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HELLO TIKTOK

너만 인싸야?

나도 인싸다. 왜 틱톡에 열광하는 것일까.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틱톡 세계에 잠입했다.

UpdatedOn November 27, 2020

/upload/arena/article/202011/thumb/46645-435122-sample.jpg

지금껏 내가 접한 틱톡 영상 속에선 명랑한 10대들의 현란한 댄스 현장이 펼쳐졌다. 온갖 칼군무를 선보이는 요즘 10대에 입을 못 다물던 찰나, 내 SNS 추천 콘텐츠에 또 다른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다. 70대 노부부가 노래에 맞춰 앙증맞은 안무를 뽐내고 있었다. 세대를 넘나드는 두 틱톡 크리에이터는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곧바로 앱을 설치했고 나도 한 명의 틱톡 크리에이터로서 열심히 헤엄쳐봤다.

틱톡 창을 띄우자 유저들의 영상이 꽉 찬 화면이 펼쳐졌다. 영상에 대한 부가 정보는(댓글, 좋아요, 배경음악, 유저 계정) 핵심만 간략하게 보인다. 위아래로 넘기자 랜덤으로 다른 유저들의 영상이 무한으로 재생됐다. 유저들의 콘텐츠 배경은 집 거실, 공원, 학교 등 특별한 무대가 아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곳들이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다른 콘텐츠를 활용 중이었다. 회사원이 BTS의 ‘Dynamite’에 맞춰 아이돌 수준의 고운 춤 선을 자랑했고, 미용사는 탕비실에서 가사를 립싱크했으며, 공예가는 도자기 빚는 법을 알려줬고, 모델은 수십 가지 스타일링을 추천해주었다.

TV에서만 보던 유명인도 여럿 있었다. 드라마에서 무거운 연기를 선보이던 배우들도 틱톡에서는 옆집 형님 같은 친근한 모습이었다. 바다 건너 먼 나라 이웃이든, 옆 동네 주민이든, 평소 뭐 하고 사는지 궁금했던 셀럽들까지 우리 집 방구석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과 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영상이 평이하고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 단순히 무언가를 보여준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채로운 필터 효과를 적용해 지루함을 덜었다. 그 필터 효과, 나도 한 번 써보겠다며 재생 버튼을 과감하게 눌렀다. 처음 써본 필터는 ‘페페 더 프로그’로, 온갖 짤을 생성시켰던 유명 개구리 캐릭터다. 입술에 페페 더 프로그가 그려지고, 웃으면 입술 쪽으로 카메라가 확대되는 방식이다. 황당하게 웃긴 게 포인트다. 하나 찍어보니 수만 가지의 필터들이 궁금해졌다. 이렇게 중독되는 것인가 하며 또 한 번 재생 버튼을 눌렀다. 다음으로 체험한 필터는 이모지다. 여러 가지 이모지들이 내 얼굴 주변을 맴돌다 걸려든 이모지 표정에 맞게 나도 따라 표정을 지어 보이는 콘텐츠다. 우는 이모지에는 우는 표정을, 웃는 이모지에는 웃는 표정을 지으면 된다. 어느새 틱톡 필터 효과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내 표정을 발견했다. 그 외에도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내 얼굴을 순정만화 그림체로 바꿔주거나, 얼굴을 괴상하게 변형시키는 등 다양한 효과들이 존재했다. 원하는 콘텐츠를 찾고 싶다면 제목이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와 함께 수많은 영상들이 떴다. 이를테면 음식 먹는 영상인 ‘#음식로그’, 잡지 커버 모델이 되어보는 ‘#스치듯화보’, 요리법을 알려주는 ‘#핵인싸레시피’ 등이 있었다. 15초짜리 참신한 광고를 선정해 상금을 부여하는 ‘틱톡 세로 광고제’, 환경을 생각한 ‘지구를 아끼는 챌린지’ 등의 공모전이나 챌린지도 진행했다.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임했고 발맞춰 틱톡도 콘텐츠 제공에 아낌이 없었다.

