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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es & Wonders Geneva 2025 Epilogue

워치스 & 원더스 제네바 2025를 통해 결론 내린 올해의 워치 트렌드 키워드.

UpdatedOn May 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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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스 & 원더스를 방문할 때마다 손목시계라는 사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다이얼과 케이스, 스트랩이 연결된 이 작은 물건이 수백 년 동안 이토록 다양하고 새롭게 재창조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서. 어디 하나 비슷한 구석 없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술을 드러내고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쿼츠 시계의 등장, 휴대폰의 보급 등 갖가지 풍파를 겪고도 오랜 시간 사람들의 손목 위에, 수집가들의 수집 대상으로 존재하는 이유가 이러한 매력 때문이 아닐까. 추락과 존폐 위기를 겪고 보란 듯이 되살아난 스위스 시계 제조사들은 ‘또 한 번의 좌절은 없다’는 강한 의지와 집념을 40mm 남짓한 손목시계 안에 집요하게 담아낸다.

설령 다시 한번 스위스 시계 업계가 어떤 위기를 겪는다 한들, 그들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다시 일어설 거란 사실을 의심치 않는다. 당분간은 이런 걱정보다는 호황을 누리는 이 시기를 즐기면 될 것 같다. 올해도 워치스 & 원더스는 모든 면에서 전년도보다 뛰어난 수치로 시계를 애정하는 이들의 관심을 받았으니까. 워치스 & 원더스 제네바 2025는 박람회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5만5000명이 방문해 역대 최고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무려 12%가 증가한 수치다. 리테일러는 6000명, 이전보다 5% 증가했고, 언론인은 1600명으로 7% 증가했다. 박람회 5일째인 일반 공개일 동안에는 2만3000장의 티켓이 판매돼 전년 대비 21% 성장하면서 모든 수치가 인상적으로 우상향했다. 차분한 양반 같은 도시 제네바도 워치스 & 원더스 기간엔 잠시 무게를 내려놓고 흥에 취한 모습으로 활기를 띤다. 워치스 & 원더스 덕분에 전년 대비 17% 증가한 4만3000박에 달하는 호텔 예약, 21% 증가한 1만2000건의 리테일 미팅으로 지역 레스토랑 및 카페가 밤늦게까지 활기를 이어갔다.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전 세계 시계 팬과 관련된 이들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watchesandwonders2025 해시태그를 통해 SNS 도달 수가 박람회 종료 전까지 약 7억 명에 달했으며, 이 역시 전년 대비 17% 오른 수치로 이를 증명했다. 참여한 브랜드 수 역시 60개로, 작년 54개 브랜드보다 6개가 추가돼 가장 많은 브랜드가 합류한 해가 됐다. 정성적인 지표도 물론이다. 올해 새롭게 합류한 불가리의 등장은 더 듬직하게 힘을 실어줬다. 오히려 이전에 불가리가 없었다는 게 어색할 정도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입구 앞자리를 지켰다. 이제 워치스 & 원더스 회장에 들어서면 왼쪽에는 불가리, 위블로, 태그호이어 등 LVMH 브랜드와 롤렉스, 파텍 필립이 진을 친 과거 바젤월드의 모습이, 오른쪽으로 가면 전면에 IWC를 중심으로 리치몬트 그룹이 모여 있는, 과거 SIHH 참가 브랜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가 알았을까. 바젤월드와 SIHH의 기라성 같은 브랜드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계 박람회를 꾸릴 줄. 시계를 한시·한 공간에서 보게 되니, 트렌드나 방향성, 현재 시계 업계가 가고자 하는 비전을 더 명확하게 읽을 수 있다. 그 덕분에 2025년을 이끌어갈 명백한 키워드를 꼽는 과정도 어렵지 않았다. 브랜드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같은 키워드 아래 손목시계를 표현하는 길이 이토록 다양하고 참신하다는 사실을 유심히 살피면, 더 의미 있는 워치스 & 원더스 제네바 2025의 에필로그가 되지 않을까.

