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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에디터 8인이 각각의 견식을 바탕으로 하반기에 집중해야할 것 `딱 하나씩`만 예측해봤다.

UpdatedOn August 02, 2011



1. 네모의 꿈

남성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와 핏의 상관관계에 따른 ‘실루엣’이다. 그간 클래식의 막강한 영향력 아래 반듯하고 드라마틱한 실루엣이 대세였다면, 다가올 F/W 컬렉션에서는 조금 느슨해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박스 실루엣 혹은 스퀘어 실루엣이라 불리는 오버사이즈 재킷과 코트가 그 예다. 사실 이런 실루엣이 요즘 것만은 아니다. 그 옛날, 청교도인이 입던 코트나 20년 전 캘빈 클라인과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컬렉션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빠를 거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형태론적으론 비슷할지 모르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프라다, 이브 생 로랑, 드리스 반 노튼, 질 샌더를 보라. 1980년대 여피족들의 느끼함은 쏙 뺀 채, 아버지의 옷을 빌려 입은 듯한 미묘한 어색함과 10대 소년의 유약함이 느껴진다. 만만한 옷은 아니다. 한 가지 조언을 더하자면, 바지는 되도록 간결하고 슬림한 것을 입어야 한다는 것. 적어도 옷에 파묻혀 보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DITOR 고동휘

2. 라이징 선, 유밋 베넌

남성복 시장에 엄청난 신인 디자이너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유밋 베넌(Umit  Benan)’. 2009년에 첫 컬렉션을 선보인 그는 단 3년 만에 패션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자, 그럼 거두절미하고 그의 옷부터 들여다보자. 뼈대는 테일러링이 강조된 클래식이다. 그 위에 파격적일 정도로 과감한 믹스 매치를 감행한다. 예를 들면 타이까지 갖춘 감색 블레이저에 붉은색 레깅스를 입히고, 잘 차려입은 수트 위에 캐주얼한 니트를 덧입히는 식. 고급스러운 소재와 클래식한 커팅, 그리고 아방가르드함이 공존하는 것이다. 사실 클래식을 바탕으로 믹스 매치하는 디자이너는 많다. 하지만 그의 옷을 보고 있으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탁월한 스타일링 감각과 모델 선택은 그의 옷을 더욱 빛나게 한다.  본인과 싱크로율 100%의 수염이 덥수룩한 모델뿐 아니라 중년 남자와 노인도 컬렉션마다 등장시키는 것이 특징. 그는 자신의 옷을 돋보이려면 누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몇 안 되는 디자이너임이 틀림없다. EDITOR 이광훈

3. 3D 스마트폰

영화 <아바타>부터였다. 3D산업의 고삐를 잡아당긴 건 한 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그 이후 글로벌 전자 기기 회사들이 앞다퉈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에 3D 기능을 장착했다. 특히 지난해 풀HD가 스마트폰에까지 장착될 정도로 보편화되면서 이를 이용해 한층 더 뚜렷한 3D 영상이 탄생했다. 초정밀하고 입체감 있는 영상의 3D가 매혹적인 기술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 2011년 전반기. 그리고 하반기에 이르러 마침내 스마트폰에도
3D 카메라가 장착되었다. 스마트폰이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로 활약하는 요즘 깨달았다. 앱의 성능은 하드웨어에 좌우된다는 것을. 그런데 웬걸 3D까지 지원하는 두 스마트폰이 7월을 기점으로 2011년 F/W 시즌을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지 않은가.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은 앱으로는 당치도 않은 것이 3D 구현 기술임을 고려해봤을 때, 이번 하반기에는 3D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열기가 상당히 고조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3D 스마트폰으로 제작한 박찬욱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EDITOR 조진혁

4. 색 입은 남자

겨울옷과 여름옷의 확연한 차이는 두께감이 현저히 다른 소재, 그리고 급격히 칙칙해지는 색에 있다. 옷차림으로 ‘아, 겨울이 오는구나’ 하고 느껴지는 거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은 ‘색’으로 계절을 판가름하기 힘들겠다. 여름 못지않게 다채로운 색깔들이 겨울옷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름처럼 그렇게 현란하진 않다. 빨간색, 파란색, 초록, 하늘색, 노란색 등 형형색색의 색들은 어두운 계열의 옷들 사이에 섞여 포인트를 주는 용도로 사용된다. 주목할 점은 한 가지 색임에도 몹시 반짝이는 형광에 가까운 원색부터 다소 톤 다운된 색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 사용된다는 거다. 그러니 사용되는 색의 스펙트럼은 몹시도 넓다. 일일이 다 열거하기 힘들 만큼. 색을 입은 남자, 여름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될 수 있다. ‘원 포인트’


