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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를 만나다.

`마카오 신사`의 향기가 느껴져 왠지 웃음이 나온다. 내가 마지막 주인이 될 만큼 오래 써볼 생각이다. <br><br>[2007년 4월호]

UpdatedOn April 04, 2007

난 빈티지 소품을 좋아한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날 동대문 풍물시장을 돌아다니다 문득 화려한 모양의 브리프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악어가죽 패턴(소가죽인 듯하다)에 금장 버클이 달린, 왕년에 어느 멋쟁이 신사 손에 들려 있었을 법한 모양새의 가방. 개시를 핑계삼은 에누리로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 며칠 뒤. 남대문에 들릴 일이 있어 지하도를 건너던 도중 가방과 꼭 어울릴만한 안경을 발견했다. 이 녀석도 먼지가 잔뜩 낀 채로 몇 년째, 아니면 몇 십 년째인지 모르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궁합이 잘 맞는 두 놈의 보필을 받으며 길을 거닐때면 `마카오 신사`의 향기가 느껴져 왠지 웃음이 나온다. 내가 마지막 주인이 될 만큼 오래 써볼 생각이다.

Guest Editor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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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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