01 코어 모델의 강화

올해 주된 양상 중 하나는 브랜드의 핵심이자 그야말로 잘 팔리는 코어 모델의 강화다. 위태로운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결과일까. 새로운 컬렉션을 론칭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혹은 이미 널리 알려진 대명사 같은 모델의 내실을 탄탄하게 가다듬는 안정적인 전략을 택했다. 하나를 장만하더라도 제대로 된 모델을 고르겠다는 대중의 의도를 간파한 결과이기에, 오히려 환호를 지를 만하다. 코어 모델을 강화하는 브랜드만의 전략은 참신할 정도로 다양했다.

까르띠에는 탱크 루이 까르띠에에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1899MC를 탑재한 가로 27.75×세로 38.1mm 사이즈의 ‘라지’를 새롭게 추가했다. 덕분에 탱크 루이 까르띠에 미니, 스몰을 비롯해 라지 사이즈까지 선택지가 늘어난 건 물론,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하고도 케이스 두께 8.18mm를 유지해 완성도를 높였다. 태그호이어는 까레라 데이 데이트에 강수를 뒀다. 우리나라 판매 비율의 압도적인 점유율은 물론 전 세계 까레라 판매에도 한국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델인 만큼 반가운 일이다. 까레라 데이 데이트는 GMT 기능이 있는 한 가지 모델을 비롯해 총 여섯 가지 모델로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들의 가장 큰 변화는 무브먼트다. 시계 브랜드를 위해 고급 맞춤형 또는 주문 제작하는 셀리타의 무브먼트 매뉴팩처 AMT와 함께 개발한 TH31과 TH31-03(GMT 모델)을 적용해 안정성은 물론 파워 리저브를 80시간까지 개선했다. 또 다이얼을 입체적으로 디자인해 가독성을 높였다. 간격을 넓히고 크기를 키운 인덱스와 베젤을 더 얇고 정교하게 가다듬어 글라스의 개방면을 넓힌 덕이다. 브레이슬릿 역시 테이퍼드 형태의 유연한 디자인을 적용해 착용감을 개선하고, 퀵 체인지 링크 시스템 적용, 케에스백에 승리 표식 인그레이빙 등 세세하게 신경 써서 다듬었다. 이렇게 새롭게 탄생한 모델은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 기준 600만원대에서 경쟁자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파네라이는 브랜드의 정체성 같은 모델인 루미노르 마리나에 힘을 실었다. 새로운 루미노르 마리나 시리즈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티타늄 케이스 버전(루미노르 마리나 티타니오 PAM003325)으로 선보이는데, 스틸 케이스는 강도와 부식 저항성이 뛰어난 파네라이의 프리미엄 스테인리스 스틸 AISI 316LVM - 1.4441을 적용해 기존보다 무게를 15% 가볍게 개선했으며, 티타늄 케이스는 기존 스틸 모델 대비 무게가 44% 감소했다.

또 샌드위치 다이얼을 적용하고 기존보다 더 밝게 발광하는 슈퍼-루미노바 X2를 더해 루미노르 마리나의 매력과 개성을 배가했다. 진정한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실을 챙긴 점이다. 기존 방수 기능 300m에서 대폭 늘어난 500m를 적용했으며, 스톱 세컨즈 기능을 갖춘 72시간 파워 리저브가 가능한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P.980을 새롭게 탑재했다. 덕분에 루미노르 마리나의 기존 감성을 유지한 채 착용자의 편의를 대폭 개선한 점에서 호평이 자자하다.

