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시간의 가치를 음미하다

우리는 진지한 고민을 할 때 술을 마시곤 한다. 발렌타인 위스키를 마시며 시간의 가치에 대해 고민했던 그날 밤 이야기.

UpdatedOn December 12,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12/thumb/49739-474313-sample.jpg

 

19세 이상의 법적 음주허용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입니다. Drink Responsibly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제품명 : 발렌타인 제조국 : 스코틀랜드 수입업소 : (주) 페르노리카 코리아

발렌타인은 나빴다. 늘 잡지 마감 기간에 행사를 연다.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다. 발렌타인의 행사가 얼마나 특별한지 아주 잘 알고 있어서다. 에디터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발렌타인의 행사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약 2천5백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단 3일 만에 사전 예약이 모두 조기 마감됐다. 물론 사전 예약자 중 한 사람은 바로 나, 에디터였다.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 강남역 모나코 스페이스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브랜드 체험 행사였다. ‘시간의 느림 속으로 들어가다(Time Slowing Experience)’라는 주제로 모나코 스페이스를 브랜드 체험 스페이스로 탈바꿈했다.

브랜드 체험 스페이스에 다녀온 소감을 전하자면, 한마디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입장부터 신비로웠다. 마치 우주여행을 떠나는 듯한 미래적인 원형의 문들을 지나자 어두운 방 안에 유성우와 오로라가 펼쳐졌다. 우주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지나자 이윽고 붉은색 깃털로 뒤덮인 통로가 나타났다. 발렌타인 체험 스페이스는 이렇듯 총 7개의 존(Zone)으로 구성됐는데, 공간들을 넘어갈 때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새로운 곳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발렌타인에 따르면 각각의 존은 시각과 청각, 후각과 미각, 촉각 등 오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각기 다른 감각의 자극을 통해 시간의 개념이 달라지는 신비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더욱 좋았던 건 7개의 존 안에 시음 공간도 있었는데, 발렌타인 21년과 30년 등 특별한 날에만 마실 수 있는 고연산 위스키도 맛볼 수 있었다. 시음 과정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특히 발렌타인 30년의 시음은 거울로 둘러싸인 방에서 이뤄졌는데,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유리공예가 시모네 크레스타니(Simone Crestani)가 만든 ‘발렌타인 30년 리추얼 키트’에서 여과시킨 위스키가 제공되어 특별함을 더했다. 참고로 리추얼 키트는 전 세계 25개만 제작되었으며, 국내에는 딱 7개만 선보인 제품이다.

7개 존의 투어를 마친 후에는 발렌타인 위스키의 전체 라인업이 진열된 바(Bar)와 마주했다. 이곳에서는 발렌타인 17년과 발렌타인 글렌버기 싱글 몰트 12년 중 한 잔을 취향에 따라 니트와 온더록, 하이볼과 칵테일 등으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발렌타인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했던 밤.

브랜드 체험 스페이스를 나오며 생각했다. 발렌타인은 이번 행사의 어디에도 발렌타인 위스키의 우수성을 드러내고자 하지 않았다. ‘최고의 럭셔리 위스키’, ‘대한민국 CEO가 가장 좋아하는 위스키’ 등 자랑거리도 아주 많았을 텐데 말이다. 대신 발렌타인은 ‘시간’을 주제로 행사장 곳곳을 꾸몄다. 참석한 우리는 발렌타인을 마시며 ‘시간의 가치’를 고민했다.

사실 위스키는 시간으로 빚는 술이다. 맥아와 효모로 원액을 만들어 오크통에 담는 것까지는 인간의 몫이지만, 그 이후로는 오롯이 시간에 의해 탄생한다. 오랜 시간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위스키 본연의 맛과 향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십 년 넘게 에디터로 일하며 수백 번 주류 행사에 참석했지만, 위스키를 만드는 이 본질적인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참 발렌타인답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발렌타인은 2017년부터 글로벌 캠페인 ‘깊이를 더하는 시간(Time Well Spent)’을 진행하며 ‘시간’의 특별한 가치를 다양한 방법으로 전하고 있다.
문의 02-3466-5700(페르노리카 코리아)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이승률