5. 작은 차의 반란

작은 차를 좋아하는 에디터는 불만이 많다.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한국 시장에서 에디터의 취향은 핀잔거리로 존재한다. 대륙에 치여 살던 한국인이라 그 욕구가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성향으로 나타난 거 아냐! 결국 이렇게 나름의 답을 내며 대세를 인정하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는 다른 움직임이 감지된다. 작은 차(사실 그렇게 작지도 않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 첨병에 박스카, 닛산 큐브가 있다. 이미 정식 수입되기 전부터 도로에 출몰해 시선을 사로잡은 루키다. 이번에 2천1백90만원부터 시작되는 가격대로 출시돼 폭풍의 눈으로 손꼽힌다. 폭스바겐 더 비틀도 힘을 보탠다. 뉴 비틀보다 올드 비틀의 외형에 다가선 점이 특징. 그러면서도 차체를 낮춰 그동안 외면한 남성의 시선까지 포섭하려 한다. 기아차의 경형 박스카 탐(프로젝트명)도 하반기 기대주다. 세 차 모두 배기량 1ℓ대. 중대형차가 크기와 출력으로 군림했다면, 작은 차는 디자인과 합리성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특히 하반기에는 선수들의 면면이 출중하기에 반란을 꿈꿀 만하다. Editor 김종훈

6. 산소 같은 남자

물을 사 먹는다 했을 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서 브랜드별 물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 이제 산소도 판매한다. 즉각적으로 피부를 맑고 화사하게 빛내주는 스킨케어 제품들은 이미 출시되어 있다. 크림이나 에센스 타입의 제품을 피부에 마사지하듯 문지르면 산소가 발생하는 것처럼 거품이 일면서 디톡스 작용을 한다. 앞으로 트렌드가 될 산소는 이것과는 좀 다른 얘기다. 어릴 적 한 번쯤 상상해봤던 캔에 산소를 담아 파는 장면이 지금의 현실. 이미 일본에서는 직장 여성들 사이에서 매달 1백만 개 이상의 산소 캔이 판매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산소 캔을 판매하긴 하지만 쉽게 변질되는 경우가 많아 모두 회수되었다가, 얼마 전 국립산림과학원의 정식 승인을 받은 피톤치드 산소 캔이 등장했다. 본격적인 산소 캔의 시대가 도래했다. 곧 브랜드별로 산소의 농도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ditor 최태경
피톤치드 칩을 끼우고 스프레이를 분사하면 순도 96%의 산소를 마실 수 있다. 피톤치드 산소 캔 200ml
9천8백원 퓨어 오투 제품.

7. 입문 시계, 업그레이드

내 돈으로 산 첫 시계는 1995년 스위스 밀리터리였다. 당시 15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으로 시계 입문자용이라 할 만한 가격이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밝은 세상에 나왔을 땐, 패션 하우스의 이름이 다이얼 위에 새겨진 렉탱귤러 스타일의 시계가 광풍처럼 세상을 지배했다. 하지만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대한민국 시계 시장은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을 제외하곤 한국 시계 시장의 성장세는 인상적이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건, 구매자들의 감식안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 종전 엔트리 레벨이라 했던 20만~40만원대의 시계를 뛰어넘어 1백만원 언저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시계들이 입문자 시계로 인식되고 있는 분위기다. 몇 년 전부터 계속돼온 티쏘의 강세가 그 분위기를 이끌고, 근 1년 사이, 해밀턴, 미도, 에포스 그리고 얼마 전 미쉘 에블랑의 론칭 등 1백만원대에서 구매할 수 있는 시계들이 속속 한국 시장에 자리하고 있다. 이 가격대의 시계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징후는 확실히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1년 전 론칭한 브랜드들이 이제 조금씩 그 반응을 즐길 시간이 찾아온 거다.  Editor 성범수

8. 미니멀, 화이트 그리고 자연

올 하반기에도 건축과 실내 인테리어의 트렌드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연장선에 놓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멀, 화이트, 자연이라는 3대 요소 말이다. 다만, 너무 심심하다는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지라 색다른 디테일과 표현 양식이 강해질 듯하다. 미니멀한 공간의 내외부에는 유기적 패턴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고, 건축 재료로는 매끈하게 정제된 기존 재료가 아닌 러프한 표면이 많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색상 또한 화이트를 바탕으로 하되 훨씬 더 자유분방한 색상을 적용한 명랑한 컬러 조합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축 공간 안에 사용될 가구, 조명 등 오브제는 예전에는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게 대다수였다면 이젠 스스로 오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과감한 아이템들이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결론적으로 예전에는 너무나 깔끔해 못 하나 박기 어려운 권위적인 공간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생동감 있는 공간으로 서서히 전환되어갈 것이다. EDITOR 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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