 붓이나 먹이 한국에서도 많이 나오고, 벼루는 더 말할 게 없어서 문화재급의 벼루는 상당히 비싸다. 그럼에도 공들여 먹을 갈고 바른 자세로 앉아 흰 종이 위에 붓 끝을 굴리고 붓대를 그어가며 글씨를 만들어내는 일에는 다른 취미와 비교하기 어려운 정신적 요소가 있다. 일본은 이미 스트리트 문화의 일부로 분재를 받아들였고 한국도 그 경향이 드러난다. 이런 식으로 서예도 유행 좋아하는 젊은이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

03_ 그림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취미 회화나 그림 교실도 꾸준히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수채화, 유화, 데생 등 클래스도 세분화되어 있다. 학교 다니던 때 숙제나 경쟁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순전히 나만을 위해 그림을 그려 뭔가를 만드는 일에는 고유한 즐거움이 있다. 꼭 스케치북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태블릿이 나온 이후 태블릿에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많아졌고, 빈 공책에 되는 대로 그린다 한들 상관없다. 스스로 진입장벽을 낮추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그림 취미의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미술은 공방이나 연습실에서 많이 배운다. 삶의 질이 좋은 직장인들이 꽃꽂이나 쿠킹 클래스와 함께 배우는 취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만큼 취미 미술 클래스가 많으니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근처에서도 어렵지 않게 강습 코스를 찾을 수 있다. 스케치북이나 연필, 물감 등 주재료도 어른의 수입을 생각하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프로가 아니라면 꼭 전문 회화 용품을 사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내가 손을 움직여 내 생각을 표현한 무엇인가가 만들어진다는 것이고, 그 과정을 좋아한다면 그림이 즐거울 것이다.


아웃도어

아웃도어 취미는 우리에게 절제의 미덕을 알려준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욕심부리는 순간, 예산과 진입장벽은 순식간에 치솟는다.

01_ 캠핑

국민 대다수가 도시에 사는 한국인에게 자연에서 즐기는 캠핑은 매력적인 면이 있다. 자연 속에서 밥을 지어 먹고 잠을 자는 것은 인류가 아주 오랫동안 해온 일이다. 캠핑을 이해하지 못하는 누군가가 ‘집 놔두고 왜 밖에서 자야 되니?’ 묻는다면 딱히 반박할 말은 없지만, 캠핑에는 고성능 스포츠카처럼 경험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캠핑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취미다. 일단 짐을 싣고 산이나 바다로 가야 하기 때문에 차가 있어야 한다. 캠핑에는 텐트부터 스테인리스 포크까지 필요한 도구도 한가득이다. 용품 대여도 가능하지만, 시간 절감과 지속 가능한 취미 활동을 위해서는 결국 구매를 택하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캠핑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캠핑 이용자 수는 5백23만 명이었다. 지금은 또 모를 일이지만, 당시 응답자 중 89.3%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캠핑을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코로나19 종식 후 캠핑 참여율이 감소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52.3%)’ ‘캠핑 대신 다른 형태의 국내 여행을 가기 위해(45.0%)’ ‘코로나19 이전에 참여했던 여타 여가 활동에 다시 참여하기 위해(40.2%)’ 등을 꼽았다.

02_ 등산

대한민국 중고등학교의 거의 모든 교가에는 산이 등장한다. 그만큼 산이 많은 나라다. 서울 시내만 보더라도 남산, 북악산, 북한산, 용마산, 아차산, 관악산 등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산이 널려 있다.
한국의 중장년층이 그토록 아웃도어를 선호하는 데도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등산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성취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일상 속에서 ‘정상에 올랐다는 기분’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컬렉팅 개념도 있다. 전국 팔도 지도를 놓고 정산에 오른 산들을 하나둘 체크하는 것은 시계 보관함에 시계를 하나둘 채워 넣는 것과 비슷한 감흥을 준다.

