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CAR MORE+

시승 논객 : 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EQE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November 03, 2022

3 / 10
/upload/arena/article/202211/thumb/52302-501054-sample.jpg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FOR 생김새 빼고 전부.
-AGAINST 생김새 하긴 생김새 뜯어 먹고 사는 건 아니지.


1 이게 벤츠?

내연기관 시절 벤츠는 확실히 ‘짱’이었다. 그런데 전기차는 ‘글쎄’다. 특히 생김새가 좀 그렇다. S 클래스급 전기차라고 하는 EQS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이건 뭐지’ 싶었다.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결과물”이라는 설명이 변명처럼 들릴 정도였다.
반면 최근 타본 EQE는 EQS보다는 좀 괜찮다. 거의 비슷하게 생겼지만, 좀 더 비율이 좋다. 일단, EQS는 어색할 정도로 길었는데, EQE는 적당히 길다. 두 차 모두 눈에 익숙한 비율은 아니지만, 동생 EQE가 그나마 봐줄 만하다. 실내도 그렇다. 대시보드를 온통 화면으로 덮은 하이퍼스크린은 원룸에 80인치 TV를 구겨 넣은 것처럼 과해 보였다. EQS에 이어 EQE에도 들어가긴 하지만, 한국에 들어온 EQE에는 (다행스럽게도) 55인치 하이퍼스크린이 탑재되지 않았다.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단정하게 분리되어 온전한 모습이다. 벤츠는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있어 ‘뭔가 다른 걸’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보수적이었던 벤츠가 색깔이 확 바꿔 달려나가는데, 그걸 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내가 꼰대라서 그런가, 혁신을 가득 넣은 EQS보다는 ‘과하지 않은’ EQE가 그나마 좋아 보인다. ‘내가 보기엔’ 말이다. ★★★

2 왜 후륜구동뿐?

누차 얘기했지만, 전기차 시대의 사륜구동은 엔진 시절의 사륜구동과 많이 다르다. 전기차에서 이륜구동은 전기모터가 하나, 사륜구동은 전기모터가 하나 더 들어간다. 두 바퀴 굴림에서 네 바퀴 굴림으로 바뀌면서 파워도 부쩍 올라간다는 얘기다. 그래서 전기차는 “웬만하면 모터 두 개 들어간 사륜구동이 좋다”고 말했던 거다. 그런데 EQE는 후륜구동뿐이다. 해외에는 모터 하나 더 들어간 사륜구동도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일단 모터가 하나뿐인 후륜구동 모델만 들여왔다. 추후 사륜구동 모델도 추가된다고 하지만, 이게 올바른 전략인지는 모르겠다. 1억 넘는 자동차라면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1억1백60만원을 주고 ‘꽤 중요한 것을 빼놓은’ 전기차를 사게 될까 싶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다. EQE는 이미 올해 물량이 완판되었다. 몰아본 288마력 싱글 모터-후륜구동 EQE 350+는 부족하지 않았다. 시속 100km까지 급가속을 6.4초 만에 해낼 정도로 파워가 적당하다. 게다가 매우 멀리 간다. 우리나라에서 최대 주행가능거리를 471km 인정받았다고 하는데, 실제 주행에서는 500km를 거뜬히 달린다. 살살 어르며 달리면 600km도 가능할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말이다. ★★★

3 벤츠는 벤츠인데

EQE를 타고 강원도 속초에 다녀왔다.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디자인은 (겉에서 보기엔 좀 그렇지만) 실제 타고 달릴 땐 ‘짱’이다. 공기저항이 적어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다는 특장점 외에도, 탁월한 주행 질감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다. 공기를 잘 가르기 때문에 고속 주행에서도 바람 소리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터널 속을 질주할 때는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이 한층 돋보인다. 고속 주행감도 수준 이상이다. 속도를 올릴수록 차체가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더욱 안정적으로 달린다. 울퉁불퉁한 바닥을 지날 때 승차감도 좋았다. 에어서스펜션이나 가변식 서스펜션 등 복잡한 장치를 넣지 않고도, 이 정도 승차감을 만들어냈다니, “역시 벤츠”라는 감탄사가 연신 흘러나왔다. 동작에 반응하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감탄스럽고, 버메스터 오디오 음질도 뭉클하며, 널찍한 실내 공간도 괜찮아 보이는데, 트렁크가 좀 옹색한 느낌이다. 뒷부분을 바짝 올린 스타일인데도, 뒷부분이 짧게 잘려서 트렁크가 다소 좁게 느껴진다. 벤츠는 모든 과목이 우등생이었는데, 전기차 벤츠는 과목별 편차가 좀 크다. 혁신적인 점수도 좋고, 주행 점수도 아주 좋고, 공기역학 점수는 ‘역대급’인데, 디자인 점수가 심각해 보인다. ‘내가 보기엔’ 말이다. ★★★