리베르소의 해를 맞이한 예거 르쿨트르는 리베르소 트리뷰트 듀오페이스 스몰 세컨즈에 변화를 더했다. 시계의 앞면과 뒷면 모두를 활용할 수 있는 듀오페이스의 장점을 활용해 뒷면의 성공적인 페이스리프트를 이끈 것. 앞면 다이얼은 블랙, 블루 선레이 두 가지 종류가 있으며, 뒷면은 동일하게 실버 선레이를 적용했다. 뒷면은 기존 원형 안에 갇혀 있던 인덱스 디자인을 다이얼 전면으로 키워 가독성을 높였다. 이전엔 하나의 서브 다이얼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번 변화를 통해 그야말로 하나의 시계로 두 가지 스타일을 알뜰히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앞면엔 스몰 세컨즈, 뒷면엔 세컨드 타임존과 24시간 인디케이터를 갖춘 획기적인 기능은 그대로 유지한다.

02 포뮬러 1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한 포뮬러 1(이하 F1)의 열기가 열광적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이브 투 서바이브(Drive to Survive)>를 통해 긴장감 넘치는 F1의 세계가 대중에게 전달된 게 출발점이었을까. 맥스 페르스타펜, 루이스 해밀턴, 샤를 르클레르 등 스타 드라이버들의 퍼포먼스와 외모, 라이벌 구도 등 그야말로 ‘덕질’하기 좋은 환경을 보면 이미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F1 자체적인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신규 개최지 발굴을 통해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같은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질주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도파민이 터진다. 게다가 LVMH 그룹의 절대적인 투자도 한몫했다. 태그호이어가 F1의 공식 타임키퍼로 돌아온 사실은 샴페인을 터트릴 만하고, 루이 비통이 트로피 케이스를 제작하는 건 다른 브랜드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당연한 사실이 됐다. 올해 6월 개봉을 앞둔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F1>이 상영되면 F1 문화가 더 폭발하지 않을까. 이러한 강력한 흐름은 워치스 & 원더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F1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브랜드의 부스에는 F1 속 자동차가 출발 신호가 울리면 질주할 기세로 자리 잡고 있었다. F1의 공식 타임키퍼로 복귀한 태그호이어는 시계 곳곳에 F1의 상징을 이식한 10개 한정의 모나코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 F1Ⓡ을 비롯해 1980년대 레이싱 문화를 반영해 이름 그 자체로 F1이 된 모델 ‘포뮬러 1’을 부활시켰다.

IWC의 F1 사랑도 만만찮다. IWC는 2013년부터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의 공식 엔지니어링 파트너로 함께하면서 기술적 협업은 물론 한정판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올해는 영화 <F1>과 손잡고 영화 속 가상의 F1 팀인 APXGP을 생각하며 제작한 4개의 모델을 선보였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영화 속 주인공 소니 헤이즈가 착용한 시계를 현실 세계로 불러온 인제니어 오토매틱 40 그린 다이얼 스페셜 에디션을 시작으로 시간 계측에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인 크래노그래프를 중심으로 한 파일럿 워치 퍼포먼스 크로노그래프 41,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APXGP, 파일럿 워치 크로노그래프 41 APXGP가 그 주인공이다.

튜더 역시 브랜드 내 크로노그래프 시계 출시 50주년을 기념하는 것과 더불어 F1 팀인 비자 캐시 앱 레이싱 불스의 공식 파트너로서 영향력을 확대한 것을 알리기 위해 부스를 모터레이싱 콘셉트로 꾸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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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기념일

2025년은 수많은 브랜드가 기념비적인 창립 주년을 맞았다. 전설적인 모델의 탄생도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해다.

04 틴트 다이얼

좀처럼 등장하지 않던 틴트 다이얼이 얼굴을 여럿 내밀었다. 골격을 드러내는 스켈레톤, 오픈워크와 달리 반투명한 다이얼 너머에 있는 무브먼트의 움직임이 은은하게 보이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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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새로운 블루

일찍이 클래식 대열에 합류한 블루 컬러의 활약 범위가 더 넓어졌다. 이전에는 올라운더 스포츠 워치의 흐름에 따라 은빛이 도는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블루 다이얼을 더하는 정도였다면, 올해는 블루 컬러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심한 흔적이 다양한 결과물로 나타났다.