앞서 말한 (내게 충격을 줬던) 두 틱톡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접하기 전 틱톡은 내게 머나먼 행성 같은 것이었다. 틱톡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선 지구에 사는 모든 인간이 내 영상을 봐도, 마치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 된 듯해도 뻔뻔하게 업로드할 수 있을 정도의 인싸력을 장착해야 하니까.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필수적일 것 같은 이 조건은 부담으로 다가왔고 선뜻 도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들여다본 틱톡 세상은 예상 밖이었다. 거대하고 다양했으며 인싸력 장착의 문제는 별개였다. 그곳에서는 전 지구인을 모두 만날 수 있었으며 세 살부터 여든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인종, 국가, 일반인과 연예인 구분 없이 한데 모여 서로의 안부를 공유하고 있었다. 크고 화려한 무대와 조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반짝이는 메이크업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하나의 소통 창구일 뿐이었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이예지
GUEST EDITOR 정소진
ILLUSTRATION 127

2020년 12월호

MOST POPULAR

  • 1
    NEXT GENERATION, NEW GORPCORE DESIGNER 4
  • 2
    Summer Essential
  • 3
    브라보 토니 베넷
  • 4
    SUN SAILING
  • 5
    책으로 즐기는 시계

RELATED STORIES

  • LIFE

    셀럽이 자주 출몰하는 유러피안 레스토랑 4

    세븐틴 민규의 흔적이 있는 파스타 맛집부터 고현정의 단골 레스토랑까지 모두 모아봤다.

  • LIFE

    Summer Fruity WHISKY

    여름이라 하여 위스키와 거리를 둘 필요는 없다. 여기 청량한 과일 향이 감도는 싱글 몰트위스키가 준비되어 있으니까.

  • LIFE

    흙, 불, 시간을 빚는 남자

    세라미스트 하정호는 흙과 불과 시간으로 도자기를 굽는다. 그가 세라믹 브랜드 ‘델라온’을 통해 하정호는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흙을 만질 때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하정호 대표와 나눈 이야기.

  • LIFE

    혼자라도 괜찮아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 작업에 몰두해야 할 때, 혼자 오롯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인 숙소 5곳.

  • LIFE

    브라보 토니 베넷

    뉴욕의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 가정 소년에서 그래미 어워드 20회 수상의 뮤지션이 되기까지. 재즈 가수 토니 베넷은 어떤 일생을 살았을까? 토니 베넷의 어떤 점이 그를 8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슈퍼스타로 남게 했을까? 7월 21일 토니 베넷의 별세 1주기를 앞두고 세 명의 재즈인에게 들어본 토니 베넷의 음악 인생.

MORE FROM ARENA

  • CAR

    시승 논객

    제네시스 GV60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 INTERVIEW

    라인 앞으로

    다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라인 앞으로 돌아왔다. 휴가를 마치고 팀에 복귀하는 SK T1의 칸나, 커즈, 테디를 만났다. 그들이 말하는 프로 선수의 고뇌와 즐거움이다.

  • DESIGN

    Summer Time

    이 계절을 즐기기에 딱 좋은, 가볍고 합리적인 시계들만 모았다.

  • INTERVIEW

    한국의 맛

    남다른 뜻을 품고 양조를 시작해 마스터의 위치에 오른 양조사 네 명과 대담을 나눴다. 그들이 지향하는 바는 오직 하나였다. 한국적인 맛을 만드는 것.

  • LIFE

    반려자가 없어도 되는 2030

    최근 주변에서 모태솔로가 자주 목격됐다. 왜 연애를 안 하냐 물으니 돌아온 답은 하나같이 동일했다. “굳이?” 그들은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다. 모태솔로만 연애에 인색한 건 아니었다. 성별 여부를 떠나 지금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딱 결혼 적령기인 사람들 중 대부분이 연애에 관심이 적었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5년만 지나도 결혼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치부되는 건 아닐까?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