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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다, 그러나 가깝다

가까이에 있었던, 그러나 우리가 지나쳐온 대상들.

UpdatedOn November 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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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 2017, 캔버스에 유채, 19×27cm

‘밖’ 2017, 캔버스에 유채, 19×27cm

‘건축학 학습’ 2017, 캔버스에 유채, 70×70cm

‘건축학 학습’ 2017, 캔버스에 유채, 70×70cm

‘건축학 학습’ 2017, 캔버스에 유채, 70×70cm

‘난간’ 2017, 캔버스에 유채, 185×240cm

‘난간’ 2017, 캔버스에 유채, 185×240cm

‘난간’ 2017, 캔버스에 유채, 185×240cm

 

  • 팀 아이텔 〈멀다, 그러나 가깝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0 학고재 갤러리

 

‘왕관(왕)’ 2017, 캔버스에 유채, 22×22cm

‘왕관(왕)’ 2017, 캔버스에 유채, 22×22cm

‘왕관(왕)’ 2017, 캔버스에 유채, 22×22cm

팀 아이텔의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대상을 응시하거나,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그 모습은 왠지 쓸쓸하고 고독해 보인다. 무리 지어 있는 모습은 좀체 볼 수 없고, 대체로 혼자 비스듬한 뒷모습을 유지한다. 얼굴의 이목구비는 뚜렷하지 않다. 회화 속 흐릿한 얼굴의 인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인물이 내가 되기도 한다. 팀 아이텔은 평소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자주 사진을 찍는다. 이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쳐온 거리, 건물, 사람을 주로 그리는데, 사진으로 찍은 장면이 회화로 넘어오면서 어떤 것은 생략되고 어떤 것은 조금 달라진다. 편집된 이미지가 되는 것이다. 팀 아이텔의 작품이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주는 이유다. 보편적으로 재해석된 대상을 통해 관객은 색다른 감정과 생각을 경험한다. 화가의 작품은 관객이 각자 어떤 감정을 투영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팀 아이텔은 지극히 일상적인 곳에서 우리의 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늘 가까이 존재했지만 우리 모두가 유심히 살피지 못하고 지나쳐온 것들에 대한 연민을 담는다. 그 묵묵하고 고요한 시선에 관객은 위로받는다. 팀 아이텔의 그림은 전혀 직선적이지 않다. 차분한 색채와 기법으로 관객에게 잔잔히 스며드는데, 동시에 밝음은 아주 밝게, 어둠은 더욱 깊은 어두움으로 표현해 명암의 대비를 극적으로 높여 시선을 붙든다. 정돈된 붓질로 겹겹이 색채를 쌓아 올린 화폭에서는 작가의 고민이 느껴진다. 팀 아이텔은 이번 전시 <멀다, 그러나 가깝다>에서 신작 11점을 선보인다. 가까운 거리에 존재하지만 유심히 살피지 못하고 지나쳐온 대상들을 회화로 옮겨 의미를 부여한 작품들을 모았다. 인물이 어딘가에 반사된 모습을 포착하거나 화면을 과감하게 가르고, 더욱 극적인 명암의 대비를 표현하는 등 화면 구성 방식이 다양해졌다.

이 전시는 학고재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WATCH & SEE 이달, 우리가 보고 감상해야 할 멋진 것들.

  • 〈공동의 리듬, 공동의 몸〉 일민미술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변화해온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에 관한 아카이브 전시다. 소리와 춤, 리듬과 같은 무의식 차원에서 작동하는 음악적 기호와 화음의 요소를 중심으로 기록되지 않은 민중 역사에 주목한다. 전시에는 총 30개 팀이 참여했으며 사회학적, 역사적, 철학적 아카이브 등의 자료들과 회화, 영상, 디자인 전시, 안무 퍼포먼스, 워크숍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12월 3일까지.

  • 〈발생하는 풍경〉 갤러리 조선

    정정주는 건축물 모형과 카메라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건축물에 비유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의 주거 공간을 모형으로 제작해 그 속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관람객은 작품을 관람하는 동시에 주거 공간 모형 내부의 카메라로 관찰당하는 위치에 놓인다. 기묘한 시선의 교환을 통해 일상의 풍경과 공간 풍경을 재해석할 수 있게 한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종교화 속 건축 공간 등을 풍경으로 삼은 3D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11월 23일까지.

〈루프(Loop)〉 가나아트센터

패션 브랜드 코스가 가나아트센터에서 뉴욕의 디자인 스튜디오 스나키텍처의 작품 ‘루프’를 선보인다. ‘루프’는 스나키텍처가 코스의 위트 있고 모던한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으로 구슬놀이에서 영감을 받았다. 4개의 각기 다른 트랙이 서로 교차하며 갤러리 공간을 가로지르는데, 약 10만 개의 흰색 유리구슬이 굴러 떨어지며 내는 리드미컬한 소리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1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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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GUEST EDITOR 김윤희

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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