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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자리

5대 항공사의 퍼스트클래스 투어. `No Sex` 조항이 길 만큼 은밀하고 비밀스런 그곳.

UpdatedOn June 29, 2011




1 싱가포르 항공
싱가포르 항공의 퍼스트클래스를 이용하면 승무원에게 ‘No Sex’란 다소 황당한 공지를 받는다. 그런데 이 말을 잘 새겨 들으면 은근히 자기 자랑을 하고 있는 거다. 그만큼 완벽한 개인 공간이 마련됐단 뜻. 지난 200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A380 기종을 도입한 싱가포르 항공은 기존의 일등석 개념을 뒤엎은 프리미엄 클래스 ‘스위트’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요트 디자이너 장 자크 코스트의 손으로 ‘빚은’ 스위트는 비행기라기보단 차라리 고급스런 프리미엄 요트의 실내를 떠오르게 하는데, 세계 최초로 개인 객실의 형태를 띠고 있다. 맞다. 비행기 내에 방이 들어선 거다. 놀라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급스럽게 치장된 객실 내엔 의자가 아닌 침대가 자리 잡았는데, 침대와 이불을 디자인한 사람은 무려 지방시다. 거기에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뷰티 키트를 제공한다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을 프라이빗한 공간에 지방시가 디자인한 완벽한 침대와 살바토레 페레가모의 달달한 향수가 어우러졌는데, 섹스를 즐길 수 없다니…, 이건 단순한 금지 사항이 아닌 가혹 행위나 다름없다.
Tip  싱가포르에서 출발해 시드니, 런던, 도쿄, 파리, 홍콩, 멜버른, 취리히로 가는 A380 기종에서 운영. 우리는 인천을 출발해 싱가포르 경유 시 비행기를 환승해 이용할 수 있다.


2 에미레이트 항공  
장거리 비행만큼 지겨운 것도 없다. 물론 최근에야 거의 모든 항공기가 개인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지만, 영화 감상도 한두 편이지, 10시간 이상 비행기 좌석에 틀어박혀 영화를 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에미레이트 항공의 퍼스트클래스라면 좀 나을 게다.  왜냐, 우선 두 개의 샤워 스파가 있다. ‘샤워 스파?’ 한마디로 비행기 안에서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샤워 스파는 탈의실, 세면대, 샤워 부스, 화장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미팅이나 세미나 등에 참석해야 하는 바쁜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배려란다. 거기에 퍼스트클래스 한쪽엔 바 라운지를 마련했는데, 비행 중 즐기는 진한 몰트위스키 한 잔과 카나페는 ‘내가 크루즈 여행을 하고 있나’라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금색으로 도배되다시피 한 실내는 내가 지금 가는 곳이 두바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줄 게다.
Tip  두바이에서 출발하는 맨체스터, 파리, 토론토, 인천, 방콕, 베이징, 상하이, 시드니, 오클랜드, 요하네스버그 노선 등에서 A380 기종을 운항 중이다.

3 대한항공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은 ‘낡은 항공사’ 느낌이 역력했다. 그런 대한항공의 이미지가 단박에 바뀐 계기는 디자인 혁신 때문이다. 2005년 세계적인 디자이너 지안 프랑코 페레가 디자인한 승무원들의 유니폼이 계기가 됐다. 그 이후 매섭게 새로운 비행기를 도입하며 이미지 개선에 나선 대한항공은 최근 옛 이미지 버리기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좌석 명품화 프로젝트’를 펼치더니, 이윽고 2011년 6월, 세계 여섯 번째로 A380 기종을 국내에 들여온 거다. 퍼스트클래스인 ‘코스모스위트’는 더 특별하게 디자인되었는데, 영국의 항공 디자인 전문 업체 ‘아큐맨’사(社)의 손을 거쳤다. ‘깜놀’할 만한 좌석 한 개의 가격은 무려 2억5천만원. 직선과 곡선이 적절히 어우러진 모던한 디자인과, 보쉬 헤드폰으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시설, 그리고 넉넉한 201cm의 좌석 크기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Tip  대한항공의 새로운 퍼스트클래스 ‘코스모스위트’는 A380과 B777-300ER 기종의 여객기에 도입되었다.


4 루프트한자 항공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퍼스트클래스는 마치 독일의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을 떠오르게 한다. 폭스바겐은 어떤 차인가. 국내에 수입된 골프부터 페이톤까지 폭스바겐의 라인업은 결코 화려함으로 무장하지 않는다. 대신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돈다. 한마디로 야무지고 실용적인 자동차랄까. 루프트한자의 퍼스트클래스가 꼭 그렇다. 디자인만 봤을 땐, 여느 항공사의 퍼스트클래스에 비해 밋밋하다. 곡선을 자제한 회색 톤의 좌석은 모던하지만, 고급스러워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막상 자리에 앉고 보면, 폭스바겐 자동차를 운전할 때만큼이나 편안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승객들이 최적의 숙면을 즐길 수 있도록 침구 세트와 함께 독일 브랜드 ‘반락’의 파자마가 제공되는데, 잠옷을 갈아입기 편하도록 화장실 안에 별도의 탈의실을 마련했다. 덧신용 양말, 수면 안대, 빗, 칫솔, 치약, 구둣주걱, 귀마개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 또한 실용성으로 무장한 폭스바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Tip  유럽 최고의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인천에서 출발하는 거의 모든 항공기에 퍼스트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인천 발 항공편에서는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박효남 총주방장이 직접 개발한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다.

 
5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은 비행기 여행의 또 다른 묘미다. 오죽하면 인터넷 검색창에 ‘기내식’만 입력해도 각 항공사 기내식에 대한 꼼꼼한 리뷰가 포털 사이트를 도배할까. 만약 당신이 내로라하는 미식가라면 주저 없이 아시아나 항공의 퍼스트클래스를 이용하길 권한다. 유명 레스토랑과의 제휴로 만들어지는 기내식이 그야말로 일품이기 때문이다. 양식과 중식은 각각 이탤리언 레스토랑 ‘라쿠치나’와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에서 맡고 있는데 특히 한식은 그 이름도 찬란한 ‘한국궁중음식연구원’과의 제휴를 통해 선보인다. 무려 궁중 정찬 7첩 반상이 당신 앞에 떡하니 놓일 것이다. ‘하늘 위에서 즐기는 궁중 음식이라…’ 어찌 황송한 대접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 리스트야 두말하면 잔소리, 메뉴판에 표기된 각 음식의 칼로리는 타 항공사들이 미처 놓쳤던 아시아나 항공만의 꼼꼼한 서비스다.
Tip  아시아나 항공은 2006년 5월부터 작년까지 총 7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기존 항공기의 좌석을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작년 6월엔 B777-200ER의 비즈니스클래스에 퍼스트클래스에 뒤지지 않는 침대형 시트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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