등산은 중장년층의 취미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도 주말 아침, 서울의 주요 산 인근 지하철역에 가면 형광색 바람막이를 입은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가 한국 등산객 연령대를 크게 낮췄다. 당장 인스타그램에 ‘#등산’을 검색하면 4백97만 개의 게시물이 뜬다. 모두가 하나같이 구름과 하늘이 절반씩 나온 풍경을 뒤로한 채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등산은 하산 시 돌부리를 밟는 것만 조심하면 부상당할 위험도 낮다. 등산을 마치고 막걸리와 파전을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다면 예산도 결코 높지 않다.

03_ 바비큐

불에 고기를 굽는 바비큐라는 조리 방식에 집중하는 것. 기구를 활용하고 어떤 고기에 어떤 전처리나 후처리를 해서 열과 각종 향을 입혀 구워내는 바비큐의 완성도에 열성을 다한다. 남자가 가족이 있는데 가족도 이 취미를 즐긴다면 바비큐처럼 좋은 취미가 없다. 남자 당사자는 집중해서 맛있는 거 만드니까 좋고, 다른 사람들은 맛있는 걸 먹으니까 좋고. 다만 이 취미는 덩치가 좀 크다. 장비의 크기가 꽤 크고 예산도 꽤 들기 때문이다. 취미 기구 보관에 필요한 면적이 진입장벽이다.

바비큐에는 은근히 지적인 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가설-실험-결과 도출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적인 고기 여정을 함께하려면 동행이 필요하다. 보통 바비큐의 재료는 어느 정도 덩어리가 커야 맛있게 구워진다. 고기를 아무리 잘 구워도 나눠 먹을 사람이 모자라면 곤란하다. 고기 굽기를 좋아하는 남자 중 가족이나 친구 등 나눠 먹을 일행이 있는 사람에게 좋겠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남자가 바비큐를 많이 한다. 바비큐를 취미 삼은 여성을 본 기억은 별로 없다. 여성 바비큐 동호인들의 분전을 기대한다.


구기 스포츠

구기 스포츠는 팀 혹은 파트너가 있어야 진행된다. 덕분에 사회성이 높고, 화려한 시각적 퍼포먼스 덕분에 인스타그램 친화성 역시 훌륭하다. 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도 즐겁다.

01_ 골프

채로 공을 쳐서 최소 타수로 구멍에 넣는 운동이라고 하기엔 이미 한국 사회에서 갖는 상징성이 너무 높아져버렸다. 골프는 스포츠이자, 전국의 남녀가 새벽부터 고속도로에 오르게 하는 요인이자, 전국 방방곡곡에 아침부터 여는 맛집이 그렇게 많은 이유이자, 일종의 계급인 동시에, 심오한 면이 있는 스포츠 취미다. 완전히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형편이 어느 정도 괜찮은 걸 넘어 동료 압박에 시달리는 직군의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영업, 전문직(직군 내 동료 압박이 심하다), 회사원 등.

주말에 라운드를 나간다는 건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토요일 새벽부터 골프장으로 출발할 만큼의 의지와 어느 정도의 재력. 그곳에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옆에 두었다는 사회적 네트워크. 필드까지 나가서 창피하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기까지의 노력과 재능. 그 모두를 함축한 모습이 직장인 밀집 지역 횡단보도 앞에서 목을 고정한 채 몸통 스윙 동작만 연습하는 남자들이다. 스크린골프라는 대안이 생기며 대중화가 많이 진행되었으나 여전히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형 사회생활을 하려 한다면 연습할 가치가 있다.

02_ 테니스

스포츠의 우아함(속물성)을 가늠하는 두 가지 지표는 신체 접촉과 경기를 진행할 때의 개인당 점유 면적이다. 신체 접촉이 덜할수록, 개인당 점유 면적이 많을수록 이른바 귀족 스포츠로 일컬어진다. 테니스는 격투기나 단체 구기 종목과는 달리 신체 접촉이 전혀 없다. 코트 반을 혼자 쓰는 셈이니 개인당 점유 면적도 상당히 넓다. 개념적으로는 조금 콤팩트한 버전의 골프라 봐도 될 만하다. 롤렉스가 후원하는 스포츠를 현대사회의 고급 스포츠라 볼 수 있는데, 롤렉스는 테니스와 골프에 모두 후원한다.