3 / 10
/upload/arena/article/202211/thumb/52302-501055-sample.jpg

 

김선관 자동차 칼럼니스트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주장하는 자동차 칼럼니스트.

+FOR 내연기관에서 느꼈던 주행 감각과 넉넉한 공간을 갖춘 패밀리 전기차로 접근한다면!
-AGAINST 아이오닉 6보다 느린 충전 시스템이라 벤츠인데?


1 베스트셀링 수입차의 전기차 버전

국내 시장에서 E 클래스의 기세는 대단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E 클래스 2만6천1백9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전체 판매 1위를 달성했으며, 올 상반기엔 반도체 부족 문제로 물량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1만5천 대 이상 팔아치웠다. 한국지엠의 상반기 총 판매량이 1만7천여 대 수준임을 고려해봤을 때 E 클래스의 판매량은 그야말로 ‘넘사벽’ 수준이다. 그래서 E 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EQE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외관은 작은 EQS 같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보닛과 A필러를 거쳐 테일게이트로 이루어진 유려한 라인이 눈에 띄는데 크기를 고려했을 때 EQS보다 비율이 좋아 보인다. EQE의 공기저항계수는 0.22Cd로 전기차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에어로다이내믹과 시승차인 EQE 350+에 들어간 88.89kWh짜리 배터리가 함께 만들어내는 1회 완전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471km다. 마음에 걸린 건 외관의 그릴과 실내 대시보드에 과도하게 사용된 삼각별 패턴이다.
벤츠의 미덕이라 함은 은은함과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스멀스멀 피어나는 우아함인데 과하게 티 냈다. 젊은 층이 많이 타는 C 클래스 이하였다면 이해하겠지만 비즈니스 세단인 E 클래스급에서는 조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제공하는 미니 게임도 마찬가지. 중형 전기차 세단의 정점을 노리는 EQE에 들어간 미니 게임은 아무리 생각해도 테슬라를 따라 했다는 인상뿐이다. ★★☆

2 여전히 발목 잡는 충전 시스템

내연기관 시대에 벤츠의 입지는 굳건했다.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전기차에서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최근에 바뀐 전기차 전략이 이를 방증한다. EQE와 EQS의 뼈대인 대형 전기차 전용 EVA 플랫폼을 1년 만에 폐기하고 MB EA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다. 왜 벤츠는 미래가 되었어야 할 전기차 플랫폼을 1년 만에 바꿔야만 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EVA 플랫폼에 800V 급속 충전 시스템을 얹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EQE의 충전 속도가 느린 것은 절대 아니다. 최대 170kW 출력의 급속 충전으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2분이 걸린다. 하지만 EQE는 벤츠의 전기차임을 명심해야 한다. 벤츠의 800V 급속 충전 시스템은 아마 2025년이 돼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800V 급속 충전 시스템이 전기차 시장을 좌지우지할 만큼 최우선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충전 이슈는 전기차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므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임은 분명하다. 벤츠의 전기차 전략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묻어난다. ★★

3 / 10
/upload/arena/article/202211/thumb/52302-501056-sample.jpg

 

