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일본풍 양주

스코틀랜드의 위스키와 러시아의 보드카를 두고 왜 굳이 일본의 서양풍 증류주를 마셔야 할까? 오늘의 술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서양식 주조법으로 만든 일본의 증류주 넷.

UpdatedOn August 11, 2023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254-519643-sample.jpg

야마자키 18년 미즈나라 100주년 한정판


알코올 함량 48% 용량 700mL

‘야마자키 100주년’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시작은 토리이 신지로다. 1907년 토리이는 일본에서 포트와인을 팔아 큰돈을 벌고 ‘서양 위스키를 뛰어넘는 일본 위스키를 만들겠다’는 꿈을 품는다. 마침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 제조법을 배워온 다케쓰루 마사타카를 만나 일본 최초의 몰트 증류소인 야마자키 증류소를 세운다. 1923년의 일이다.

이 술은 야마자키 증류소 건립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한정판 싱글 몰트위스키다. 레이블에 적힌 ‘미즈나라’는 물참나무다. 이름처럼 일본산 물참나무 캐스크에서 숙성시켰다. “절에서 피우는 향을 느낄 수 있는, 매우 동양적인 스파이시함을 머금은 위스키입니다.” 산토리 5대 치프 블렌더 신지 후쿠요는 이 술의 맛을 이렇게 정리했다.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254-519644-sample.jpg

히비키 21년


알코올 함량 43% 용량 700mL

히비키는 산토리 그룹의 최고급 블렌디드 위스키다. 이 술은 처음부터 고급품이었다. 탄생한 해인 1989년, 일본의 버블경제가 최고조에 이르던 시기다. 당시 산토리의 목표는 ‘일본의 풍부한 자연에서 비롯된 원주를 블렌드하여 전 세계 사람들이 기뻐하는 위스키를 만들자’. 버블 시대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히비키는 영화에 등장하며 더 유명해졌다. 소피아 코폴라의 2003년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밥 해리스(빌 머레이)가 마셨던 위스키가 히비키다. 그 인연은 20년 뒤에도 이어진다. 소피아 코폴라는 산토리 위스키 100주년 기념 영상도 제작했다. 해당 영상 속 키아누 리브스가 온더록스로 마신 술이 히비키 21년산이다.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254-519642-sample.jpg

하쿠


알코올 함량 40% 용량 700mL

보드카 하쿠의 재료는 100% 일본산 백미다. 그래서 이름도 흰 백()을 일어로 읽은 하쿠다. 백미는 동아시아 어디서나 귀한 식재료였다. 일본에서도 백미는 주식이 아닌 황실 같은 상위 계급을 위한 사치품으로 통했다. 그런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백미만을 사용해 만든 보드카에 상징적 자부심이 있을 만하다.

하쿠는 규슈 남부 가고시마에 자리한 오스미 증류소에서 만든다. 여기서는 쌀을 증류해 만든 보드카 원액을 대나무 숯으로 여과한다. 대나무숯 여과는 본사 설명에 따르면 불순물과 잡스러운 맛을 없애고 맛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다. 쌀로 만든 만큼 술에서는 백미 특유의 은은한 단맛이 난다.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254-519645-sample.jpg

수이


알코올 함량 40% 용량 700mL

수이는 2020년 출시된 진이다.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어느 식사 자리에나 어울리는 술’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그 말처럼 수이는 일본 식탁에 익숙한 유자, 녹차, 생강으로 맛을 냈다. 산토리가 추천하는 수이의 음용법은 하이볼이다. 얼음 넣은 잔에 수이와 탄산수를 1:4 비율로 넣고 잘 섞으면 끝. 기호에 따라 생강, 유자즙, 찻잎 가루를 더해도 좋다. 술병에도 제조사의 의도가 있다. 수이의 레이블에는 한자 취()가 쓰여 있다. ‘물총새’와 ‘푸르다’는 뜻을 지녔다. 일본 주류 시장에서 물총새처럼 비약하길 바라는 기원을 담은 이름이다. 보통 진은 색깔 있는 병을 쓴다. 수이도 병 곳곳에 물총새의 에메랄드빛 장식을 담았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주현욱
Photography 박도현

2023년 08월호

MOST POPULAR

  • 1
    Thinner
  • 2
    제네바에서 일어난 일
  • 3
    Greenery Days
  • 4
    Keep Calm and Carry On
  • 5
    An URNAB Explorer With RADO

RELATED STORIES

  • LIFE

    연기 없는 저녁

    아이코스는 ‘IQOS Together X’ 이벤트를 통해 어떤 말을 건네고 싶었을까? 그 이야기 속에는 꽤 진지하고 유쾌한 미래가 있었다.

  • LIFE

    아메리칸 차이니즈 레스토랑 4

    한국에서 만나는 미국식 중국의 맛.

  • LIFE

    가자! 촌캉스

    지금 이 계절, 촌캉스를 떠나야 할 때.

  • LIFE

    봄의 공기청정기

    미세먼지가 걱정스러운 계절이라 모아본 오늘날의 공기청정기 4종.

  • LIFE

    꽃구경도 식후경

    눈과 입 모두 즐거운 식도락 봄나들이.

MORE FROM ARENA

  • INTERVIEW

    허웅의 시대

    한동안 농구 코트 밖의 모습을 보이며 찬란한 순간을 보낸 허웅이 다시 코트 안으로 돌아간다. 그 전에 잠깐 나눈 시시콜콜한 대화.

  • INTERVIEW

    김종현, ”솔로 앨범 은 팬들을 향한 마음을 담아내”

    김종현의 뉴이스트에서 솔로로 컴백 인터뷰와 화보 미리보기

  • CAR

    기쁨의 세계로의 초대

    두카티 스크램블러 2세대 모델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두 주인공들만큼이나 충만한 행복감을 선사한다. 모터사이클 매거진 <바이커즈랩> 김남구 기자가 풀어놓는 스페인 시승기로 확인해보자.

  • FASHION

    Briefs & Pants

    존재감 뚜렷한 브리프를 한껏 과시하는 방법.

  • FASHION

    A DAY IN THE SUNLIGHT

    계절의 틈 사이로 새어 나온 보테가 베네타의 눈부신 봄날.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