한국에서 테니스는 스마트폰이라는 디바이스를 만나며 회춘한 면이 있다. 스마트폰 시대 전의 테니스는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도 않았고 코트를 잡기도 어려웠던 폐쇄적이고 형편 좋은 어르신들의 취미였다. ‘인증샷’ 시대와 온라인을 통한 테니스장 부킹 성공률이 높아지며 테니스는 21세기에 전성기를 맞았다. 실내 테니스 연습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예전보다 배우기도 쉬워졌다. 남녀 비중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테니스를 쳐볼 만한 가치가 있다. 남녀 성비가 적당하고 은근히 점잖은 남자들이 있다.

03_ 축구

축구가 취미인 사람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보는 사람과 하는 사람. 2002년 이후, 축구는 한국인에게 너무나 중요한 스포츠가 됐다. 일단 유럽 축구 리그를 보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었다. 일찍이 차범근이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지만, 1980년대 분데스리가 생중계를 보던 한국인이 얼마나 됐을까 싶다. 반면 지금은 유럽 5대 리그 경기를 전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시간으로 아침이 되면 경기 하이라이트가 유튜브에 뜬다. 덕분에 서울 홍대에서 PSG 유니폼을 입은 사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축구를 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대한축구협회 산하 축구 리그는 총 7단계로 구분된다. 최상위 프로 선수가 뛰는 K리그1부터 아마추어 리그인 K리그7까지다. 2020년 기준 K리그7의 참가 팀 수는 무려 1천1백27개 팀이다. 선수를 후보 없이 11명으로 계산해도 1만2천 명이 넘는다. 모든 축구 집단은 규모에 상관없이 저마다의 이름과 정체성을 갖는다. 내가 뛰지 않아도 그 팀을 응원하는 순간 나의 또 다른 정체성이 된다. 축구가 스포츠이면서도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스포츠

혼자 해도 즐겁고 함께하면 더 즐거운 운동 취미 3종. 심화 과정에 따라 예산이 크게 올라가기도 하지만 진입장벽 자체는 높지 않아 사회 초년생에게 적극 추천한다.

01_ 자전거

장르와 의지에 따라 필요 예산이 상당히 차이 나지만 어떻게 즐겨도 재미있는 취미 중 하나. 자전거로 할 수 있는 일(여행, 험로주파, bmx) 등을 즐기거나 자전거 기계 자체(싱글기어, MTB, 로드 클래식 바이크)를 즐기는 일로 나눠볼 수 있다. 자전거는 기능성 제품이므로 기계와 활동이 어느 정도 함께 간다. 자전거가 상당히 비쌀 수 있다는 건 이제 어느 정도 알려져 있고 그만큼 고가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는 곳도 많아졌다. 굳이 돈 쓸 필요 없이 각 지방자치제의 공유 자전거도 취미용으로는 충분하다.

자전거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자전거의 장르에 따라 즐기는 사람들의 인류학적 구성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장거리 여행용 자전거는 서양풍 힙스터 워너비들이 좋아한다. 날렵한 로드 바이크는 회사원 등 직업이 멀끔한 사람들이 타는 경향이 있다. 싱글기어와 BMX는 젊은 사람이 타지만 이들의 옷차림은 확연히 다르다. 하다못해 도시형 접이식 자전거 중 브롬톤과 몰튼과 다혼 유저도 모두 조금씩 옷차림과 분위기가 다르다. 자전거는 생각보다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주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02_ 러닝