올해로 창립 160주년을 맞은 제니스가 다시금 우수하고, 정확한 시계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선보인 시계는 모두 새파란 디자인이었고, 사파이어 크리스털과 세라믹을 능숙하게 다루는 위블로 역시 무브먼트 플레이트를 제외한 모든 컬러를 블루로 통일한 모델을 공개한 건 물론, 줄곧 블랙&화이트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변하던 샤넬마저 군청색에 가까운 블루 세라믹을 입은 J12 블루를 소개했다.

몽블랑 역시 1858 지오스피어 제로 옥시전 마운트 빈슨 리미티드 에디션을 통해 석영 섬유, 알루미늄 도금 현무암 섬유, CaCO3(탄산칼슘), 라이트 블루 레진으로 새롭게 빚은 복합 소재의 미들 케이스를 적용하면서 블루로 풀어낼 이야기가 아직도 무궁무진함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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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새로운 브레이슬릿

올해 시계 브랜드는 브레이슬릿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녹인 디자인부터 분위기를 좌우하는 디자인 그리고 착용감을 개선하기 위한 디자인 등 다양한 이유로 새로운 브레이슬릿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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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복각 디자인

복각은 매년 등장하는 키워드지만 올해는 유독 파급력이 큰 모델이 많았고, 기존에 출시한 복각 모델의 새로운 변형 역시 돋보였다. 워치스 & 원더스 첫날부터 가장 많은 이들을 부스로 불러 모은 롤렉스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랜드-드웰러가 대표적이다.

이 모델은 컬렉션의 계승은 아니지만, 일체형 러그 케이스 디자인으로 등장해 많은 이들이 1969년 오이스터 쿼츠와 1970년대 오이스터 퍼페추얼 데이트저스트를 떠올렸다. 이 외에도 롤렉스는 2016년에 등장한 골드 케이스, 브레이슬릿에 그린 다이얼을 적용한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일명 존 메이어, 헐크 토나를 다시 부활시켰다. 올해 신제품은 3·6·9시 방향 인디케이터를 골드로 처리한 점에서 이전 모델과 외관에 차이가 있다. 매년 컬렉터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은 탱크 아 기셰를 불러왔다. 이 역시 복각 시계의 대표 주자로 1928년에 처음 등장한 모델을 완벽에 가까운 싱크로율로 구현했다.

태그호이어는 1986년 등장 이후 큰 반향을 일으킨 포뮬러 1을 현대적인 기술로 재해석한 포뮬러 1 솔라그래프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형형색색의 외관, 러버와 샌드블라스트 스테인리스 스틸의 조화, 거기에 1분만 태양에 노출해도 하루의 동력을 얻는 칼리버 TH50-00 탑재로 새로운 심장을 얻었다. 그 밖에 파텍 필립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스플릿 세컨즈 크노로그래프 최초의 로즈 골드 버전인 Ref. 5370R 모델은 1923년 최초로 선보인 스플릿 세컨즈 크노로그래프 Ref. 124 824의 외관을 그대로 계승했으며, 피아제는 1970년대에 등장한 블랙 타이 워치의 새로운 변주인 앤디 워홀의 시계, 오토매틱 화이트 골드 타이거스 아이를 선보였다. IWC는 1976년 인제니어 SL의 원형에 가까운 케이스 지름을 구현한 인제니어 오토매틱 35mm 모델을, 쇼파드는 1980년대에 등장한 생 모리츠 여성 모델 Ref. 8024와 유사한 조합인 알파인 이글 33 Ref. 298617-4001 다이아몬드 베젤에 콤비 모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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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파스텔 다이얼

올해 다이얼 컬러 트렌드를 꼽자면 단연 파스텔이다. 말랑한 애교라도 부려 얼어붙은 경제 상황을 해소하려는 듯, 부드럽고 화사한 컬러가 눈부시게 등장했다.

