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Bottega Veneta Revolution

새로운 보테가 베네타를 이끄는 마티유 블라지만의 방식.

UpdatedOn April 05, 2022

/upload/arena/article/202204/thumb/50658-484330-sample.jpg

BOTTEGA VENETA WINTER 2022 COLLECTION

다시 새로운 챕터의 시작. 그 첫 번째 룩부터 압권이었다. 지극히 기본적인 슬리브리스에 유연한 누벅에 데님을 실사로 프린트한 팬츠, 보테가 베네타만의 인트레치아토 스틸레토 힐에 칼리메로 백을 어깨에 툭 걸치고, 부슬부슬 부풀어 오른 헤어스타일까지 모든 요소가 느긋하면서도 시크했다. 일종의 선전포고로 여겨졌다.

칼리메로 백은 이번 시즌 새롭게 선보이는 그들의 버킷 백인데, 박음질 하나 없이 인트레치아토 기법으로 가죽을 엮고, 한 줄로 이어진 끈을 어깨에 걸고 백은 등 뒤에, 줄 끝은 가슴 앞에서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한다. 뭐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고. 손 가는 대로. 그 무덤덤한 태도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마티유 블라지는 “보테가 베네타는 본질적으로 실용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죽 제품으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특히 가방에 있어 일상생활의 움직임이나 이동성을 고려한 기술력과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다. 실용성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하는 패션, 그 이상의 스타일이며 조용한 힘의 일부다”라고 했다. 2022 시즌은 마티유 블라지가 전개하는 첫 번째 보테가 베네타 컬렉션. 그럼에도 아주 느긋하고 능수능란했기에 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보테가 베네타의 과거를 기반으로 현재를 직시하며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 일회성이거나 시각적으로 화려한 볼거리가 아닌 착용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즐거움이라는 ‘조용한 힘’에 집중했다. 전통적인 셔츠 제작 방식으로 만든 누벅 소재의 오버사이즈 셔츠 드레스 그리고 인트레치아토 사이하이 부츠 등엔 이탈리아 장인정신의 위용이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실루엣이 눈에 띄었다. 맞바람에 날려 등 뒤로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 듯한 입체적인 디자인. 이는 화가이자 조각가 움베르토 보치오니(Umberto Boccioni)의 1913년 조각 ‘공간 속에서의 연속적인 단일 형태들(Unique Forms of Continuity in Space)’에서 영감받아 패턴 절단을 통해 구현했는데, 혁신적인 모습을 띠면서도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의도를 반영했다. 새로운 울 플란넬, 컬러 플레이가 돋보이는 헤링본, 여전히 18세기 방직기로 제작하고 있는 리버 레이스와 21세기 합성 저지의 레이어드 등 가볍고 편안하며 텍스처가 돋보이는 소재들을 컬렉션 전반에 활용하기도 했다.

또 새롭게 주목해야 할 가죽 필로우 백. 단순한 직각 형태의 통통하게 부푼 가죽 필로우 백을 클러치백처럼 움켜쥐기도 하고, 토트백처럼 어깨에 메기도 했다. 사실 어떻게 들든지 아무 상관없기도 하다. 이 룩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철저히 당사자의 선택과 취향을 존중하고 격려한다는 게 보테가 베네타 2022 겨울 컬렉션의 진정한 의미. 이들이 이번 시즌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일상 오브제에 대한 감성적인 투자’라고.

3 / 10
/upload/arena/article/202204/thumb/50658-484331-sample.jpg

2022 겨울 보테가 베네타 스크리닝 패션쇼 현장.

2022 겨울 보테가 베네타 스크리닝 패션쇼 현장.