지금 카카오톡 오픈채팅 목록에 ‘러닝 크루’를 검색하면 전국 팔도에서 수백 개가 떠오른다. 개인 스포츠 중 이렇게 동호회 규모가 큰 종목은 드물다. 러닝은 접근성이 뛰어난 종목이기도 하다, 혼자 뛰고 싶을 때는 이렇다 할 준비 없이 러닝화를 신고 가까운 운동장에 가면 된다. 요즘은 러닝 크루가 대세다. 개수도 많고 규모도 크니 진입장벽이 낮다. 외향형, 내향형의 사람 모두 즐길 수 있는 취미다. 대부분의 취미 활동이 그렇듯 러닝에도 ‘장비빨’이 존재한다. 러닝의 인기를 타고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고성능 러닝화를 쏟아낸다.

선두 주자는 나이키다. 나이키는 자사 러닝화에 ‘로드 레이싱화’라는 이름을 붙였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나이키 최상위 로드 레이싱화는 베이퍼플라이 3다. 가격은 29만9천원. 특정 스포츠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슈퍼스타가 필요하다. 러닝계에도 스타가 있다.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다. 엘리우드 킵초게는 일본 삿포로에서 나이키 베이퍼플라이를 신고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닝계 안에서 그의 위엄은 축구의 메시, 농구의 르브론 제임스에 뒤지지 않는다.

03_ 헬스

헬스장을 찾는 사람들 중 취미로 운동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누군가는 보디 프로필 촬영을 위해, 누군가는 어제 야식으로 먹은 엽기떡볶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운동은 해야겠는데 뭘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으니 일단 헬스장에라도 나가보자는 심정으로 헬스장을 찾는다. 아무렴 어떤가. 헬스장의 벤치와 러닝머신에서 보내는 시간은 많든 적든 우리 몸에 이로운 영향을 끼친다. 모래시계에서 모래 떨어지듯 헬스장에서 운동을 반복하다 보면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날 수 있다.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한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헬스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운동성 취미다. 헬스장용 신발만 챙기면 1시간 내내 실컷 땀 흘리고 나오는 데 모자람이 없다. 물론 헬스가 진지한 취미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헬스는 기본적으로 몸을 가꾸고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 운동이다. 거기에 맞춰 닭 가슴살, 단백질 보충제, 각종 영양제, 역도화 등을 추가하다 보면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간다. 그만큼 헬스는 성과가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SNS 친화성 역시 최고다. 현재 인스타그램의 ‘#오운완’ 게시물은 총 6백78만 개다.


럭셔리

단순히 많은 돈이 든다고 럭셔리 취미라 부를 순 없다.
일상 곳곳에서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유익한 취미.

01_ 미술관

1년 내내 열리고 있는 어딘가의 전시를 찾아다니는 취미로서 미술 감상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술에 대한 기초 지식을 시간을 들여 알아두면 좋으므로 초기 진입장벽이 있는 편이지만, 역으로 지식이 쌓일수록 별다른 추가 비용이나 교육이 덜 필요한 편이니 한 번 진입장벽을 넘으면 두고두고 오래 즐길 수 있는 취미다. 여행의 한 분류라 볼 수도 있으나 여행에 비하면 목적성이 더욱 확실하다는 점에서 다르다. 여행이나 맛집 찾아다니기 등과 함께 구성하면 더 풍요로운 여가를 즐길 수 있다.

미술 애호가의 면면은 하나로 특정 지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미술관에 가보거나 강연을 가면 성별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상황과 배경 지식에 맞게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국 어디서나 특별 전시가 있으므로 오히려 자신의 기호가 확실하지 않은 사람에게 좋을 수도 있다. 전시 기간에 따라 갈 곳을 정하면 되니까. 일단 전시장에 간 뒤 더 궁금한 점은 책을 찾아보는 순서로 즐겨도 좋다. 현대사회의 인스타그램 친화성을 생각하면 미술관 방문만 한 취미도 없다. 가기 쉽고 그럴듯해 보이니까.