이를 앞장서 적용한 건 롤렉스. 2022년 오이스터 퍼페추얼에 과감하고 선명한 컬러 다이얼을 입혀 한 차례 컬러 다이얼 트렌드를 이끌어온 브랜드이기에, 이번 파스텔컬러 역시 또 다른 부흥을 불러올 거란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올해 오이스터 퍼페추얼에 적용한 컬러는 베이지, 라벤더, 피스타치오 세 가지다. 이름만 들어도 부드럽고 포근한 컬러로, 그간 롤렉스에서 보기 드문 컬러 팔레트를 사용했다.

올라운더 워치로 대대적인 재정비를 마친 오리스의 뉴 빅 크라운 컬렉션은 라일락, 선샤인 옐로, 튀르쿠아즈 블루, 베이지, 테라코타, 틸 블루 등 물 빠진 듯 차분하고 부드러운 컬러 다이얼을 대거 선보였으며, 선명한 색상의 세라믹 케이스를 장기로 내세우던 위블로도 민트 그린, 베이지 세라믹 케이스의 빅뱅 유니코와 원 클릭을 출시했다. 이 외에도 모닝 블루, 미네랄 블루, 슬레이트 그린, 베르자스카 그린, 던 로즈, 미드나이트 피오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다이얼 컬러를 나열한 파르미지아니, 클럽 스포츠 네오매틱 월드타이머라는 새로운 컬렉션에 차분한 다이얼 색 조합으로 대비를 준 노모스까지 합세해 파스텔 다이얼 트렌드에 힘을 실었다.

09 다운사이징

올해 시계를 장만한다면 기억해야 할 키워드는 다운사이징이다. 모두가 합심이라도 한 듯 다이얼 사이즈를 줄이고 줄인 모델을 줄지어 공개했으니까. IWC의 인제니어가 딱 들어맞는 예다. 2023년, 제랄드 젠타 스포츠 워치 3부작 중 하나인 인제니어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IWC는 컬러 다이얼로 감칠맛 나게 변주하던 중 올해는 케이스 지름 35mm라는 파격적인 사이즈를 내세웠다. 기존 케이스 지름 40mm에서 무려 5mm나 줄인 수치. 이토록 과감한 사이즈 조정은 기존 남성 모델을 여성 손목에 옮길 때 종종 있긴 하나, 이번 인제니어 오토매틱 35mm는 여성을 위한 모델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반갑다. 특히 손목이 비교적 가는 아시아 남성에게 절묘하게 들어맞는 점과 남자 시계를 쿨하게 착용하는 여성까지 모두 어우르는 타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시계 커뮤니티에서 호평이 자자하다. 랑에 운트 죄네는 케이스 지름 34mm의 1815 모델을 공개했다. 기존 38.5mm 모델보다 4.5mm가 줄어든 수치. 브랜드는 34mm 모델을 위해 무브먼트도 새롭게 개발했다. 랑에 운트 죄네의 75번째 인하우스 핸드와인딩 칼리버 L 152.1 덕분에 보다 클래식한 지름의 케이스를 얻은 건 물론, 두께 역시 6.4mm로 줄어 우아한 드레스 워치를 완성할 수 있었다. 파텍 필립 역시 작년 10월, 등장부터 화제를 모은 큐비투스의 케이스 크기를 줄인 모델을 발 빠르게 내놨다. 가로×세로 45×45mm에 달했던 5821/1A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모델의 새로운 변주로 골드 케이스를 적용한 가로×세로 40×40mm의 7128/1G, 7128/1R을 공개했다. 몽블랑은 2022년 출시 이후 인기를 얻은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컬렉션을 케이스 지름 41mm에서 38mm로 줄인 모델을 선보였다. 컬렉션의 정체성인 빙하에서 영감을 얻은 다이얼 디테일과 300m 방수 기능은 그대로다. 덕분에 작은 사이즈를 원하는 남성과 스포티한 다이버 워치를 찾는 여성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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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장군

2025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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