2021년 12월호

MOST POPULAR

  • 1
    Intensive Bomb
  • 2
    아름다운 전시는 어디에나 있다
  • 3
    Keep Calm and Carry On
  • 4
    연기 없는 저녁
  • 5
    Under the Moonlight

RELATED STORIES

  • LIFE

    미래를 지은 건축가

    재미 건축가 김태수는 1991년부터 젊은 건축가들에게 여행 장학금을 주는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장학제’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장윤규, 나은중, 이치훈 등 보통 사람에게도 잘 알려진 건축가를 포함해 33명의 건축가가 건축 여행을 다녀왔다. 건축 여행 장학금은 북미나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선진 장학금인데, 그걸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될 때쯤인 1990년대에 만들어 매년 이어왔다. 창작자가 만드는 건 창작물만이 아니다. 미래를 위한 모든 긍정적 시도 역시 한 창작자가 후대에게 보내는 귀한 선물이다. 장학제 30주년 기념집 <포트폴리오와 여행> 발간을 기념해 한국에 온 김태수를 만났다.

  • LIFE

    아빠의 사진첩

    포토그래퍼 아빠들의 사진첩에 가장 많은 사진은? 자식 사진이다. 그렇다면 사진 찍는 게 직업인 아빠들은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카메라에 담을까? 여섯 포토그래퍼와 함께 사진첩을 넘기며 듣고 온 가족 이야기.

  • LIFE

    여행 유튜브 시대의 여행 문학

    100년 전에는 이게 최신형 콘텐츠였고 여전히 힘이 있다.

  • LIFE

    초록 뷰 맛집 카페 5

    한눈에 5월의 녹음을 담을 수 있는 초록 뷰 맛집의 카페를 저장해둘 것.

  • LIFE

    ‘다다익선’을 둘러싼 질문은 다다익선

    2022년 9월 15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다다익선’이 복원 작업을 끝내고 재가동되었다. 1년 조금 넘은 2023년 12월 말 ‘다다익선’의 보존 복원 백서가 나왔다. ‘다다익선’의 복원에 대한 각계의 정의부터 세세한 복원 과정까지 망라한 두꺼운 책이었다. 이 책은 그 자체로 인류가 처음 접한 새로운 문제에 대한 고민의 기록이다. 그 문제의 이름은 ‘전자기기 기반 뉴미디어 예술 작품의 복원’. CRT 기반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진 뉴미디어는 어떻게 복원되어야 할까? 이런 복원의 정의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 치열한 고민과 시도의 결과물이다. 복원만큼 책도 의미 있겠다 싶은 마음에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학예사를 만났다.

MORE FROM ARENA

  • FILM

    진영은 어떤 소모임 세포를 가지고 있을까?

  • LIFE

    키워드로 본 K-서사 #불평등 #계급 #자본주의

    드라마는 시대를 담는다. 지금 K-드라마는 우리 시대의 갈등, 사랑, 고민을 인간 군상에 담아 독특한 서사로 풀어내고 있다. 형식과 소재도 다채롭다. 좀비와 괴물, 우주와 놀이터 등 상상은 무한하다. K-드라마가 가진 서사의 힘은 한국을 넘어선 지 오래다. 전 세계에서 K-드라마의 예고편에 호응하고, 오픈을 기다린다. K-드라마는 지금이 전성기다. 기사에서는 K-드라마와 영화에서 발견된 한국형 서사의 힘이 무엇인지 밝히고, 한국형 서사의 기원을 탐색한다.

  • INTERVIEW

    싱어송라이터 지셀에 대하여

    싱어송 라이터 지셀은 곧잘 했던 공부를 중단하고 뮤지션이 되었다. 모두 말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 활동이라는 목표를 향해 굳세게 노력한다. 나비처럼 훨훨 날기 위하여.

  • FASHION

    Kolor / Junichi

  • CAR

    거거익선

    자동차 디스플레이는 크면 클수록 좋다. 형태도 다양하면 좋겠다. 급속히 성장하는 차량 디스플레이의 종류와 트렌드를 짚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