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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ear Wish

갖고 싶은 차, 되고 싶은 사람. 새해 소망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구겨진 종이 뭉치 속에서 꺼낸 2018년의 드림카와 바람들이다.

UpdatedOn January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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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AUDI R8 V10 Plus Coupe

올해는 달리고 싶다. 심장이 터질 만큼 빠르게 달리고 싶다. 앞만 보고 달리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그러고 나면 세상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 새로운 세상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달리면 근심 걱정이 바람에 쓸려 사라지나? 털어낼 수 있을까? 터무니없는 소망으로 2018년을 시작해본다. 첫 차는 R8 V10 플러스 쿠페다. 아우디의 전 차량 중 가장 강하고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고성능 스포츠카다. 새로운 5.2리터 V10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탑재했다. 쉼표 없는 매끄러운 변속을 제공한다.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으로 전작보다 60마력 강한 최대 61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57.1kg·m,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3.2초에 달한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에서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체는 바닥에 낮게 깔리며 속도를 낸다. 계기반을 보면 순식간에 100km/h를 돌파하고 200km/h에 근접한다. 그럼에도 차량은 노면과 하나 된 듯 안정적이다. 차체의 떨림이나 스티어링 휠의 가벼움 따위는 느낄 수 없다. 고속에서 더 묵직하다. 새로운 R8에 오르면 서킷이 생각난다. 아니 차라리 도로가 하늘 끝까지 이어져 서킷으로 변했으면 한다. 구름을 피하며 굽이진 서킷을 달리는 상상을 한다. R8의 속도감을 즐기다 보면 롤러코스터가 별것인가 싶다. 엔진이 굉음을 내며 내 말에 동조한다. 가격 2억4천9백만원.



THE NEW MERCEDES-AMG GLA 45 4MATIC 50th AMG Edition

핫해치가 아니다. GLA를 베이스로 한 크로스오버다. 빨간 브레이크 캘리퍼와 낮은 범퍼, 사이드 스커트, 돌출된 스포일러, 외곽에 그은 노란 선으로 스포츠카임을 당당히 표현한다. 50주년 에디션이라 특별히 더 화려하다. 성능은 역시 AMG다.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381마력을 출력하고, 최대 48.4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로켓이 된다. 최고속도가 320km/h에 달한다. 이 정도면 도로 위의 로켓 아닌가.

AMG의 스피드시프트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변속 시점은 반 박자 빠르다. 이때다 싶으면 벌써 변속되어 있다. 핫해치처럼 보이지만 그보다 크고, 4매틱으로 세단보다 코너에서 민첩한 데다 색상은 검정이다. 노란색과 검은색의 조합은 1980년대 레트로 배트맨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말인데, 2018년에는 이 차와 함께 도시를 수호하는 고독하고 정의로운 배트맨이 되고 싶다. 한스 짐머의 음악과 함께 강변북로를 달리겠다는 뜻이다. 가격 7천8백만원.



INFINITI Q50S Hybrid

지구 오염에 마음 아파하고, 기름 값을 아껴 알뜰한 소비생활을 하는 남자. 또 시끄러운 차보다는 안락하고 조용한 차를 타며 나긋나긋하게 대화하는 남자가 되고 싶다. 2018년에 되고 싶은 남자의 표상은 대충 그렇다. 하지만 타고난 성격 때문에 가능할지 모르겠다. 연비 아끼는 것은 좋은데 느릿느릿 운전하는 것은 못 참는다. 교통 상황에 맞춰 때로는 시원하게 달려줘야 직성이 풀린다. 낮에는 느긋한, 밤에는 날렵한 남자가 되고 싶다. 인피니티의 Q50S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자동차이면서 퍼포먼스가 뛰어난 차량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차라고나 할까.

시동을 걸면 하이브리드 특유의 적막이 감돈다. 시동이 켜졌는지 모를 상황.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그제야 스르륵 움직이며 정상 주행임을 알게 된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으면 터프한 본색이 드러난다. Q50S는 전기모터와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모터와 엔진을 더하면 최고출력이 364마력에 이른다. 저속에서는 젠틀하고, 고속에서는 야성적이다. 물론 스포츠 모드도 제공한다. 가격 4천6백90만원.



LINCOLN MKZ Hybrid

‘성숙한 어른이라면 책임을 위해 자신의 즐거움을 희생해야 할 때가 있다’라고 형들에게 들었다. 결혼한 형들이 말하는 좋은 차의 기준은 아이가 빨리 잠드는 차, 장인 장모님이 별말 안 하시는 차, 트렁크가 넉넉해 마트에서 짐 싣기 좋은 차, 평소 출퇴근 시 아늑한 차라고 했다. 그 말에 동의한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링컨 MKZ 하이브리드는 연비까지 훌륭하다. 전기모터와 2.0리터 직렬 4기통 앳킨스 사이클 가솔린 엔진을 조합한 세단으로 공인 연비가 15.8km/L다. 최고출력은 141마력, 최대토크 17.8kg·m이며, 전기 모드로만 주행할 경우 최고속도가 137km/h에 달한다.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전기모터의 성능이 뛰어나다. 비결은 에너지 회수 능력이다. 첨단 제동에너지 재생 시스템을 탑재했다. 손실될 수 있는 제동에너지의 94%까지 회수해 재사용한다. 에너지 활용 상황은 스마트게이지 계기반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부드러운 주행과 안정적 조향감을 보장하는 링컨 드라이빙 컨트롤도 제공한다. 노면 상태에 따라 충격을 분산 흡수하는 연속 댐핑 제어 서스펜션을 비롯해 편안한 주행 기능을 갖췄다. 가격 5천9백만원. 



MINI Cooper S Convertible

올해의 목표는 제주다. 제주도에 터를 잡는다, 반드시. 애월읍 어느 풍광 좋은 해안가의 작은 땅을 사서 현무암으로 담장을 두르고, 대문 옆에는 근엄한 돌하르방을 세워서 아무나 못 들어오게 만들 테다. 집은 작을수록 좋다. 게임하며 잠잘 수 있는 방 하나 있고, 마당에는 미니 한 대 세울 수 있는 공간이면 된다. 미니는 그냥 쿠퍼 말고, S가 좋겠다. 그것도 맑은 제주 하늘과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컨버터블 모델이 목표다. 아니 꿈이다.

작은 차체로 좁은 제주도 골목을 요리조리 다니고, 해안가에서는 쾌적하게 달리기 좋다. 그렇다고 마냥 느긋한 차는 아니다.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승차감 대신 정확한 핸들링에 초점을 맞췄다. 엔진 소리도 우렁차다. 2.0리터 트윈 파워 터보 엔진과 6단 스포츠 변속기가 조합되어 있다. 최고출력 192마력과 최대토크 28.6kg·m를 발휘한다. 몸은 작지만 힘이 아주 세다. 달리는 맛도 경쾌하다. 가격 4천7백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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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기성율
ILLUSTRATION 이우식

2018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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