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Architect

조병수 건축가의 'ㅁ'자 집

가구 디자이너가 만든 카페의 가구는 특별할까? 건축가가 사는 집은 화려할까? 최근 문을 연디자이너들의 카페와 건축가의 집을 다녀왔다. 조각가 부부는 정과 망치를 내려놓고 커피를 만든다. 젊은 공간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준 어린 시절 본이미지를 공간으로 재현했고, 동네 친구 넷이 의기투합해 커피 마시는 행위로 채워지는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디자이너들의 공간에는 그들의 세계관이 농밀하게 담겨 있었다.

UpdatedOn August 14, 2019

하늘과 땅과 별과 바람을 담은 정사각형 공간.

/upload/arena/article/201908/thumb/42546-380873-sample.jpg

© 김재경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조병수

조병수

건축가 조병수는 몬태나 주립대학에서 건축학 학사를,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도시설계학과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4년에는 미국 아키텍추럴 레코드가 선정하는 세계의 선도적 건축가 11인에 꼽혔고, 이어 미국 북서부 및 태평양권역 미국 건축가 협회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조병수가 손을 더하는 건축은 한국적 감성이 짙게 스며듦과 동시에 세계적 방향과 상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병수 건축가의 ‘ㅁ’자 집은 경기도 양평군 수곡리에 있다. 건축가가 작업을 구상하거나 휴식을 위해 찾는 곳이다. 2004년에 지었으니까 15년이 지난 공간이다. 그만큼 건축가의 시간이 담겨 있는,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특집 ‘건축가의 집’을 취재하며 ‘ㅁ’자 집을 선택한 이유다. 공간에는 사람이 머문다. 사람은 그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네모반듯한 구조물이 하늘과 땅 사이에 정직하게 놓여 있다. 원숙한 건축가는 이곳에 머문다. 조병수 건축가와 ‘ㅁ’자 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ㅁ’자 집이 갖는 조형적인 의미를 물었다.

이름 그대로 ‘ㅁ’자 집이다.
13.4×13.4m의 정사각 공간이다. 3.2m 지하에 박스형 공간을 묻어놓은 형태가 ‘땅 집’이라면, 박스형 공간을 대지 위에 올려놓은 것이 ‘ㅁ’자 집이다.

‘ㅁ’자 집 가운데는 집과 꼭 닮은 연못이 있다.
‘수정원’으로 불리는 5×5m 크기의 연못이다. 하늘로 향한 개구부, 그러니까 땅에 같은 크기의 연못을 만들어 그곳에 하늘과 땅과 별과 바람을 담았다. 수정원의 설계 형태는 지하수를 끌어와 흘려보내고, 다시 그 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돌아오는 식이다. 자연스럽게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안과 밖이 서로 다른 느낌이다.
사각형 박스는 밖에서 보기에는 육중하고 사방이 막혀 있지만,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얘기는 달라진다. 집 안으로 좁혀 들어가기보다는 집 밖의 자연으로 확장하는 쪽에 가깝다. 끝없는 가능성 안에서 즉흥적으로 거닐다 보면, 결국엔 완전해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완전함’을 어떤 형태의 공간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보나 기둥 없이 이어진 하나의 공간 안에 고목재 10개를 세웠다. 오래된 나무 기둥을 적당한 자리에 세움으로써 하나의 텅 빈 공간에 움직임이 생기고,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도할 수있게 되었다.

건축가가 생각하는 ‘자연스러움’이란 뭘까.
자연스럽다는 거. 참 애매모호하다. 적당하다는 말과도 비슷하다. 하다 말고 남은 상태의 ‘여백의 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리하면 ‘절제되어 적당히 모자람’이 아닐까.

