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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병 속의 위스키

조니워커가 전 세계 9개국에만 흰 도자기 병에 그림을 새긴 위스키를 출시했다. 올해는 서울의 화가 최지욱이 펜을 잡았다. 위스키를 살피고 최지욱과 이야기를 나눴다.

UpdatedOn September 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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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최지욱 작가와 완성한 2023 조니워커 블랙 에어 잉크 에디션.

조니워커가 조금 신기한 술을 만들었다. 조니워커 블랙 에어 잉크 에디션이다. 에어 잉크는 공기 중의 물질로 만든 매연이다. 먼저 차량, 선박 등의 디젤 엔진 배기 시스템에 매연 수집통을 장착한다. 매연은 통 안에서 석탄가루처럼 그을린 입자 형태로 쌓인다. 그 입자의 중금속과 발암물질을 제거하고 액체로 만든 게 에어 잉크다. 에어 잉크 마커펜 30mL에는 디젤 자동차 한 대가 40분간 주행하면서 배출하는 양의 매연이 들어 있다. 친환경적이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에어 잉크로 그린 그림을 보다 두드러지게 표현하기 위해 흰색 도자기 병을 썼다. 블랙 에어 잉크 에디션의 가치가 바로 이 병에 있다. 사실 병 안에 담은 술은 우리가 아는 조니워커 블랙이다. 지금은 위스키 공병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 위스키 병이 중고 거래까지 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블랙 에어 잉크 에디션의 소장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가치는 하나 더 있다. 조니워커는 9개 국가에서 젊은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그가 그린 도시의 그림을 새겨 에디션을 내놓았다. 서울 에디션 그림의 주인공은 화가 최지욱이다. 주제는 도시. 최지욱 작가는 조니워커와 서울을 주제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자 했을까?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병은 유리가 아닌 도자기로 만들어졌다. 가격은 750mL 기준 약 8만원이다.

병은 유리가 아닌 도자기로 만들어졌다. 가격은 750mL 기준 약 8만원이다.

병은 유리가 아닌 도자기로 만들어졌다. 가격은 750mL 기준 약 8만원이다.

에어 잉크 에디션은 전 세계 9개 나라에서 판매된다. 국가별 2천5백 병 한정.

에어 잉크 에디션은 전 세계 9개 나라에서 판매된다. 국가별 2천5백 병 한정.

에어 잉크 에디션은 전 세계 9개 나라에서 판매된다. 국가별 2천5백 병 한정.

이번 작품은 평평한 캔버스가 아닌 위스키 병에 새겨야 했잖아요. 그로 인한 어려움이나 특별히 고려해야 했던 점이 있나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병의 전개도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입체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어요. 각 면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면에는 멀리서 바라본 남산 풍경을, 옆면에는 한옥의 가지런한 디테일을 넣기로 했죠.

이번 협업의 주제는 ‘도시’입니다. 서울의 어떤 모습을 담고 싶었나요?
서울에는 새롭고 반짝거리는 것들만 있지 않아요. 오래된 전통이 새로운 가치관과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죠. 저는 이런 서울의 양면성을 사랑합니다. 여러 세대가 섞여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흑백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오색찬란한 비단 층이 쌓여 빛을 발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림에서 ‘이것만큼은 꼭 넣자’ 했던 것이 있나요?
어두운 도로에서 강물처럼 흐르는 붉은 헤드라이트 물결이에요.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왠지 먹먹한 이 장면을 끌어들이고 싶었어요. 다만 너무 직접적으로 그리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불빛을 천이 펄럭이는 듯한 모습으로 형상화해 하늘에 새겼어요. 보시는 분들이 이런 은유를 몰라주시더라도 거대한 물결 자체가 서울에 썩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해 질 무렵 망원 한강공원입니다.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강물 위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좋아해요.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좋아요. 그곳에서 운동하고 들뜬 표정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가벼워져요. 강 건너 빌딩 숲 안의 사람들이 보낼 하루를 상상하다 보면 ‘역시나 서울은 근사한 도시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 작품에서 남들은 눈치채기 어려운 요소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남산 위로 뻗어 있는 줄무늬는 밤하늘처럼 연출했지만, 사실 서울의 야간 도로를 상상하며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서 ‘서울에 사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서울은 도저히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도시 같아요. 저처럼 내향적인 작업자도 동료를 사귈 수 있습니다. 시시각각 바뀌는 문화의 흐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어떤 동네를 산책하든 많은 강아지와 마주칠 수 있다는 점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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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주현욱
Photography 이준형

2023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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