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벌새의 유토피아

<벌새>에서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했던 박지후는 다시금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디스토피아적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열아홉에 처음 만난 디스토피아는 스물한 살의 그녀에게 ‘배우적’ 유토피아를 선사했다. 그때의 기억을 소환하여 박지후가 직접 써서 보낸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회상.

UpdatedOn September 01, 2023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382-520843-sample.jpg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382-520839-sample.jpg

원피스 유돈초이 제품.

시선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감독, 스태프들, 선배 배우 라인업만으로도 제게 너무 크고 위대하게 다가온 작품이에요. 당시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좋은 작품을 멋진 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자극이 되었죠. 현장에서 선배들이 하나의 신에서 테이크마다 각기 다른 연기를 다양하게 펼치는 걸 봤어요.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매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죠. 그분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했어요.”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382-520842-sample.jpg

블랙 원피스 뷔미에트 제품.

긴장

“어느 날, (이)병헌 선배님께, ‘선배님도 긴장을 하세요?’라고 여쭤봤어요. ‘나도 긴장하지!’라고 답하셨죠. ‘연기의 신’ 선배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어떤 이유에서인지, 저도 모르게 안심이 되고 위안이 됐어요.”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382-520840-sample.jpg

기술

“촬영 준비를 하면서, 엄태화 감독님이 ‘혜원’이는 눈이 포인트라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다른 주민과 어떻게 다르게 보일지에 대한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하셨죠. 캐릭터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 듯해요.”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382-520844-sample.jpg

컬러 패턴이 돋보이는 원피스 루이 비통 제품.

노력

“엄태화 감독님은 테이크마다 다양하고 섬세한 디렉션을 주는 스타일이세요. 그래서 마음껏 연기를 할 수 있었죠. 특히 극 중 혜원은 다른 주민과 달리 강렬한 컬러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그게 영화 속 제 헤어 컬러예요. 탈색을 두 번 하고, 촬영 때마다 트리트먼트로 색을 입히면서 혜원의 퍼플 컬러 헤어스타일을 만들어갔어요. 머리색을 바꾼 것만으로도 혜원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죠. 그 와중에 감독님은 모니터링하시며 ‘시한폭탄 같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말씀이 너무 좋았습니다.”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382-520845-sample.jpg

화이트 셔츠 뷔미에트 제품.

변신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촬영할 당시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긴 생머리로 졸업 앨범 사진을 촬영할 생각에 신이 나 있었을 때죠. 그때 혜원을 연기하게 되었고, 저의 첫 탈색 머리에 도전했어요. 탈색한 채 몇 개월간 학교를 다녔는데 복도를 지날 때마다 선생님과 친구, 후배들의 깜짝 놀란 시선이 아직도 생생해요. 처음엔 참 쑥스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다시는 하지 못할 경험이라 생각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즐기기로 했어요.”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382-520846-sample.jpg

기하학적 형태의 원피스 이세이 미야케 제품.

시간

“영화 개봉을 앞둔 시점에 휴대폰 사진첩을 보는데 제 헤어 컬러 변천사가 드러나는 거예요. 그 시간들이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부터 개봉하기까지의 2년이에요. 신기한 기분이 들었어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저의 열아홉에 시작해서 스물하나에 개봉한 작품인 셈이죠.”

/upload/arena/article/202308/thumb/54382-520841-sample.jpg

성장

“크랭크인 시점부터 거의 2년 만에 한 개봉이어서 설렘과 기대가 컸어요. 그런데 스크린 속 제 얼굴을 보는데 뭔가 모르게 앳된 느낌이 많아서 관람 내내 색달랐어요. 정말 이 영화는 많은 선배들의 눈을 보며 연기했던, 아주 짜릿한 경험을 한 작품이에요. 그분들과 함께하며 연기가 주는 힘, 깊이, 폭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작품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좋겠어요.”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주영
Words 박지후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이윤경
Hair 이혜영
Make-up 최시노

2023년 09월호

MOST POPULAR

  • 1
    유용하거나 탐스럽거나
  • 2
    TEXT HIP을 원한다면
  • 3
    CASE STUDY : NEO SUIT
  • 4
    REFERENCE PEOPLE
  • 5
    INSIDE OUT, 허성범

RELATED STORIES

  • INTERVIEW

    <아레나> 2월호 커버를 장식한 배우 에반모크

    패션 아이콘 배우 에반모크의 <아레나> 2월호 커버 공개!

  • INTERVIEW

    The Poles Is Goin' High

    살면서 마주하는 ‘순간의 극점’을 노래하겠다. 그렇게 다짐한 소년들은 10년 전 밴드 더 폴스를 만들었다. 더 폴스는 이제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 음악을 듣는 이들이 생겼다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명확히 찾았다고, 파도는 충분히 견뎠으니 이제 만조를 맞이할 차례라고 말했다. 다니엘, 경배, 황제 세 멤버가 들려준 밴드 더 폴스의 여행담.

  • INTERVIEW

    겨울, 아침, 이승윤

    이승윤에게 무대와 노래를 빼고 보니 느긋하고 나른한 남자가 서 있었다. 벌써 19년째 노래를 부르는 그의 무대 밑 일상은 어떨까. 지난 한 해를 함께 회고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 INTERVIEW

    최백호가 머문 자리

    가수 최백호는 사람들에게 기억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노래는 세상에 남을 거라고, 그때 거짓 없고 한결같은 노래로 들리길 바란다고 했다. 49년 차 가수 최백호가 들려준 이야기에는 악수 후에 남은 온기 같은 것이 머물러 있었다.

  • INTERVIEW

    심은경의 힘

    심은경은 이제 갓 서른을 넘겼지만,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연기자로 살아왔다. 그런 그는 한때 영화가 세상의 전부라 믿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 깨달음이 심은경의 힘이다. 배우 심은경과 나눈 영화, 그리고 인생 이야기.

MORE FROM ARENA

  • LIFE

    논 알코올 맥주 4

    최근 거센 속도로 인기몰이 중인 논 알코올 맥주. 그중 4종만 골랐다.

  • LIFE

    겨울엔 온천으로

    자연에 둘러싸여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머리는 차갑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천연 온천수가 흐르는 국내의 숙소 4곳.

  • INTERVIEW

    우리 시대 청년 사업가-임재린

    좋아서 시작했고, 재밌어서 열정을 쏟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만난 사업가들은 물성을 다룬다. 공간과 가구, 음식, 식물, 책을 만드는 남자들이다. 20대는 아닐지언정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개척하기에 그들은 젊다. 마음만큼 생각도 청춘이라 청년 사업가라 부른다.

  • ISSUE

    프라다 X 송강 Chapter 1

  • INTERVIEW

    MULTI UNIVERSE

    배우 구교환의 환상적인 세계에서 발견한 ‘LG 그램’과 ‘그램+view’ 그리고 멀티태스킹.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