‘ㅁ’자 집이 갖는 조형적인 의미가 궁금하다. 건축가는 어떤 의도로 공간을 설계했을까.
나는 작업할 때 직선의 사각 박스 개념을 자주 사용한다. 박스 형태 건축물은 작업자 입장에서볼 때 도면 그리기와 짓기가 쉬울 뿐 아니라, 형태는 단순하지만 내적 경험은 다채로울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ㅁ’자 집은 최소한의 것만을 지닌 담백한 공간이자, 가장 단순한 박스 형태에서 시작하지만, 달빛과 바람과 흙과 비를 품을 수 있는 건축이다. ‘ㅁ’자 집이 건축적으로 특별한 건 아니지만, 그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했다.

‘ㅁ’자 집이 갖는 설계적 특징이라면 어떤 부분일까.
‘ㅁ’자 집이 보여주는 단순하고 담백한, 최소의 요소만 갖추었다는 공간적인 개념도 중요하지만, 설계적 특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를테면 콘크리트를 문질러 방수 효과를 낸 것이 그렇고, 철 프레임 없이 콘크리트에 바로 유리를 넣어 창을 마감한 것이 그렇다. 또 최소한의 콘크리트 타설 등 여러 가지 실험과 새로운 시도가 좋은 성과물이 되기도 했다. 종합해보면 친환경적이면서 간결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된 내용들이다.

‘ㅁ’자 집을 어떻게 함축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경사면에 박히며 하늘과 땅을 향해 뚫려 있는 집.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 김종오 작가

시리즈 기사

크리에이터의 공간 시리즈 기사

 

빌라레코드

33아파트먼트

다츠

문봉 조각실

하태석 건축가의 아임하우스

박진택 건축가의 피, 땀, 눈물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신기호
PHOTOGRAPHY 김재경, 김종오(조병수 건축사무소 제공)

2019년 08월호

MOST POPULAR

  • 1
    OVER THINKING
  • 2
    나트랑에 가면
  • 3
    미국의 혼
  • 4
    슬기로운 아트토이 생활
  • 5
    SWEET BOX

RELATED STORIES

  • LIFE

    낭만 여행지의 작은 바 4

    1인 사장님이 운영하여 술맛까지 친근하다.

  • LIFE

    출장에서 살아남는 법

    직업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은 이들에게 출장에서 살아남는 노하우를 물었다.

  • LIFE

    도쿄 브이로그를 따라서

    짧은 자유 시간 속 아이돌들이 브이로그에 기록한 도쿄 스팟 5

  • LIFE

    나트랑에 가면

    올해의 첫 여행지로 나트랑을 택했다. 여행의 취향이 분명해지는 경험을 했다.

  • LIFE

    서울 근교 불한증막 4

    설 연휴 묵혀두었던 피로 화끈하게 풀고 가야죠.

MORE FROM ARENA

  • REPORTS

    Innovation That Excites!

    한국에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점유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대중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혁신이 대중의 삶에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 중심에 한국닛산을 이끄는 젊은 대표이사 허성중이 있다. 그는 2005년 한국닛산, 인피니티 영업교육 담당으로 입사한 이래 꾸준히 닛산에 몸을 담고 있다. 그리고 12년 만인 2017년 한국닛산의 수장이 되었다. 그를 통해 한국닛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었다.

  • FASHION

    새 시즌 세 가지 아이템

    새 시즌 가장 마음이 혹하는 세 가지 아이템을 입고, 들고, 신어봤다.

  • FASHION

    Isolation Look

    힘든 시기를 보내는 와중에도, 재기 발랄한 브랜드들은 이렇게 귀엽고 천진한 방법으로 새 시즌을 소개한다.

  • INTERVIEW

    그때와 다른 박세영

    배우 박세영은 끊임없이 달려오기만 했던 시간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바라봤다. 지난 1년의 시간을 보내며 그녀는 자유로워지는 방식을 터득했다.

  • INTERVIEW

    <환혼>의 황민현

    황민현은 자신을 믿는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고 지지해준 사람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의 지난 10년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뉴이스트와 워너원을 지나 이제는 홀로 섰다. 배우 황민현의 도전은 계속된다. 믿음은 그를 어디로 이끌까.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