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EATURE MORE+

가장 이상적인 워케이션

일과 여가를 즐기는 워케이션이 새로운 근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워케이션이 업무 생산성 향상에 도움된다는 긍정적인 소리도 들린다. 가장 이상적인 워케이션 장소는 어디일까. MZ세대에게 물었다.

UpdatedOn November 07, 2022

3 / 10
/upload/arena/article/202211/thumb/52333-501363-sample.jpg

 

엔데믹 시대에는 어떻게 일하지? 정답은 ‘어디서든 일한다’다. 마음 같아선 어디서도 일하지 않는다고 답하고 싶지만 현실은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어 집에서도 일하고, 집 밖에서도 일하며 자유롭게 이동하는 그야말로 일에 종속된 삶이 전개되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안타깝게만 볼 것은 아니다. 시간이 금인 지금,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 업무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은 휴양지에서 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외 IT 기업들은 근무지의 제약을 없애고 놀며 일하는 ‘워케이션(Workcation)’을 도입하고 있다. 워케이션 제도를 실시하는 기업들은 국내 휴양지에 위치한 연수원을 빌려주거나, 해외 휴양지나 지사에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여가와 일을 동시에 즐긴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업무 능률이 오르고,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MZ세대 구직자에게 워케이션은 선택이 아닌 기업이 응당 제공해야 할 필수 복지라는 분석도 있다. 어디서 일하고 놀며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춰야 할까.

일에 진심인 MZ세대가 원하는 일터의 모습은 다양하리라 예상된다. 회사원, 디자이너, 사진가, 영상제작자, 프리랜서 등 다양한 직군의 MZ세대를 대상으로 기대하는 워케이션의 형태에 대해 물었다. 어디서 일하고 싶어 할까. 몰디브? 하와이? 아니다. 의외의 답변이 이어졌다.

이상적인 워케이션 환경으로 집을 선택한 이들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효울과 집중이었다.


1위 집
워케이션의 핵심은 집중과 효율

일하기 좋은 환경은 어디인가? 과반수 이상의 직장인이 편안한 곳을 선호했다. 30%가 무조건 집에서 일하겠다고 답했다. 집을 꼽은 이들의 직군은 디자인, 마케팅, 브랜드 세일즈 분석 등 다채로웠으나 공통적으로 재택근무 경험이 많았다. 집에서 편하게 일한 경험이 업무 효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퇴근만 없는 재택근무와 휴양의 개념이 포함된 워케이션은 다르다. 실제 다양한 곳에서 업무를 수행한 디지털 노마드 중에는 일과 휴식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엿보였다.

이상적인 워케이션 환경으로 집을 선택한 이들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효율과 집중이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집중력을 높이려면 필요충분조건이 있다. 집중도를 높여주는 음악이나 음료라거나 화면을 듀얼 모니터로 구성하거나, 오래 앉았을 때 불편하지 않은 내 몸에 최적화된 의자, 편안한 자신의 침대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능성과 심미성을 갖춘 업무 데스크와 의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아이템은 여행과는 거리가 멀다.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집을 선호한 이들은 낯선 환경에선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집에서 침실이 아닌 곳이나, 침대, 소파, 식탁을 오가며 일하겠다는 답변도 있었다.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업무 환경을 수시로 바꾼다는 것이다. 집을 선택한 이들 중에는 굳이 밖에서 일한다면 공용 테이블보다는 파티션이 있는 자신만의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마음 편한 곳에서 일하는 게 워케이션의 장점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현장 작업이 많아 시끌벅적한 곳보다는 조용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느긋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이 필요해 집을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업무 공간으로 집을 선호하는 사람들로 인해 기업의 워케이션 트렌드가 사라질까 걱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사무실을 선호하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0%에 불과했다.

2위 카페
일할 때는 적당한 소음이 필요해

굳이 카페를 간다고? 워케이션 장소로 카페를 꼽은 것은 의외였다. 평소에도 카페에서 일하는 경우가 잦을 텐데, 휴가를 겸한 곳에서도 카페에 가야지 일을 하겠다는 답변은 조금 허탈하게 들린다. 하지만 필자의 사례를 돌이켜봐도 카페만큼 일하기 만족스러운 곳은 없었다. 해외에서 방대한 양의 페이퍼워크를 해야 할 때면 노트북을 들고 스타벅스를 찾곤 했다. 짐을 자리에 두고 화장실에 다녀올 수 없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카페 워크’의 장점은 분명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일에 몰입하기 수월하다. 호텔에선 한없이 늘어져 일을 미루곤 했지만 카페에선 화장실 가기 전에, 커피를 다 마시기 전에 일을 끝마쳐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이상적인 워케이션 환경으로 카페를 꼽은 응답자들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업무에서 일의 능률을 높여주는 환경이 가장 중요해 카페를 꼽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 집중이 더 잘되기에 카페를 선호한다는 답변이었다.

3위 자연환경
자유로운 환경에서 창의적인 결과물 나와

자연이 펼쳐진 곳에서 일하겠다는 답변은 전체 응답자의 20%였다. 워케이션은 해외 휴양지에서 놀면서 일하는 모습을 표방한다. 실제 워케이션을 신청하고 이용 중인 근로자들 중에는 휴양지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주로 소개된다.