02_ 여행

취미로 여행이 럭셔리인 이유는 돈이 아니라 시간을 쓰기 때문이다. 여행의 예산 소요는 교통비와 숙박비인데 모두 일종의 경험 소비다. 여행 예산의 총액을 계산해야 한다면 여행 경비+본인 시급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여행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취미인지는 여행의 예산뿐 아니라 본인의 시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본인의 시급이 저렴하다면 여행은 간소한 취미이고 본인 시급이 대단하게 환산된다면 아무리 간소한 여행이라도 개념적 럭셔리다. 그런 면에서 부유한 사람의 열악한 오지 체험은 결국 사치다.

실질적인 면을 떼어놓고 봐도 여행은 멋진 취미다.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직접 가보는 것처럼 좋은 경험은 없다. 현장을 찾았을 때 느끼는 미묘한 요소는 현장에 가야만 안다. 물의 맛이나 공책의 두께, 위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 같은 것들. 나이와 건강 상태와 예산과 일행에 따라 같은 여행지라도 매번 다르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남다른 여행을 가고 싶다면 여행책이 아닌 다른 책을 참고하는 게 좋다. 특정 분야의 역사나 개론서를 읽고 여행을 떠나면 상당히 흥미로운 동선을 만들 수 있다.

03_ 드라이브

드라이브는 이번 기사에 등장하는 취미 중 초기 비용이 높은 편에 속한다. 일단 차가 있어야 한다. 물론 카셰어링 플랫폼을 통해 차를 빌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비용 역시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린카에서 더 뉴 레이를 5시간 대여하는 요금은 주말 기준 약 10만원이다. 주행거리에 따라 올라가는 주행 요금은 별도다. 시간과 예산이 여유롭고, 보다 진지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은 서킷으로 향한다. 여기도 비용이 든다. 인제 스피디움 기준, 스포츠 주행 1세션 가격은 6만원. 1세션당 시간은 20분이다. 왕복 교통비와 식비, 거기에 차량 정비 비용까지 계산하면 드라이브는 럭셔리 취미로 보는 게 맞다.

자동차는 어른을 위한 장난감이다. 차가 내는 소리, 차에서 보는 풍경, 손과 발끝에 전해지는 감각. 그 즐거움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꼭 빠르게 달려야만 좋은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해방감은 도시인에게 큰 기쁨이다. 요즘 차에는 온갖 편의장비가 들어간다. 스피커, 터치형 디스플레이, 마사지 시트, 에어컨 등등. 바퀴 달린 방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생각하면 차가 비싼 이유도 어느 정도는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수중

수중 취미는 도시인에게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영역이다. 단, 낮은 접근성을 감수한다면 육상 취미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종류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01_ 서핑

근 10여 년 동안 한국 사회의 여가 문화 변화를 상징하는 취미. 한국에서는 제주도와 부산, 동해에서 각기 조금씩 다른 사정으로 서핑이 시작됐다. 제주 서핑은 일본 여행자의 영향을 받았고 부산 서핑은 부산 토박이의 해외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양양 서핑은 스키장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서울 사람이 만들어낸 기묘한 문화다. 한반도의 삼면에 들이치는 바다 중 (여름 기준) 동해에 들어오는 파도가 가장 약하기 때문이다. 지형적으로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에 가장 좋은 파도가 들어오는 곳은 전남 고흥이다.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서프보드를 빌려주는 곳에서는 거의 모두 서핑 강습을 진행한다. 여기서 탈 만큼 타보고 보드 구입을 결정해도 된다. 이제는 한국에서 보드를 깎아주는 셰이퍼도 많다. 여행 나간 김에 외국에서 배워도 좋다. 발리에서 서핑 스쿨을 많이 운영한다. 수도권에 살면서 본격적으로 서핑을 할 거라면 수트 구입을 고민할 만하다. 동해에 가장 좋은 파도가 들어오는 때는 겨울이기 때문이다. 보드 구입 등 초기 비용을 빼면 은근히 돈이 안 드는 취미다. 바닷가에 산다면 더욱.

