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샤맛의 맛

분더샵의 수미주라 이벤트로 서울을 첫 방문한 샤맛의 두 형제를 만났다. 그들은 봉긋 솟은 어깨가 샤맛의 전부는 아니라고 했다.

UpdatedOn July 28, 2014

샤맛은 두 형제가 만드는 브랜드다. 진중함과 분방함이 뒤섞인 이탈리아 사르토 브랜드 중에서도 유독 튀는 맛이 있다. 하지만 난데없어서 실소가 나오는 당혹이 아니라 아주 능청스럽게, 긴밀하고도 계산적으로 들어맞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내 설득당할 수밖에 없다. 옷을 만드는 데 있어 타당성을 갖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샤맛의 옷은 눈에 낯설 수도 있지만 동감하기에 전혀 어렵지 않은 노련함이 도처에 있다. 예민한 가치들이 널을 뛰듯 균형을 이루는 건 아마 두 형제 모두 완벽한 스타일리스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 더 단정한 차림을 좋아하는 형인 발렌티노 리치에게 이날 입고 나온 옷에 대해 물었다.

“제가 입은 수트는 1960~1970년대의 복고적인 테일러링에 샤맛의 맛을 첨가한 것입니다. 클래식하지만 뻔하지 않죠. 여름에 입는 수트라고 초점이 틀어지면 안 됩니다. 장식적이지 않고 몸에 잘 맞는 수트 한 벌의 중요성은 여름에도 당연하죠.”

그는 어깨가 봉긋 솟은 샤맛 특유의 재킷과 턱이 여러 개 잡힌 팬츠, 흰색 셔츠, 검은색 실크 타이로 샤맛식 노련한 우아함을 얘기했다.
동생 니콜라 리치는 형에 비하면 분방한 편이다. 가감할 것 없이 명확한 파란색 재킷과 빨간색 팬츠, 초록색 스트랩 시계, 쉽지 않은 색들이 요동쳐도 질서가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색을 잘 알고 있어야 하죠. 화가에 비유해볼게요. 화가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다 보면 지금 당장 어떤 색이 필요한지 아주 자연스럽게 깨닫겠죠. 저도 그래요. 옷을 입을 때 제 자신을 흑백이라 생각해요. 그러다 어떤 음악, 책을 보다 문득 입고 싶은 옷과 색이 떠올라요. 오늘 고른 것도 그런 단계들을 자연스럽게 의식하지 않고 거친 거죠. 우아함의 개념 역시 잘 알고 있어야 해요. 보여주기 위한 옷에 그쳐선 안 되니까요.”

파란색으로 일관한 상의와 디테일이 완강한 팬츠, 여기에 진녹색 빈티지 제라드 페리고 시계는 오히려 고요하게 잘 어울린다.

photography: 이상엽
editor: 고동휘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Photography 이상엽
Editor 고동휘

2014년 07월호

MOST POPULAR

  • 1
    클래식의 정수, 미니멀한 디자인의 수동 면도기 4
  • 2
    가정의 달을 함께할 5월의 페스티벌 4
  • 3
    Destination 2024
  • 4
    문수진, “내가 듣고 부르고 싶은 음악으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 5
    배우 송중기의 무수한 인생작 중 캐릭터 VS 본캐의 입장 차이

RELATED STORIES

  • PEOPLE

    Maison Hermès

    에르메스 홈 컬렉션을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 샬롯 마커스 펄맨과 알렉시스 파브리가 가구와 오브제의 역할과 영감에 대해 말했다.

  • PEOPLE

    독보적 웹툰 : 오늘

    작가가 달라도 획일화된 작화는 쉽게 잊힌다. 하지만 자신이 구축한 형태를 쉽게 무너뜨리지 않는 작가는 잊히지 않는다.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만화가들을 만났다.

  • PEOPLE

    독보적 웹툰 : 나몬

    작가가 달라도 획일화된 작화는 쉽게 잊힌다. 하지만 자신이 구축한 형태를 쉽게 무너뜨리지 않는 작가는 잊히지 않는다.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만화가들을 만났다.

  • PEOPLE

    독보적 웹툰 : 김송

    작가가 달라도 획일화된 작화는 쉽게 잊힌다. 하지만 자신이 구축한 형태를 쉽게 무너뜨리지 않는 작가는 잊히지 않는다.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만화가들을 만났다.

  • PEOPLE

    Football life : 니벨크랙 대표 이신재

    홍대에 위치한 카페 니벨크랙의 콘셉트는 확실하다. 축구공 모양의 유리컵과 축구화에 식물을 키우고, 전 세계에서 공수한 축구 상품과 축구 관련 서적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공간 한쪽에선 다양한 팀의 축구 유니폼도 판매한다. 이곳을운 영하는 니벨크랙의 대표 이신재는 자신을 축구광이라고 지칭한다. 축구가 좋아서 축구로 밥 벌어먹는 사람. 이신재를 만나 물었다.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이냐고.

MORE FROM ARENA

  • ARTICLE

    관리의 고수

    깨끗하고 맑고 자신 있는 옷차림을 위한 건강하고 효과적인 제품들.

  • FASHION

    Trend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한 2023 워치스 앤 원더스의 시계 출시 경향.

  • LIFE

    백신은 게임업계에 악재일까

    코로나19는 게임산업에 호재였다. 사람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게임 시장 매출이 증가했다. 그렇다면 코로나 백신은 게임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용자들이 실외 활동을 시작한다는 뜻이니 단기적으로는 악재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게임 산업을 전망해본다.

  • LIFE

    정관용 스타일

    대선 후보 토론회 진행자로 늘 1순위로 거명되는 남자. 정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남자. 담백하고 현명한 남자. 정관용의 화법, 외모, 패션, 그가 갖춘 스타일을 탐구해봤다.

  • FASHION

    커피와 시계

    커피 한잔 할래요?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