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Runway Playlist

저마다의 메시지가 또렷하게 들리는 2025 S/S 플레이리스트.

UpdatedOn July 30, 2024

3 / 10

 

UNDERCOVER

Glass Beams ‘Mirage’

언더커버의 적막한 런웨이에 동양적인 기타 리프 사운드가 울리며 쇼가 시작됐다. 이번 쇼는 런웨이와 함께 밴드 ‘글라스 빔스’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상영했다. 준 다카하시가 우연히 접한 후 매료된 이 호주 출신 밴드는 반짝이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신비로운 사이키델릭 펑크를 연주한다. 컬렉션은 추상적인 패턴과 번진 듯한 프린트, 흐르는 듯한 리넨의 활용 등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가 돋보였는데, 레이스로 만든 안대와 망사 비니로 얼굴을 가리는 식으로 모호한 충돌을 일으켰다. ‘가상의 부족’을 기반으로 구상했다는 디자이너의 생각을 눈과 귀로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DRIES VAN NOTEN

David Bowie ‘Sound and Vision’

드리스 반 노튼의 그랜드 피날레 쇼 오프닝에 1991년 그의 첫 쇼케이스 모델로 섰던 알랭 고수인(Alain Gossuin)이 등장했다. <Moonage Daydream>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데이비드 보위의 음성 ‘시간, 가장 복잡한 표현중 하나. 기억이 구현된 것’이 흘러나오고, 드리스의 데뷔 컬렉션부터 함께한 모델들이 대거 등장해 그의 상징적인 플로럴 프린트와 자수 아카이브를 오마주한 룩을 선보인 장면은 꽤 가슴 찡한 포인트였다. 그가 피날레를 위해 선택한 음악 역시 데이비드 보위의 곡. 드리스 반 노튼은 흥겨운 노랫가락에 맞춰 밝은 모습으로 피날레를 마쳤다. 은빛 조각이 휘황한 런웨이를 뒤로한 채 퇴장함과 동시에 거대한 디스코 볼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 곡이 헤어짐의 인사가 아닌 축하 파티를 위한 노래임을 분명히 알게 됐다.

PRADA

Plastikman, Richie Hawtin ‘Kricket’
Junk Project ‘Brain Tool - Braintool’
Lanark Artefax ‘Voices Near The Hypocentre’
Mike Parker ‘Dissoultion 99’

쇼가 시작하기 전까지 프라다가 지은 하얀 집에서는 형형한 빛이 새어나와 호기심을 자극했다. 프라다가 표현한 젊음과 낙관주의로 점철된 청춘은 오색찬란했고, 긁는 듯한 전자음으로 시작된 테크노 음악이 연신 몰아쳐서 현장에선 심장이 쿵쾅댈 정도였다. 모델들이 입은 셔츠의 칼라 모양, 바지의 구겨짐, 건조한 걸음걸이에도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의도가 담겨 있으니, 그저 런웨이 룩을 보는 것보다 투박하면서도 현란한 이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감상하는 편을 추천하겠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상
Graphic 김현수

2024년 08월호

MOST POPULAR

  • 1
    Fast Forward
  • 2
    데이비드 베컴, 보스와 함께한 첫 번째 디자인 협업 컬렉션 출시
  • 3
    그곳에 소지섭이 있었다
  • 4
    재주 소년 차강윤
  • 5
    가길 잘했다, 남해

RELATED STORIES

  • FASHION

    Fast Forward

    하우스의 코드를 입고 새롭게 진화한 구찌의 혁신적인 스니커즈.

  • FASHION

    Timeless Beginnings

    벨루티의 역사를 담은 앤디 백의 또 다른 시작.

  • FASHION

    이솝이 전하는 진심

    이솝이 강조하는 가치를 녹여낸 전시가 열렸다.

  • FASHION

    탐험가를 위한 컬렉션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과 크리에이티브 그룹 ‘에뛰드 스튜디오’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모로코 아틀라스산맥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에이글 익스피리언스 바이 에뛰드 스튜디오’의 2025 S/S 컬렉션은 도시와 자연, 실용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서울에서 만난 에뛰드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레미 에그리, 오헬리앙 아르베와 이번 시즌의 방향성과 디자인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FASHION

    A Summer Tale

    지난 4월의 저녁, 한강변을 따라 바다를 닮은 에르메스 보드워크가 물결치듯 펼쳐졌다. 쇼의 시작 전, 에르메스 맨즈 유니버스 아티스틱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과 나눈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

MORE FROM ARENA

  • LIFE

    Single Malt 8

    봄의 시작은 곧 새로운 시작. 위스키의 시작은 싱글몰트로부터.

  • FASHION

    Rubber Lover

    여름이면 무조건, 발바닥이 닳도록 언제든 어디든 신고 다녀도 마냥 좋은 러버 소재 플립플롭.

  • FASHION

    SUPER HUMAN

    우리는 모두 특별한 사람.

  • FASHION

    Ceramics

    세라믹으로 만들면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특별한지 보여주는 멋진 시계들.

  • CAR

    SILENT NIGHT

    고요한 호수, 눈부신 하늘, 그리고 네 대의 자동차. 적막한 겨울 풍경.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