02_ 프리다이빙

프리다이빙은 대표적인 익스트림 스포츠다. 프리다이빙은 이름 그대로 어떤 장비도 사용하지 않고 잠수하는 것을 뜻한다. 그저 수영장에서 물속에 얼굴을 넣고 헤엄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숨을 쉬고자 하는 충동을 억누르고, 온몸에 가해지는 압력을 견뎌내며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거기서 느껴지는 심리적 압박감은 아주 높은 산에 올라가는 것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깊은 수심에 들어갈 때 마치 높은 빌딩에 올라갈 때처럼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 상황을 제어하고 더 깊은 수심에 들어갈 때 성취감과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일반인이 프리다이빙을 취미로 즐기기 위해서는 다이빙 전용 풀장에 가야 한다. 최근 다이빙 인기에 힘입어 국내 곳곳에 다이빙 전용 풀장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용인에 아시아 최대 수심의 다이빙 풀장 ‘딥 스테이션’이 문을 열었다. 프리다이버를 위한 강습이 주말 3시간에 요즘은 6만6천원이다. 더 깊은 수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고급 이퀄라이징 기술을 배워야 한다. 프리다이빙은 시작 난이도가 높지만, 그 난이도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03_ 수영

수영은 배워야 즐길 수 있는 취미다. 대신 자전거처럼 한 번 배우면 까먹지 않고 평생 헤엄칠 수 있다. 수영을 배우면 휴양지에서, 호텔 수영장에서도 즐길 거리가 훨씬 많아진다. 유사시 생명을 지키거나 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취미를 떠나서 교육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라고 생각한다. 취미로서 수영의 단점이 있다면 비교적 낮은 접근성이다. 일단 물이 있어야 한다. 서울의 웬만한 지하철역 주변에는 헬스장이 있지만, 수영장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계절도 탄다. 추운 겨울날 수영복 차림으로 물에 몸을 담그는 건 쉽지 않다.

수영은 물에서 하는 러닝이다. 러닝을 할 때 지면에 발이 닿는 위치와 무릎의 각도를 신경 써야 하는 것처럼, 수영을 할 때도 손과 발의 움직임을 계속 신경 써야 한다. 그렇게 물속을 헤엄치다 보면 잡생각을 할 틈이 사라진다. 출근 전 짧게라도 수영장에 다녀오면 아주 오래 샤워를 하고 나온 듯한 기분이다. 개운한 건 정신뿐만이 아니다. 수영은 시간 대비 많은 칼로리를 태우는 운동이지만, 하는 내내 끈적이는 기분 없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가족형

연인과, 자식과,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취미. 어릴 때도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 가능한 취미. 몸도 마음도 다칠 일 없이 즐길 수 있는 취미.

01_ 맛집 탐방

나름의 단계가 있는 취미. 1단계는 지금 유명한 곳 위주로 가보는 것이다. SNS나 인터넷 등에 검색해서 나오는 곳을 그대로 가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2단계는 일종의 ‘인사이더’가 되는 경우다. SNS에 정보를 올리는 사람들과 친해지거나 본인이 ‘맛집 리뷰어’라는 종류의 크리에이터가 되어 활동하는 것이다. 3단계는 ‘상위 인사이더’다. F&B 비즈니스의 일부가 되어, 특정 식당을 띄울 만큼의 영향력을 갖는 것이다. 라멘이나 일식 등 장르별로 단계별 애호가가 있다. 이런 애호가들은 그룹이 있다.

