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지금 이 책

지금 이 순간이 지루하다면 집어 들어야 할 책.

UpdatedOn April 06, 2022

/upload/arena/article/202204/thumb/50669-484401-sample.jpg

<그렇게 여름을 기다린다> 스토리지북앤필름


매년 여름, 동남아시아 국가로 여행을 떠났었다. 뜨거운 여름을 더 뜨겁게 즐기기 위한 이유로. 하지만 3년 전 나의 여름 여행 루틴은 뚝 끊겼고, 국내 호텔 수영장만이 그나마 갈증을 달래주었다. 비록 낯선 풍경 아래 즐기는 휴식은 아니지만 작년 여름엔 요시고의 사진전이 위안을 주었다. 이번 여름이 오기 전, 여행 욕구를 달래줄 사진은 이 책으로 골랐다. 푸른 망망대해, 파도를 갖고 노는 서퍼, 낯선 도시 전경이 펼쳐진 풀과 선베드에 누워 여유를 즐기는 이방인들. <그렇게 여름을 기다린다>에 담긴 그리운 여름 풍경들을 슥슥 넘기며, 그렇게 여름을 기다린다.

<지속의 순간들> 을유문화사


같은 순간을 함께해도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지속의 순간들>은 장르를 막론하고 소설, 에세이, 비평을 쓰는 제프 다이어의 사진 비평집이다. 그는 책에서 18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활동한 사진가 42명의 사진 가운데 사물, 인물, 상황이 비슷하게 연출된 것들을 묶어 비교하거나 대조한다. 이를테면 동일하게 ‘아코디언을 든 사람’을 포착하더라도 이미지가 주는 힘과 감정이 완벽히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사진집이지만 결코 사진집이 아닌 이 책은 한순간이 전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영원히 사울 레이터> 윌북


종종 맞은편 아파트 창 안을 훔쳐보는 걸 좋아한다. 창 너머로 비친 사람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을 나만이 아는 비밀로 묻어두는 것에 짜릿함을 느낀다. 그래서 사울 레이터의 사진이 좋다. “평범한 것이 행복”이라 말하는 그가 바라본 뉴욕은 화려하기보단 보통에 가깝다. 눈길을 달리는 택시, 대화 중인 여자들, 거리를 서성이는 남자. 길거리 풍경을 문틈으로 들여다보거나 유리를 관통해 찍는다. 초점은 나간 채, 시선을 끄는 대상도 거리를 두고 포착한다. 유리창 너머 보이는 세상을 탐닉하는 그는 어떤 이도 관심 없을 법한, 특별할 것 없는 사물과 상황을 발견한다. 비범함을 열망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Above Sea Level> 김림


말레이시아의 뜨거운 공기와 아름다운 색채는 삶에 무력감을 느끼던 내게 생동감을 주었다. 이처럼 여행의 힘은 강력하다. 저자 ‘김림’은 네팔 히말라야에 다녀온 후 퇴사했고 와인 바를 차렸다. 그리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 용기를 준 네팔 여행을 기록해 사진집을 냈다. 포카라 공항에 도착하고 히말라야 최종 목적지 A.B.C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필름 카메라에 담은 책이다. 히말라야에 등반하기 위해선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그날에 대하여 “의심할 여지없이 아주 열심히 산 하루”라고 말한다. 무기력했던 김림의 삶에 생동감을 준 건 히말라야 등반이었을까.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박도현

2022년 04월호

MOST POPULAR

  • 1
    니콜라스로부터 온 편지
  • 2
    K-직장의 미국인 인류학자
  • 3
    우리는 한화 이글스다
  • 4
    가면을 벗은 남자들
  • 5
    남다른 언더웨어

RELATED STORIES

  • LIFE

    K-직장의 미국인 인류학자

    마이클 프렌티스는 연구를 위해 한국 모 대기업에 실제로 취업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초기업> 한국어판이 나왔다. 마포구를 떠나 영국 셰필드에 있는 그와 이메일로 이야기를 나눴다.

  • LIFE

    24개의 문답으로 본 '르망 24시' 1백 년

    올해는 르망 24시 1백 주년이다. 르망 24시는 프랑스 르망에서 자동차를 타고 24시간 달리는 대회다. 빠르게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달리는 것도 중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르망 24시의 모든 드라마가 시작된다. 르망 24시는 대단한 대회이지만 비인기 종목으로 통하는 한국에서는 왜 대단한지 모를 수 있다. 르망 24시가 왜 대단하고 무엇을 보면 좋을지 레이싱팀 감독, 드라이버, 브랜드 관계자, 칼럼니스트 등 전문가에게 물었다.

  • LIFE

    우리는 한화 이글스다

    한화 이글스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는 사람들을 만나 ‘왜?’라고 물었다.

  • LIFE

    오늘의 미식 #5 미식 영화

    미식을 이해하는 데에도,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데에도 도움이 될 해외의 미식 영화 8편.

  • LIFE

    오늘의 미식 #4 미식의 책

    까다로운 음식 평론가가 보내온 미식의 책 8권.

MORE FROM ARENA

  • FASHION

    여름 두피케어

    피부만큼 자극받기 쉬운 여름철 두피 고민과 궁금증을 전문가에게 물었다.

  • CAR

    스웨디시 럭셔리

    부분 변경을 마친 볼보의 플래그십 SUV 신형 XC90이 등장했다. 북유럽의 호화로운 감성은 여전하다.

  • LIFE

    서울, 건축 실험

    참신한 아이디어와 콘텐츠, 이색 건축 공간의 결합. 지금, 서울의 주목받는 실험적 건축을 모았다. 이들은 서울의 풍경을, 그리고 우리의 생각과 생활을 바꾼다.

  • FASHION

    우리 만남은

    항공 분야의 두 선구자가 만났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해밀턴’과 하이브리드 전기 항공기를 만드는 ‘스마트플라이어’의 필연적 만남.

  • INTERVIEW

    아레나, IWC와 함께한 2022 에이어워즈 수상자 공개

    에이어워즈 수상자 이병헌, 이종석, 엄지원, 안효섭, 주종혁의 커버 및 화보 미리보기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