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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들

은퇴한 과학자가 이름을 숨기고 집 짓는 책을 쓴 사연, 거장의 마지막 소설과 한국 소설가의 현실에 대한 논픽션.

UpdatedOn March 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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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집을 짓지 않겠다 지윤규, 세로북스

‘지윤규’라는 이름은 가명이고 건축 책도 처음이죠?
물리학과 교수로 일하다 몇 년 전 퇴직했습니다. 과학책을 썼고요. 집 지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등장인물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책에 그 사람들이 약속을 안 지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처음부터 그러려던 것도 아니었고요. 그분들이 피해를 입거나 기분 상할 일이 없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무엇입니까?
책 쓸 생각은 없었어요. 기록을 좋아해서 집 건축 일지를 기록하기만 했어요. 집을 짓다 보니 출판사와 약속했던 원고를 못 쓰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바빠서 그렇다고 하다가 일지를 보여줬습니다. 내가 2년 동안 이렇게 힘들었다고. 그 일지를 보더니 책으로 내자고 했습니다. 제 아이들도 기록을 보여줬더니 밤새 읽었고요. “그 후에 어떻게 됐냐”면서요.(웃음)

평생 학자로 사셨죠. 저는 이 책이 화이트칼라의 블루칼라 세계 체험기라고도 생각했습니다.
너무 몰랐죠. 사람들과 일을. 돈 떼먹은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했어요. 그냥 서로 싸우며 애증이 쌓였습니다. 집이 시골에 있는데, 어떤 사람과 적이 되면 불안하지 않겠냐, 돈은 떼었어도 서로 얼굴 안 붉히고 사는 게 좋지 않겠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건축이나 집 짓기에 관한 책은 많습니다만 이 책은 건축주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라 특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래요. 큰 회사나 작은 회사, 어디에 맡기든 마지막에 일하는 사람들은 노동자예요. 결국 손으로 일을 해야 하니까요. 비슷한 어려움을 겪더군요. 어떤 사람은 고생 안 하고 집을 지었다고 해서 비결을 물었더니 견적을 받고 가장 비싼 사람에게 맡겼대요. 싼 데 맡겨도 나중에 비용이 추가되니 계약이 의미 없는 경우가 많아요. 막상 비싸다고 다 좋냐면 그것도 모를 일이지만.

집을 지은 건 후회할 일입니까?
비록 작지만 원하는 집을 지었으니 지은 것 자체는 후회를 안 해요. 다만 제 성격상 돈을 주고 싸워가며 집 짓는 일과 맞지 않습니다. 집 짓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막상 공사를 하는 사람들은 돈을 못 받아서 힘들대요. 온갖 하자를 걸어 돈을 안 주는 등, 집 짓고 돈을 안 주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개인 건축주 입장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건축 수요자와 노동 공급자 사이에 오픈마켓처럼 일종의 중개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집 짓는 사람과 공사하는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겁니다.

지금 쓰는 책은 무엇입니까?
지금은 2층 다락층을 책 쓰는 방으로 꾸몄습니다. 과학책을 열심히 써야죠.

  • 실버뷰 존 르 카레, 알에이치코리아

    영국 소설가 존 르 카레의 26번째 장편소설이자 유작이며 그가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한 소설. 존 르 카레가 2020년 세상을 떠났을 때 이 원고는 출판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아들 닉 콘월은 아버지의 소설을 마무리한다는 약속을 지켰다. 존 르 카레 월드에서 문명은 세련되나 선악은 무의미하고, 사람들은 사랑과 충성 등 원초적인 감정에 휘둘리며 예정된 비극 속으로 소용돌이치듯 빨려들어간다. 세계와 문명을 통찰하고 인간 선의에서 희망을 찾는 존 르 카레의 시선이 마지막 작품에까지 남아 있다.

  •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장강명, 유유히

    한국 소설가 장강명의 신작 에세이. 예스24에서 연재한 글과 다른 매체에 올렸던 글들을 묶어서 책으로 냈다. 정보 밀도를 생각하면 에세이라기보다는 논픽션이라 봐도 될 정도다. 글마다 별도의 코멘트를 붙였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전작을 읽은 사람들도 새로울 이야기가 많다. 충실한 취재로 개념의 실체에 접근하는 작가의 태도답게, 소설가의 일상을 다룬 에세이에서도 소설가라는 (일종의) 특수 직군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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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박찬용
Photography 박도현

2023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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