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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전 세계 젠지와 밀레니얼에게 케이팝은 어떤 의미일까. 새로움의 대명사일까. 케이팝이라는 글로벌 현상은 어떻게 유지되고,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케이팝 산업을 이끌어가는 엔터테인먼트 대표, 작곡가, 비주얼 디렉터, 안무가, 보컬 트레이너, 홍보팀장을 만났다. 그들에게 케이팝의 현재와 미래, 팬들이 원하는 것을 물었다. 케이팝 산업을 통해 2020년대의 트렌드를 살펴본다.

UpdatedOn February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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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트레이너 김성은은 빠르게 변화하는 케이팝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건강한 발성과 호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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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보컬 트레이너다. BTS 진, 선미, 그리고 현아의 선생님이기도 하다. 그녀를 거쳐 간 아티스트들은 모두 기본기가 탄탄하다. 그래서 케이팝이 요구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소화하기 쉽다. 지금 케이팝은 멜로디보다는 표현력으로 채워진다고 말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다채로운 기교보다는 실력이라고 했다.


2010년대 케이팝의 보컬은 다양했다. 그리고 커다란 변화를 맞이해왔다.

2010년대 들어선 케이팝은 빌보드 차트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빌보드 차트에서 대두된 음악이 한국으로 유입되어 대중에게 알려지는 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 반면 2010년대는 다르다. 한국 음악 시장은 일본 음악 시장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 정도로 매우 작다. 음악이 살아남으려면 시장이 순환되어야 하기에 한국 음악이 눈을 돌린 곳은 해외였다. 일본은 고유의 음악적 스타일을 지키는 데 시간을 쏟았다면 한국의 전략은 글로벌화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보컬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기존의 선율 위주 음악이 리듬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그 흐름에서 보컬에게 필요한 건 표현력이다. 곡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발성과 힘 조절 방법, 테크닉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아티스트로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성실성과 집중력이 가장 중요하다. 집중력 있는 친구들은 한 곡을 끝까지 몰두해서 제대로 표현해낸다. 열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트레이닝할 때도 내가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필요가 없다. 이미 많이 불러본 탓에 자신의 색깔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들은 기대가 크다.

그룹마다 보컬은 반드시 존재하며 보컬이 곡을 이끌어가는 주축이다. 다른 그룹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면 뭐가 있을까?
아티스트의 독특한 특징을 발견해 확대시키려 한다. 예를 들어 음역대가 높은 케이팝 음악에선 가성으로 불러야 할 경우가 있는데 가성에서 보컬의 개성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룹 내에서 그러한 특성이 있는 보컬을 키워놓으려고 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케이팝 음악 신에선 언제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케이팝 팬덤이 보컬 영역에 요구하는 것이 있을까?
보컬 영역에서 팬덤이 차지하는 부분은 그리 크지 않다. 아티스트의 새로운 면을 원한다. 케이팝 스타는 콘서트 무대처럼 팬들을 위한 자리에서는 색다른 공연도 펼쳐야 한다. 이전에는 부르지 않은 스타일의 곡을 부른다든지 혹은 전혀 다른 장르를 도전하기도 한다. 팬들이 원하고 요구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케이팝 연습생을 가르칠 때 고민도 있을 것이다.
학생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게 다를 때 고민이 생긴다. 예를 들어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만 재능이 있는 분야는 춤일 때. 그 둘을 일체화하는 게 매우 어렵다. 그래서 직업적인 고민도 하게 된다. 보컬 트레이너는 다른 인물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평가받는 직업이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이 친구의 재능을 살려 대중을 만족시킬까.

연습생에 대한 고민과 직업적인 고민 모두 해결해줄 만한 전략은 무엇일까?
회사를 만들었다. 연습생이 기초로 다져야 하는 게 발성인데 기획사에서는 빨리 성장하기를 원한다. 그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에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했다. 그래서 주 3회에 걸쳐 호흡, 리듬, 보컬에 필요한 전반적인 영역을 동시에 트레이닝했다. 3개월 차부터는 연습생의 체득 속도가 빨라지는 게 보였고 그럴수록 그들의 실력은 쌓였다.

레퍼런스 삼은 게 있을까?
아티스트마다 성대나 후두 구조가 달라서 완벽한 이론이 성립되기는 힘들다. 연습생이나 아티스트의 목소리, 톤, 굵기, 모든 게 다르다. 그런 그들을 다르지만 가르치기 위해선 목적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보컬 트레이너로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장치. 그래서 의학적으로 많이 접근한다. 의학도가 아니다 보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남도현 교수님이 아주 큰 도움이 되어왔다. 보컬 트레이너로서 회의감이 들 때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음악을 들으며 생기를 되찾곤 한다.

케이팝을 이끄는 보컬을 가르쳐왔다.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어려움. 익히 까다롭고 도전과 다름없는 일들을 해냈을 때 얻는 쾌감 때문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 같다. 아주 큰 무대를 앞두고 정말 다급하게 찾아오는 아티스트도 있다. 그럼 같이 머리를 맞대고 무대를 성공시키기 위해 고민한다. 임무를 완수한 후 “선생님, 진짜 감사해요” 이 말을 들었을 때의 보람과 성취감이 나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경쟁력을 갖추게 지도하는 트레이닝 전략은 무엇인가?
스물여섯에 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성대를 심각하게 다쳤다. 수술이 필요한데 전신마취를 견딜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려 무작정 산으로 들어갔다. 3주 동안 산속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헤아렸다. 매일 목이 더 쉬는 이유, 목이 완화된 자세 등을 상세히 기록하며 보냈다. 3주 차 주말이 되자 목이 돌아오더라. 노래에 감정을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보컬을 객관적으로 볼 줄도 알아야 한다. 발성에서 잘못된 게 무엇인지, 호흡이 건강한지,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서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부르도록 가르치는 것이 트레이닝의 경쟁력이 아닐까.

아이돌 데뷔를 앞둔 친구들은 회사에서 먼저 기획해놓고 보컬 트레이닝 작업에 들어가나?
기획을 먼저 하게 되면 아티스트에게 소녀처럼 불러야 한다, 이 부분에서는 목소리를 꼬아야 한다, 이런 요구 사항이 많아진다. 그러면 오히려 아티스트가 보컬로서 부각되기 힘들어진다. 다행히도 그런 경우는 없었다.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기본에 충실한 거다.”


2020년대 케이팝 시장에서 새로운 보컬 스타일이 자리 잡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BTS가 처음 케이팝 신에 등장했을 때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힘들었다. 대중을 배려하지 않은 듯한 과격한 퍼포먼스와 강력한 멜로디 때문이었다. 하지만 개성 있는 스타일과 실력 하나는 증명해 보였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 유튜브와 트위터에서 BTS는 거대한 화두가 되었다. 탄탄한 실력과 세계적인 관심이 시너지가 되어 순식간에 성장했다. 온라인과 친숙한 젠지와 밀레니얼 세대는 변화무쌍하다. 더욱 새롭고 다채로운 걸 찾는다. BTS가 성장하는 데 온라인의 힘이 컸다.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기본에 충실한 거다. 급작스럽게 발라드를 하든 복고를 하든 다 소화해낼 수 있는 적응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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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GUEST EDITOR 김성지, 정소진
PHOTOGRAPHY 김선익, 이우정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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