업무 시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남는 시간에는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숙소 앞 바다에서 서핑을 하거나 휴식을 즐기는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의 개념도 여기에 더 잘 어울린다. 중고 밴을 타고 세계를 여행하며, 시간이 날 때 차에서 노트북으로 디자인 작업을 하는 해외 그래픽 디자이너의 사연을 <아레나>는 소개한 바 있다. 근무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고, 디자인 등 아이디어와 감각이 요구되는 분야라면 자연환경에서 일하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자연환경을 선택한 응답자는 환경이 업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하면 창의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리라 답했다. 또한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다는 점을 워케이션의 장점으로 내세운 응답자도 있었다. 체계적인 환경에서 일하면 큰 불편함은 없지만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있었다. 생각을 환기해야 하거나 일해야 한다는 강박이 적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고, 사무실 환경에서 직접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적어 휴양지에서 일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워케이션 공간으로는 강이나 바다가 보이는 곳이었다. 지역은 제주도나 강원도를 선호했고, 업무 환경의 사무적인 느낌이 없는 공간을 기대했다. 해외에서 일하겠다는 응답자는 없었다. 시차 문제나 해외여행을 하며 일하는 것이 즐겁지 못할 것 같다는 우려에서였다.

4위 호텔
조금은 휴식이 필요해

가장 많으리라 예상됐던 워케이션 장소는 ‘호텔’이었다.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하다가 테이블로 돌아와 노트북으로 이메일을 작성하는 모습은 이상적인 워케이션 형태 아닌가? 실제 국내 많은 호텔들이 워케이션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으며, 블로거 등 인플루언서의 호텔 워케이션 후기도 자주 올라온다. 하지만 의외로 호텔에서 일하겠다는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아마도 이번 설문의 많은 응답자들이 듀얼 모니터 사용 등 워크데스크 구축과 집중력 향상을 위한 업무 환경 조성에 힘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어서 낯선 환경을 덜 선호한다고 본다. 또한 화상회의나 보고서 작성 등 장시간 호텔 방 안에만 갇혀 있으면 답답하고 아쉬울 것이다. 호텔 비용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밤낮 없이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다. 한 응답자는 여행 ‘기분’이라도 낼 수 있는 환경에서 쉬는 ‘흉내’라도 내보고 싶다고 답했다.

5위 기타
안 떠나겠어

많은 근로자가 워케이션에 긍정적이지만, 5%는 워케이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익숙한 곳에서 일이 잘된다며, 새로운 환경보다는 규칙적인 일상을 지켜나가겠다는 응답이었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Illustration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1월호

MOST POPULAR

  • 1
    고르고 고른 한정판 시계 3
  • 2
    Master of Materials
  • 3
    Go To Office
  • 4
    Body Spectrum
  • 5
    봄을 닮은 슈즈 3

RELATED STORIES

  • FEATURE

    스위스에서 온 편지

    스위스의 디자인과 함께한 일주일.

  • FEATURE

    오늘의 공예

    AI와 글로벌 대량생산의 시대에도 누군가는 입으로 유리를 불고 닥종이에 옻칠을 한다. 기술을 닦고 고민을 모아서 공예품을 만든다. 젊은 공예가의 공예품을 모으고 그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 FEATURE

    Special Thanks to

    <아레나>에 몸담고 있던 시기는 서로 다르지만 각자의 시간 동안 마음 깊이 감사했던 그대들을 향해 진심을 가득 담은 헌사를 보냅니다.

  • FEATURE

    17년이 흐른 뒤

    2006년 3월호, 표지는 주드 로, 키워드는 블랙칼라 워커. <아레나 옴므 플러스>가 한국에 처음 나온 해다. 그때 <아레나>는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어떤 예언이 맞고 어떤 예언이 빗나갔을까. 거기 나온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동안 세상에는 무슨 일이 생겼을까.

  • FEATURE

    어느 어부의 하루

    겨울 동해 바다 위에서 문어를 낚는 어부의 하루를 따라갔다.

MORE FROM ARENA

  • LIFE

    파리의 스칸디나비아

    2020년 내가 사는 도시에선 무엇이 유행할까. 베를린, 파리, 런던, 샌프란시스코, 뉴욕, 방콕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 FASHION

    홀리데이 스페셜 에디션

    연말을 더 특별하게 장식하기 위한 스페셜 에디션.

  • FEATURE

    크래프톤, 자본주의인가 한탕주의인가

    FPS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은 7월 상장을 앞두고 몸집 부풀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기업 의장의 자서전을 출간했고, 라인프렌즈 및 손흥민과 협업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마동석 주연의 단편 영화도 공개했다. ‘배틀그라운드’의 새로운 맵을 주제로 한 단편 영화인데, 이쯤 되면 게임 회사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표방하는 듯하다. 달리 보면 상장 전 기업 가치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크래프톤 상장에 제동을 걸었다. 하반기 주식시장 최대 관심사인 크래프톤은 기대만큼 성공할 수 있을까?

  • REPORTS

    New Wave

    2017년의 남성 패션 신을 바꾸어놓을 주요한 변화들.

  • LIFE

    알리오 올리오에 링귀네면

    애정하지만 얄미운 면에 대한 이야기.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