3 눈에 띄는 휠베이스 길이

제원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휠베이스가 무려 3,120mm다. 현행 E 클래스보다 180mm 길며, S 클래스(쇼트 보디)보다도 14mm가 넉넉하다. 길어진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의 여유로움으로 이어진다. 뒷좌석 무릎 공간은 광활하다. 유선형으로 떨어지는 루프 라인 때문에 머리 공간이 협소할 것 같지만 뒷좌석을 아래 깊숙이 배치해 약점을 지웠다. 영민한 공간 전략이다. 넓어진 휠베이스는 공간뿐 아니라 주행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EQE는 무게중심이 넓게 분산되면서 차체의 흔들림이 적어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대단하다. 반면 휠베이스가 길어 손해 보는 것도 있다. 바로 코너를 돌아 나갈 때 반경 범위다. 12.5m로 상당히 길다. 골목길에서 주행을 하거나 주차를 할 때 꽤나 성가신 부분이 될 거다. 이 성가심을 없애기 위해 벤츠는 뒷바퀴 조향 시스템을 구독 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4.5도와 10도를 꺾을 수 있는데 EQE에선 4.5도만 선택 가능하다. 아직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백만원 후반대에 형성될 예정이다. ★★★

 

MERCEDES-BENZ THE NEW EQE 350+
전장 4,965mm 1회 충전 주행거리 471km
전폭 1,905mm 최고출력 215kW
전고 1,510mm 최대토크 565Nm
축거 3,120mm 최고속도 210km/h
배터리 용량 88.89kWh 0-100km/h 6.4sec
가격 1억1백60만원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2년 11월호

MOST POPULAR

  • 1
    Unknown Land
  • 2
    멋들어지는 시가 용품 4
  • 3
    전여빈,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나 자신을 믿어주는 일 같아요."
  • 4
    Dressing V Zone
  • 5
    ONE PLUS ONE

RELATED STORIES

  • CAR

    젊은 아빠 자동차

    젊은 남자와 젊은 아빠는 다른 사람이다. 둘은 차를 고를 때 얼마나 같고 다를까? 국산 패밀리카 3대를 타면서 살펴본 ‘좋은 아빠 차’의 조건.

  • CAR

    인생 첫 차 고르기

    젊은 남녀가 인생 첫 차를 사면서 고민한 것. 첫 차를 사고서야 깨달은 것. 차를 타는 동안 새롭게 다짐한 것.

  • CAR

    붉은색 유니폼의 국가대표

    페라리 장인들은 자신의 수도 이름을 딴 자동차를 만들며 무엇을 상상했을까? 그 답을 듣기 위해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를 타고 지중해 섬을 달렸다.

  • CAR

    알칸타라, 늘 방법은 있다

    2023년 9월 말 미 동부 햄프턴에서 소규모 고급차 모터쇼인 ‘더 브리지’가 열릴 예정이었다. 이탈리아 소재 회사 알칸타라가 파트너 중 하나였다. <아레나 옴므 플러스>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알칸타라의 초대를 받아 마감이 끝나자마자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도착한 다음 날부터 비가 내려 2023년 9월 뉴욕은 1882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비가 많이 온 9월로 기록됐다. ‘더 브리지’는 폭우와 돌풍으로 취소되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취재진은 맨해튼 밖으로 벗어나지도 못했다. 그러나 알칸타라 회장 안드레아 보라뇨는 태연했다. 늘 방법은 있다면서. 다음은 호텔 2층 프레젠테이션 룸에서 그와 나눈 인터뷰다.

  • CAR

    포르쉐, 끝나지 않는 이야기

    포르쉐는 어떻게 역사를 존중하는가. 역사는 어떻게 포르쉐를 지탱하는가. 독일의 한갓진 도로에서 클래식 911을 타며 온 몸으로 배우고 느낀 것들.

MORE FROM ARENA

  • VIDEO

    아직 어리니까

  • FASHION

    제철 궁합 III

    진중하지만 재치 있고, 단정하지만 쿨한 조합. 바로 수트와 레인코트 얘기다.

  • FASHION

    스톤아일랜드 x 카를로 리베티

    스톤아일랜드 ‘카를로 리베티’와의 인터뷰

  • CAR

    진화하는 볼보

    볼보의 스테디셀러 SUV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XC6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은 볼보 전동화의 중요한 기점이 될 모델이다. 순수 전기 모드로 서울 도심을 시승했다.

  • INTERVIEW

    LIVE AGAIN

    새로운 나를 위한 위대한 도전, ‘트루헬스 마스터 챌린지 시즌 9’의 우승자들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아레나> 카메라 앞에 섰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