이를 완전히 벗어난 맛집 취미도 있다. 어느 음식 작가는 일주일에 3일은 서울 밖에 머무른다. 전국의 지역 도시와 시골을 돌며 지인이 추천한 곳을 찾는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올리지 않고, 식당 일을 하시는 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한다. 단순히 맛을 찾는 게 아니라 해당 업장을 지탱해온 개인 사업자이자 요리사를 찾아뵙는 마음으로 음식점에 나서는 것이다. 모두가 이렇게 진지하게 음식점에 다닐 필요는 없지만 음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채 평가만 하는 풍조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02_ 게임

PC, 모바일 기기, 콘솔 기기 등 컴퓨팅 디바이스와 컨트롤러를 이용해 게임이라는 상황에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게임의 진입장벽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100% 에 가깝다는 건 개인용 게임기 보급률이 100%에 가깝다는 의미다. 아울러 지금 세대 젊은이들은 이미 태어나보니 게임이 기성 문화로 형성된 시대의 사람들이다. 게임의 교육성이나 대리체험, 집중력 향상 등 장점도 이미 많이 공유되어 있다. 시대의 명작 게임을 즐기는 건 명화를 보며 고전을 읽는 것과 비슷하다.

게임의 문제는 장점과 이어진다. 집중력 향상을 돕고 진입장벽이 낮다는 건 중독성 높은 소프트웨어에 아무 때나 접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과금에 무작위 뽑기를 도입해 ‘갓차’화된 것도 오늘날 게임의 그늘이다. 이 모든 특징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현대사회의 필수 여가다. 20세기의 체스 같은 게 된 ‘스타크래프트’가 한 예다. 기왕 게임을 할 거라면 이른바 명작 게임을 하는 게 어떨까 싶다. 마지막으로 관련 하드웨어 등 예산을 투입할수록 경험의 질이 확 높아진다는 것도 게임의 재미다.

03_ 키덜트

여기서는 레고, 만화책, 인형, 피규어, 프라모델, RC 등을 모두 ‘키덜트’라는 취미로 묶고자 한다. 해당 분야 문외한이 보았을 때 일종의 장난감으로 구별되는 물건을 즐기는 취미라고 정의했다. 해당 각 분야의 애호가들이 이런 키워드로 묶이면 탐탁지 않아 할 것도 알지만 양해를 구한다. 이 취미의 장점은 건전하고 지적이라는 점이다. 레고나 프라모델 등은 배경 지식이 필요하거나 더 공부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취미 전반에 퇴폐적인 구석도 별로 없다. 그런 면에서도 키덜트라는 수식어는 말이 되는 면이 있다.

키덜트 취미의 예산은 얼마나 몰입하느냐, 어떤 품목을 고르느냐에 달렸다. 만화책 수집 같은 걸 목표로 한다면 심한 경우에는 집에 만화방에 설치한 것과 같은 레일 달린 책장을 깔아야 한다. 레고나 피규어, 프라모델 같은 것도 제대로 수집하려면 먼지를 피해 별도의 쇼케이스에 보관해야 한다. 아울러 이 취미에 따라오는 세간의 편견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편견에는 편견당하는 당사자를 모아주는 힘도 있기 때문이다. 수줍음이 많은데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취미가 상당히 적합할지도 모른다.

* 취미 그래프(5점 만점 기준)


총평

기사를 작성하며 취미가 무엇인지 새삼 생각했다. 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요약하면 취미는 일과 힘과 멋이 어우러진 행위다. 널리 알려진 취미를 나란히 모으니 공통점이 보였다. 같은 장소에서 할 수 있는 취미. 같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취미. 같은 도구로 할 수 있는 취미. 여러 취미에 공통점이 있다는 건 누군가와 함께할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취미를 선택할 때는 ‘이것이 나에게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가 중요하다. 계속할 수 있어야 취미다. 그게 안 된다면 이벤트다. 즉 취미가 되려면 부담이 없어야 한다. 돈이든 시간이든 여유가 있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조합해 생각하면 내게 맞는 취미를 알 수 있다. 취미에서 또다시 능력이 생기기도 한다. 그것이 몰랐던 게임 단축키든, 수심 5m까지 들어가는 능력이든,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든 해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은 이거다. 뭐든 좋으니 찾아서 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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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박찬용, 주현욱

202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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