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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MC20 정복하기

마세라티의 강력한 슈퍼카 MC20과 트로페오 모델을 타고 말레이시아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을 달렸다. 마세라티 드라이빙 스쿨인 ‘마스터 마세라티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 운전 실력을 한 단계 레벨업했다.

UpdatedOn November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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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는 안개가 자욱이 내려앉았다. 한국의 가을철은 말레이시아에선 우기에 해당된다. 매일 한 번쯤은 거세게 스콜이 몰아친다. 다행이라면 비가 내리기 전에는 뜨겁다는 것.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트랙 주행에 대한 설명을 듣는 동안 안개가 사라지고 트랙이 달궈지고 있었다.

‘마스터 마세라티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F1 국제 규격 트랙에서 전문 강사들과 함께 마세라티의 강력한 레이싱카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행사로, 아시아의 많은 고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서킷에서 차량의 한계를 끌어내고, 전문 강사로부터 드라이빙 스킬도 배우니 스포츠카를 보유한 고객에게는 꽤나 유용한 강의인 셈. 패독에서 열린 브리핑 시간에는 시승할 차량의 특징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MC20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있었다. MC20 주행에 앞서 알아야 할 것은 구조다. MC20의 전방 서스펜션은 세미 버추얼 스티어링 더블 위시본과 하부 링크 2개, 상부 링크 1개로 구성됐다. 후방 서스펜션에도 세미 버추얼 레이아웃이 적용됐는데 이런 구성은 흔치 않다고 했다. 그럼 세미 버추얼 서스펜션을 사용했을 때의 이점은 무엇이냐? 회전 구간 통과 시 빠른 횡방향 가속도를 만들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조향을 제공한다고 한다. 즉,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고 민첩하게 운전대가 이동하니 주의하라는 뜻이었다. 한 시간 남짓한 짧은 강의를 듣고 피트로 이동했다.
트랙에는 파란색과 노란색 MC20 2대와 트로페오 컬렉션 기블리와 르반테가 도열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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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수칙을 듣고 마세라티 로고가 새겨진 헬멧을 쓰고 기블리 트로페오 보조석에 올랐다. ‘마스터 마세라티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선 처음부터 트랙을 주행하지 않는다. 전문 강사가 트랙을 한 바퀴 돌며 어디서 제동하고, 어디서 가속해야 하는지. 회전 구간에서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은 처음이었고, 한 번의 관람으로 코스를 외울 수는 없었다. 직접 몰아봐야 감이 잡히는 법. 강사와 자리를 바꾸고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대는 팔꿈치가 살짝 접히는 거리, 시트 포지션은 무릎을 반쯤 접은 상태에서 페달이 닿는 거리로 맞췄다. 안전한 드라이빙 포지션을 맞추는 방법부터 다시 배웠다. 허리를 반듯이 하고 시선을 많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등받이를 세웠다. 그리고 시동을 켰다. 피트를 빠져나가면 곧장 달릴 줄 알았는데 강사는 ‘캄다운’이라며 첫 번째 랩은 구간을 외우는 시간이라고 했다.

580마력의 V8 엔진음이 실내에서 맴돌았지만 속도를 내기는커녕 강사로부터 더 바깥으로 돌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다. 코너에 진입할 때는 도로의 가장 바깥쪽으로 들어가 코너 모서리 지점의 연석을 키스하듯 스치며 다시 도로의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게 정석이다. 레코드 라인이라 불리는 트랙 이동 시의 이상적인 경로를 배웠지만 빠른 속도로 주행하면서 완벽한 경로를 찾아 달리는 건 쉽지 않았다.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는 헤어핀 구간이 있어 좌우로 연속해서 이동해야 하는데, 어디가 정확한 레코드 라인인지 외우지 못 해 살짝 오버스티어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당황할 필요는 없다. 옆에 앉은 강사가 브레이크 포인트와 어디로 회전해야 하는지, 시선은 어디를 봐야 하는지 쉬지 않고 안내한다. 기블리 트로페오는 후륜구동이다. 트윈 터보 V8 엔진의 힘이 뒷바퀴에 전달된다. 직선 구간에서 가공할 힘이 느껴진다. 순식간에 100km/h를 돌파하고 200km/h 언저리에 도달할 즈음 제동 구간이 나온다. 트로페오에 적용된 스카이 훅 서스펜션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차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한다. 가속 센서는 댐퍼의 설정값을 조절하며 고속 주행에서는 댐퍼가 강화돼 예민한 조향감을 이끌어낸다. 기블리 시승을 마치고 갈아탄 차는 르반테 트로페오였다. 파워트레인은 기블리와 동일하다. 차이라면 Q4 인텔리전트 올 휠 드라이브 시스템이 탑재된 것. 사륜구동의 움직임은 지상고가 높은 SUV의 접지력을 향상시켰다. 평소에는 후륜 중심으로 구동되지만 노면이 미끄럽거나 접지력이 상실된 경우에는 전륜과 후륜의 토크가 50:50으로 분배되어 균형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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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의 꽃은 MC20이었다. MC20은 레이싱카의 DNA를 품은 슈퍼카다. 우아하고 강렬하다.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노면 위를 흐르는 공기를 빠르게 흡입할 듯한 고래상어의 입을 연상시켰다. MC20의 공기역학은 상부와 하부로 나뉜다. 상부는 매끄럽고 우아한 실루엣을 형성해 심미적이면서 공기역학적으로 우수하다. 보닛의 에어벤트와 측면의 에어인테이크는 옆에서는 안 보이지만 정면에서 보면 그 자태가 명확히 드러난다.

하부는 공기 흐름이 효율적으로 분배되도록 설계됐다. 그리고 도어 실 에어 덕트는 공기를 엔진실로 흘러가게 만든다. 내부의 아름다움은 네튜노 엔진에 집약됐다. 630마력의 V6 90도 3.0L 터보 엔진으로 100% 마세라티의 고장 모데나에서 제작됐다. V6 엔진 중에 가장 강력하다. 각 실린더에 듀얼 연소실을 갖춰 엔진 소모량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출력을 끌어올린다.

또한 가볍다. 탄소섬유와 복합소재로 제작해 슈퍼카의 덕목인 경량화도 이루었다. 변속기는 6단과 2단 오버드라이브가 포함된 8단 습식 듀얼클러치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트랙을 몇 번 돌았으니 이번에는 강사 설명 없이 곧바로 운전석에 앉았다. MC20은 5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데, 센터 콘솔의 셀렉터를 돌려 선택한다. WET, GT, SPORT, CORSA, ESC OFF 모드로 구성된다. 이날 시승에선 기본 모드인 GT와 SPORT, CORSA 모드를 체험했다. GT 모드에선 편안하다. 일상 주행을 위한 모드다.

그럼에도 정밀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인다. SPORT 모드에선 조금 더 서스펜션 댐핑이 단단해지고 조향이 명확했다. 강사는 계속해서 속도를 더 내라고 말하고, 연석으로 더 가까이 붙으라고 말했다. 강사의 주문을 따라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그러자 차량의 앞이 노면에 낮게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제동은 강력했다. 너무 세게 밟지 않아야 할 정도로 정확하게 속도를 제어했다. 그리고 다시 노면을 붙잡고 끌어오르듯 회전 구간을 통과했다. 반복된 헤어핀 구간에서도 MC20은 균형을 잃지 않았다. 다시 피트인을 하자 강사는 엄지를 올렸다. 레코드 라인을 외웠을 무렵 프로그램이 끝났다. 이제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을 마스터했으니, 다음에는 강사 없이 단독 주행해야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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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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