SCREENING SHOW

도산대로의 ST송은 빌딩은 마치 팔라초 산 페델레(Palazzo San Fedele)의 한 부분 같았다. 보테가 베네타는 이곳에서 밀라노 현지에서 진행된 컬렉션을 보다 생생하게 감상하는 2022 겨울 컬렉션 스크리닝 패션쇼를 진행했다. 그날 그곳의 색채와 질감을 고스란히 재현한 장소에서 20m에 달하는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밀라노에 도달할 수 있었다. 현지보다 더 생생하게 재생되는 영상미에 관람객은 모두 빠르게 빠져들었다. 기하학적 디자인의 건물 구조를 휘감은 보테가 베네타만의 초록 빛이라든지, 띄엄띄엄 놓은 구겨진 금속성의 스툴 등 본 무대에서 보여줬던 요소들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또 특별한 자리에, 특별한 손님이 빠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보테가 베네타의 커뮤니티 배우인 유아인을 비롯하여 배우 고소영,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케이트 선수 황대헌, 뮤지션 코드 쿤스트와 비비, 그리고 안무가 리아킴 등 시대를 이끄는 빛나는 셀럽들이 자리를 밝혀주었다.

3 / 10
/upload/arena/article/202204/thumb/50658-484332-sample.jpg

(왼쪽부터) 스케이트 선수 황대헌, 배우 유아인, 배우 고소영, 뮤지션 비비, 뮤지션 코드 쿤스트.

(왼쪽부터) 스케이트 선수 황대헌, 배우 유아인, 배우 고소영, 뮤지션 비비, 뮤지션 코드 쿤스트.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최태경

2022년 04월호

MOST POPULAR

  • 1
    Timeless Beginnings
  • 2
    소지섭, "좋은 배우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좋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믿습니다."
  • 3
    The Dior Odyssey in Seoul
  • 4
    올봄, 이렇게만 입으세요
  • 5
    엘 그리고 김명수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

RELATED STORIES

  • FASHION

    이솝이 전하는 진심

    이솝이 강조하는 가치를 녹여낸 전시가 열렸다.

  • FASHION

    탐험가를 위한 컬렉션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과 크리에이티브 그룹 ‘에뛰드 스튜디오’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모로코 아틀라스산맥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에이글 익스피리언스 바이 에뛰드 스튜디오’의 2025 S/S 컬렉션은 도시와 자연, 실용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서울에서 만난 에뛰드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레미 에그리, 오헬리앙 아르베와 이번 시즌의 방향성과 디자인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FASHION

    A Summer Tale

    지난 4월의 저녁, 한강변을 따라 바다를 닮은 에르메스 보드워크가 물결치듯 펼쳐졌다. 쇼의 시작 전, 에르메스 맨즈 유니버스 아티스틱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과 나눈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

  • FASHION

    Flashback In Shanghai

    햄프턴과 상하이, 두 도시를 가로지른 랄프 로렌의 타임리스 컬렉션.

  • FASHION

    슬라이드를 신고

    봄부터 뒤꿈치를 공개하는 이라면 주목해야 할 2025 S/S 시즌 슬라이드 5

MORE FROM ARENA

  • LIFE

    왓 위민 원트

    크리스마스가 기다리는 홀리데이 시즌, 연인이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고민에 빠진다. 어떤 선물을 할 것인가? 꼭 해야 되나? 안 하면 안 되나? 한다면 얼마나 써야 되나? 나이도, 연애 경력도, 경제력도 다른 남자들을 만나 ‘홀리데이 선물 성공하는 법’에 대해 듣고 왔다.

  • CAR

    가장 비싼 SUV 두 대

    페라리 푸로산게와 롤스로이스 컬리넌은 얼마나 같고 다를까? 스펙을 보면 어떤 차를 골라야 할까?

  • LIFE

    회화를 다시 보며

    가장 원초적으로 시대를 비추는 방법. 세계를 반영하고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매체로서 회화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 FASHION

    HAPPY TOGETHER

    초콜릿과 아몬드처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커플 디자이너들.

  • LIFE

    창신동에 숨은 낯선 아지트

    디자이너와 제작자가 공존하는 실험적인 공간.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