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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논객

미니 일렉트릭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April 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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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FOR 미니만의 당돌한 주행 성능을 그대로 품은 100% 전기차.
+AGAINST 배터리가 작아서 가능한 주행거리도 짧다. 멀리 갈 차는 아님.


1 드디어… 미니 전기차

벌써 12년 전이다. 미니가 시범적으로 만든 전기차 몇 대를 들여와 보여주면서 포부를 말했다. “응, 우리가 이런 차를 6백 대 시범적으로 만들어서 독일, 영국, 미국에서 시범적으로 운행할 거야.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니 전기차를 만들 거야!” 이 얘기를 하고 12년 뒤에 미니 일렉트릭을 들고 찾아왔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운행 습관을 분석했더니, 하루 주행거리가 35km 이하였고, 그래서 미니 일렉트릭에는 단출한 32.6kWh 배터리를 집어넣었다. 아이오닉5나 기아 EV6의 77.6kWh 배터리의 절반도 안 되는 ‘작은’ 배터리다. 차체가 작으니, 배터리도 큰 걸 넣을 수 없었을 터다. 게다가 배터리가 무거우면, 미니만의 스포티한 주행감이 무뎌졌을지도 모른다. 미니 일렉트릭에는 센터 터널과 뒤 시트 아래 ‘T’자 모양으로 배터리를 집어넣었다. 보닛 밑에는 186마력을 내는 전륜구동 전기모터와 인버터, 컨버터 등을 꼼꼼하게 집어넣었다. 미니 일렉트릭은 미니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이걸 시작으로 전기차 개발에 집중해서 2030년에는 ‘도시형 전기차 1위’가 되고 싶어 한다. ‘1등 전기차’가 아니라 ‘도시형 전기차 중 1등’이라는 색다른 목표가 진정 미니답다. ★★★

2 당돌한 주행감 여전

미니 전기차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게 생긴 부위는 없다. 쿠퍼S에 적용된 빨간색 포인트 대신, 전기차를 상징하는 라임색 장식이 들어간 게 전부다. 스포티한 주행을 상징하는 ‘S’자에도 라임색, 사이드미러도 라임색 커버로 감쌌고, 휠에도 라임색 테두리를 둘러 전기차임을 강조했다. 엉덩이에도 라임색 일렉트릭 엠블럼이 붙어 있다. 실내도 라임색 스티치가 매트와 시트 등을 가로지르며 전기차 냄새를 풍긴다. 시동 거는 스위치도 빨간색이 아닌 ‘라임색’이다. 전원을 켰더니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듯한 사운드가 나온다. 아무 소리 없이 달릴 준비가 끝나면 바로 밟으면 된다. 시속 100km까지 단숨에 속도계 바늘을 돌리는 느낌이 영락없는 ‘미니’다. 매콤한 배기음을 뿜어내며 달려 나가는 미니 쿠퍼S와 흡사한 느낌이다. 핸들링은 여전히 즐겁다. 운전대를 자꾸 요리조리 돌리고 싶을 정도로 핸들링이 찰지다. 회생제동장치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앞차와 거리를 감지해서 속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있고,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해주는 장치 등이 눈에 띈다. 트렁크에 전기 배터리 같은 것을 넣지 않아서, 내연기관 시절 미니와 똑같은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

3 159km… 짧지 않나?

32.6kWh 배터리를 가득 채우면 159km를 달려갈 수 있다고 한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는 170km를 넘게 갈 수 있고, 어떨 때는 190km 이상 갈 수도 있다고 한다. 가득 충전하면 400km 넘게 달리는 요즈음 전기차들 사이에서 경쟁력이 다소 떨어져 보인다.
‘도시형 전기차’라는 수식어를 몇 번 읽어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가끔 도시를 벗어나 일탈을 하기에도 짧은 주행거리가 걸림돌이 될 것처럼 불안해 보인다.
미니 일렉트릭의 가격은 클래식 트림이 4천5백60만원, 일렉트릭 트림이 4천9백90만원이며, 국고 및 지방자치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지역에 따라 3천만원 중반대에서 4천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 비슷한 성능의 미니 쿠퍼S가 4천3백만원부터 시작하는데, 그에 비해 실구입가가 더 낮다.
가격은 비교적 매력적인데, 159km 주행거리가 마음에 걸리는 미니 일렉트릭은 지난 1월 11일부터 사전 계약을 시작했으며, 이미 올해 예상 물량의 90%인 7백여 대가 예약된 상태다. ★★★

3 / 10

 

MINI COOPER SE ELECTRIC
전장 3,850mm 최고출력 184hp
전폭 1,725mm 최대토크 27.5kg·m
전고 1,430mm 배터리 리튬이온 32.6kWh
축거 2,495mm 1회 충전 주행거리 159km
가격 4천9백90만원 0-100km/h 7.3sec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악차는 없다는 마음으로 각 자동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하는 자동차 칼럼니스트.

