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r 한연선
한연선은 패션 디자이너다. 지금은 헬싱키 패션위크에서 쇼룸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장거리 연애를 이어오던 핀란드인 남자친구 때문에 5개월째 헬싱키에 머물고 있다. 복잡하고 화려한 것보다 간결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고, 헬싱키 특유의 여유를 사랑한다.
헬싱키에 얼마나 머물고 있나?
5개월 정도 되어간다. 핀란드에 사는 남자친구 때문에 왔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어느 날 새벽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렇게 돈 벌어서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내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살면서 한 번쯤은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헬싱키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여유. 뉴욕에서 일한 1년의 시간을 빼고는 평생 서울에서 살아온 서울토박이의 눈에 헬싱키라는 도시는 여유 그 자체다. 조용하고 어딘가 심심하기까지 한 이 도시는 다른 대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목가적인 풍경과 특유의 자연친화적인 분위기가 있다. 깨끗하고 청아한 느낌과 도시 곳곳에 녹아 있는 모던한 디자인이 잘 어우러지면서 ‘헬싱키스러운’ 매력을 뿜어낸다.
헬싱키의 많은 문화 중 사우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집집마다 사우나가 있을 정도로 핀란드에서 사우나 문화는 생활에 깊게 배어 있다. 헬싱키 여행을 왔을 때 남자친구 아버지댁에서 핀란드식 사우나를 처음으로 경험했는데 단번에 반했다. 친구들이 여행중독자라고 놀릴 만큼 나름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 사우나가 주는 온전한 휴식의 느낌은 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한 적 없었다. 처음 만난 남자친구 어머니에게 맨몸을 보인다는 게 쑥스럽고 어려웠는데 신기하게도 사우나를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한결 편하고 가깝게 느껴졌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핀란드 사람에게 사우나는 휴식을 넘어 교감하는 방법이라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우나 외에 헬싱키를 처음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또 다른 장소가 있다면?
날씨가 따뜻한 여름이라면 슈퍼에서 몇 가지 먹을 것을 사가지고 공원이나 호수, 바다로 피크닉을 가는 것을 추천하고, 추운 겨울이라면 디자인 숍을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아르텍 매장보단 아르텍의 아카이브를 모아놓은 ‘Artek 2nd Cycle’ 숍을 추천한다. 아르텍의 아카이브를 모아놓은 것만으로도 전시장을 관람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빈티지라고 해서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헬싱키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바다로 둘러싸인 도시이기에 바닷가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길과 자전거도로가 정말 잘되어 있다. 날씨 좋은 날 그 길을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기분이 정말 상쾌해진다. 바닷가 앞에 카페나 바도 많아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도 정말 좋아한다.
ENJOY HELSINKI 1
헬싱키의 재미있는 사우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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