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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Week in Pandemic

팬데믹 시대의 패션위크: Live Show

2021 S/S 디지털 패션위크는 앞으로 패션 시장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어떻게 변하는지를 점쳐볼 수 있는 초석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 런웨이를 생중계하는 것부터, 영상미가 돋보이는 패션 필름을 보여주거나, 새로운 형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등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창의적인 패션위크를 전개했다.

UpdatedOn September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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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ELINE

10대의 에디가 현재를 살고 있다면, 딱 이런 모습이 아닐까? 에디는 이번 ‘Dancing Kids’ 컬렉션을 2019년 11월부터 준비해왔고, 이미 올 3월 이전에 디자인을 마무리했다고. 라이브 쇼가 시작되고, 틱톡을 통해 유명해진 래퍼이자 프로듀서, 댄서이기도 한 티아즈가 이번 컬렉션을 위해 만든 12분짜리 트랙 ‘The Call Me Tiago’에 맞춰 에디의 댄싱 키즈들은 서킷 트랙을 걸었다. 에디는 이번 시즌을 이보이(Eboy)와 스케이트 컬처를 기록하는 컬렉션이라고 했다. 어찌 보면 그가 셀린느에 온 이후로 가장 ‘에디 슬리먼다웠던’ 컬렉션. 그가 디올 시절부터 자신의 시그너처이기도 했던 찢어진 청바지라거나, 그런지한 카디건, 늘어지는 스웨터, 스포츠웨어 등, 서브컬처를 아우르는 의상들을 분방하게 레이어링한 스타일링은 이전에 비해 제법 단정하고 고급스러워진 느낌. 특히 절정의 순간 LED 빛을 발광하는 테디 재킷은 정말이지 감탄스러웠다. 솔직한 마음으로, 고작 컴퓨터 모니터를 통한 라이브 쇼에 아무런 감흥도 없었는데, 시작부터 날 빨아들인 유일한 컬렉션. 아무튼 에디는 참 반짝이는 걸 좋아해. 라이브 쇼가 아니었으면 LED 쇼를 어떻게 자랑하려고 했을까?
EDITOR 최태경


2 ERMENEGILDO ZEGNA

세계적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제냐는 오히려 침착하게 자신들의 뿌리를 좀 더 명확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이번 라이브 쇼는 제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았다. 그 시작은 이탈리아 북부, 제냐 재단이 20년 동안 재건한 3만 평 규모의 공공 생태 공원인 오야시 제냐. 녹음이 덮인 숲에 길이 생기고, 멀리 언덕 너머에서 모델들이 등장했다. 너른 언덕, 좁은 숲길을 지나는 길은 다시 트리베로(Trivero) 지역의 라니피치오 제냐 울 공장까지 연결된다. 오야시 제냐의 녹음과, 나무, 하늘과 핑크빛 노을까지 그대로 표현한 색감, 자연 그대로의 부드러운 바람에 살랑이는 느슨한 실루엣으로 표현되었다. 먼 길을 걸어온 모델들이 라니피치오 제냐 울 공장의 넓은 옥상에 자로 잰 듯 줄지어 늘어서 피날레를 하는 장면은, 꽤나 감격스럽기까지.
EDITOR 최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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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JACQUEMUS

정말이지 자크뮈스는 이 어려운 위기를 아주 영리하게 지나고 있다. 자크뮈스의 이번 컬렉션은 일종의 해방감을 준다. 각박한 현실의 돌파구 같은 것. 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여전히 느긋하고 느슨하게. 이번 시즌 그가 향한 곳은 파리에서 1시간 거리의 밀밭에서 진행되었다. 금빛으로 물든 대규모 밀밭에 구불구불한 런웨이를 길게 늘어뜨렸다. 관객들은 듬성듬성 거리를 두고 앉았다. 모델들은 밀밭 사잇길을 우아하게 걸었다. 빛 바랜 색감과 넉넉한 실루엣의 수트, 셔츠 그리고 매혹적인 여자들의 드레스는 넘실대는 금빛 물결과 함께 유유자적 흘렀다. 마음이 정화되는 컬렉션.
EDITOR 최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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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최태경, 이상, 김성지

2020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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