+FOR 세컨드카가 필요한데 미니 한번 타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AGAINST 위에 해당하는 사람이 극히 적긴 하다.


1 미니라서 괜찮아

미니의 첫 전기차다. 3세대 미니 쿠퍼S 기반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었다. 기존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했기에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 몇몇 부분에 미니 전기차 대표 색인 노랑으로 식별 기호 정도 넣은 수준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붙은 S 엠블럼과 사이드미러를 노랑으로 칠했다. 그나마 확연한 차이는 전기차 전용 휠이다(상위 트림 기준). 휠 테두리에도 노란 띠를 둘렀다. 실내 변화도 소소하다. 계기반에 전기차 정보를 제공하는 그래픽이 바뀐 정도다. 시동 버튼 색이 빨강이 아닌 노랑인 점도 도드라지는 차이점. 어쩔 수 없다. 전기차 전용으로 새로 만들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얼마 전에 부분 변경을 했기에 안팎 신선도가 높다. 발랄한 노란색이 절묘하게 디자인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살짝 분위기만 쇄신했는데도 크게 아쉽진 않다. 그동안 쌓아온 개성이 전기차라는 새 형태와도 낡은 느낌 없이 어울린다는 얘기다. 사실 미니 일렉트릭은 외국에서 공개된 지 꽤 됐다. 그런데도 식상하거나 김빠지지 않는다. 디자인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미니라서 가능한 일이다. 전통 있는 디자인을 지키면서도 전기차라는 새 시대 형태와 쉽게 동화한다. ★★★

2 이제는 전기카트 필링

관건은 주행 감각이다. 애초 디자인보다 더 관심 쏠린 부분이다. 주행 감각도 개성 있는 미니가 전기 파워트레인과 만나면 어떤 감흥을 전할까. 재밌을 만한 요소로 똘똘 뭉친 구성이다. 전기모터는 즉각적인 토크를 뿜어낸다. 작은 차체를 경쾌하게 만들 요소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중심이 낮다. 역시 작은 차체를 민첩하게 만들 요소다. 게다가 미니 일렉트릭은 배터리를 바닥에 넣으면서 무게중심을 30mm 더 낮췄다. 전기차 특징을 장점으로 강조하려는 확실한 방향성이다. 머릿속에서 조합한 경쾌한 감각은 가속페달을 밟자 바로 현실이 된다. 고무줄을 당겼다 놓은 듯 즉각적으로 튀어나간다. 그 감각이 새삼 돋보인다. 기본적으로 회생제동도 강하게 걸리게 설정했다. 빠르게 달려 나가고 빠르게 속도를 줄인다. 보통 이러면 피곤하다. 하지만 미니 일렉트릭은 이런 주행을 즐기게 한다. 작은 차체와 아기자기한 안팎 모두에 어울리는 경쾌함이니까.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km까지 3.9초 만에 도달하는 순발력을 최대한 즐기라고. 마치 어릴 적 범퍼카를 타며 깔깔거리던 때가 떠오른다. 미니의 본성을 일깨우는 경쾌함이다. ★★★★

3 오직 세컨드카로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59km다. 다들 주행거리에서 할 말을 잃는다. 한계가 명확한 만큼 정체성도 명확하다. 오직 세컨드카로서 활약해야 한다.아무리 소형차라도 도심에서, 세컨드카로만 쓰라고 하면 주저하게 마련이다. 미니 일렉트릭은 주저함을 걷어낼 무기가 있다. 그동안 쌓아온 개성 강한 소형차라는 정체성. 한 번쯤 미니를 경험하고픈 소유욕을 전기차라는 새로운 형태로 건드린다. 새로운 주행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가격도 이점이다. 미니 쿠퍼S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 받으면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물론 대다수에겐 공허한 말이다. 맞다. 하지만 애초 대다수를 바라보며 출시한 자동차가 아니다.
언제나 미니는 필요보다 소유욕을 자극했다. 미니 일렉트릭은 더 좁은 틈 사이에서 소유욕과 맞닿는다. 어떤 자동차든 모든 사람에게 팔 순 없다. 미니 일렉트릭은 그 대상이 지극히 한정적인 것뿐이다. 반면 그만큼 희소성은 더 커진다. 이건 다 미니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긴 세월 고유한 영역에서 개성을 담금질한 브랜드만의 특권이다. 이럴 수 있는 브랜드, 몇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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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2022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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