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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청년 사업가-김광수

좋아서 시작했고, 재밌어서 열정을 쏟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만난 사업가들은 물성을 다룬다. 공간과 가구, 음식, 식물, 책을 만드는 남자들이다. 20대는 아닐지언정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개척하기에 그들은 젊다. 마음만큼 생각도 청춘이라 청년 사업가라 부른다.

UpdatedOn February 06, 2022

 

MACHO’S SACHU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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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의 사춘기
김광수

김광수 대표는 ‘반려식물’이 인간의 삶에 끼치는 영향과 가치를 일깨우고자 한다. 그의 친환경적인 관점은 폐기물을 줄이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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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생명인데 폐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큰 아쉬움을 느꼈죠. 그래서 식물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식물 가게는 많다. 심지어 꽃과 식물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식물 산업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포화 상태인 화훼 시장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내세워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마초의 사춘기’를 운영하는 김광수 대표의 식물 철학은 남다르다. 그는 식물을 관상용으로만 취급하는 편견을 바꾸자는 취지로 ‘마초의 사춘기’를 시작했다. 마초의 사춘기는 플랜테리어 회사지만 기조는 폐기물 줄이기다. 식물로 실내를 장식하는 플랜테리어를 하다 보면 많은 식물이 버려진다. 버려지는 식물은 폐기물로 처리된다. 하지만 버려지는 식물도 살아 있고, 쓸모가 있다. 필요로 하는 곳이 없을 뿐이다. 그렇다면 식물을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만들면 어떨까.

그렇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가든어스’다. “식물이 좋아서 식물로 공간을 연출하는 일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공간을 꾸미는 과정에서 많은 식물이 버려지는 게 안타까웠어요. 아직 살아 있는 생명인데 폐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큰 아쉬움을 느꼈죠. 그래서 식물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김광수 대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순환’ 과 ‘친환경’ 키워드를 강조하는 ‘가든어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분당 AK플라자에 입점한 가든어스는 신개념 식물 편집숍이다. 집에서 죽어가는 식물을 가든어스에 가져가면 되살아난다. 정확히는 살아나도록 해주고 정성스레 관리해주는 것이다. 되살아난 식물은 새로운 주인에게 전해진다. 가든어스는 식물 입양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바쁜 현대인을 위해 물갈이와 분갈이도 대신한다. 집에 방치된 식물을 함께 살아가는 생명으로 보는 것이다. “고객이 가져온 식물에 값을 정하고 매장에 전시해요. 고객과 함께요. 매장 공간 연출 작업에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어요. 식물과 더 친해지도록요. 가든어스는 반려식물 문화를 알리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가든어스 송고은 팀장이 말했다.

그린테라피가 유행한다. 이름 그대로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며 위안을 얻는 활동이다. 유행하게 된 연유는 팬데믹 때문이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침체된 일상에 활력을 줄 수 있는 활동으로 식물 키우기가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온습도에 민감한 식물은 선뜻 키우기 어렵다. 더군다나 입문자라면 당혹스러울 것이다. 꽃에 물만 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물만 줘서는 죽는 경우도 흔하다. 반려식물 키우기가 어렵거나, 내가 키우는 식물의 특성을 알고자 한다면 도서관으로 가야 할 것이다. 김광수 대표는 ‘플랜트 라이브러리’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식물과 관련된 도서 1백20여 권과 반려식물에 대한 정보를 무료로 공유하는 곳이다. 또한 가드닝에 필요한 재료나 도구도 직접 고를 수 있다. 내 성격에 맞는 식물이 무엇인지 배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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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AK플라자에 입점한 ‘가든어스’ 매장.

분당 AK플라자에 입점한 ‘가든어스’ 매장.

  • 분당 AK플라자에 입점한 ‘가든어스’ 매장.분당 AK플라자에 입점한 ‘가든어스’ 매장.
  • 가든어스에서 제공하는 ‘분갈이’ 서비스.가든어스에서 제공하는 ‘분갈이’ 서비스.
  • 반려식물을 가꾸기 위한 도구.반려식물을 가꾸기 위한 도구.

마초의 사춘기는 식물만 파는 곳이 아니다.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제안한다. 숲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식물을 키우며 삶의 의지를 얻으라는 것이다. 마초의 사춘기와 가든어스가 제시하는 방법은 믿고 참여해볼 만하다. 식물에게선 언제나 얻는 것이 있다. 식물은 관심을 쏟은 만큼 자란다. 김광수 대표는 반려식물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본다.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식물을 버리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길 권한다. 식물을 대하는 태도에선 사람의 성정이 드러난다. 반려식물을 아끼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관용과 포용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그런 기대를 품어본다.

가든어스는 그 시작일 뿐이다. 김광수 대표는 다양한 식물 산업을 꿈꾼다. “최종 목표는 우리 삶에 더욱 밀접한 영향을 주는 식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식물은 여전히 사치품으로 여겨져요. 가격도 비싸지만 생명이라 정성 들여 가꾸지 않으면 쉽게 죽거든요.” 그는 식물의 삶을 방관하지 않기를, 성장하도록 힘이 되어주기를 기대했다.

식물은 말이 없지만 같은 자리에서 우리 곁을 지키고 우리는 그로 인해 치유와 안정을 느낀다. 이처럼 우리는 식물과 가깝다. 다만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오늘 당장 집에 있는 식물에 이름을 붙여보자. ‘반려’ 관계에 한 발짝 다가간 느낌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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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EDITOR 김나현
PHOTOGRAPHY 이수환

2022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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