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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서른, 아홉>의 김선우이자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의 무광이기도 한 배우 연우진을 만났다. 그는 올해가 터닝 포인트가 될 거라고 했다.

UpdatedOn February 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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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치코트와 블레이저, 팬츠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 첼시 부츠는 처치스 제품.

트렌치코트와 블레이저, 팬츠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 첼시 부츠는 처치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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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슬랙스는 아도니스 by 무이. 화이트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서른, 아홉>을 촬영하며 30대를 돌아보기도 했는데,
이 시기는 심경의 변화가 큰 것 같아요. 자신을 더 냉철하게 바라보게 됐달까?
이런 마음이 연기에도 묻어나는 것 같아요.”

 

오늘 촬영은 어땠나요? 데뷔 전 모델 활동을 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만.
하하하. 모델 출신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20대 중반에 아르바이트로 했던 일이거든요. 진지하지 않았죠.
당시에도 <아레나>에 나오면 모델 친구들 사이에서 ‘큰일 했다’라고 할 만큼 멋진 일이었어요. 벌써 <아레나>가 16주년이라니, 시간 참 빠르네요.

요즘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드라마 <서른, 아홉> 촬영이 막 끝났어요. 드라마 방영과 영화 개봉 시기가 맞물려 당분간 정신없이 스케줄을 소화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제작 보고회에 다녀왔어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시나리오를 8년 동안 품고 있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출연 결정을 하고도 몇 년 기다렸어요. 그만큼 남다른 애착이 있는 작품이죠. 제작 보고회는 이 영화에 대해 대중에 처음 공개하는 자리잖아요. 설레고, 긴장도 되고 그렇더라고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함께한 순간들이 떠오르고.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관련 뉴스에 ‘파격 멜로’라는 수식어가 따릅니다. 이 영화의 기대 포인트를 꼽는다면요?
인간의 사랑과 존엄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영화예요. 멜로라는 장르적 특징도 있지만, 파격이라는 말처럼 멜로적 아름다움의 이면을 볼 수도 있을 거고요. 금기도, 유혹에 대한 책임도, 그게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절망도 있어요. 그게 관전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네요. 배우로서도 지금껏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고요. 줄거리는 모범 사병이 사단장 사택 취사병으로 일하게 되면서 사단장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다뤄요. 그 과정에서 갈등과 고뇌, 그에 따른 미묘한 감정 변화가 기대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군대라는 소재를 금기의 사랑이라는 매혹적인 방식으로 다룬다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해요.
배경은 가상 국가예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체제의 세상과는 다르죠. 소설 원작을 각색한 작품이고요. 제가 맡은 무광은 개인의 욕망보다는 혁명과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살던 인물인데, 그런 인물이 유혹 앞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심리 상태가 영화의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일 거예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보다 일주일 앞서 드라마 <서른, 아홉>이 방영해요. 어떤 작품인가요?
제목처럼 서른아홉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예요.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선배가 주축인 작품이죠. 서른아홉이라는 우리는 완전히 성숙한 어른이라 부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미완성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애매한 지점을 살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 과정에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거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이고, 현재의 청춘은 어떤가 돌아보기에 좋은 부담 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마침 우진 씨도 서른아홉이죠. 직접 연기한 김선우와 연우진의 서른아홉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선우는 참 좋은 사람이에요. 비교하면, 제가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 선우를 연기하며 배운 게 많아요. 선우는 국회의원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어요. 그럼에도 소박한 멋도 있고, 소소한 행복을 즐길 줄 아는 로맨티시스트죠. 그리고 주변 사람에게 항상 긍정 에너지를 주는, 이해심 많고 부드러운 청년이에요.

차미조(손예진)의 상대 역이기도 합니다만.
미조와 선우는 공통점으로 가까워지게 돼요. 선우는 입양된 동생 김소원(안소희)이 있는데, 미조도 입양된 가정에서 자랐거든요. 각자 결핍이 있는데, 서로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고, 아픔을 이야기하며 사랑에 빠지게 돼요.

손예진과 연우진의 멜로 연기를 기대해도 될까요?
그럼요. 실제 제 나이와 같아서 그런지 연기에 더 감정이입이 됐고, 선우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기존 멜로 드라마와 비슷한 점도 있겠지만, 저는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어요. 손예진 선배가 합을 잘 맞춰주기도 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이 드라마 덕에 더 성숙하게 마흔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른아홉이라. 나이의 숫자가 좀 다르게 느껴지나요?
스물아홉은 안 그랬거든요. 이후 30대 초반도 물 흐르듯 지나갔어요. 그런데 서른아홉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서른, 아홉>을 촬영하며 30대를 돌아보기도 했는데, 이 시기는 심경의 변화가 큰 것 같아요. 스스로 더 냉철하게 바라보게 됐달까? 이런 마음이 연기에도 묻어나는 것 같아요. 여건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번 작품 활동을 마치면 짧게나마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거든요.

데뷔 13년 차, 한 해도 빠짐 없이 드라마 혹은 영화에 출연했어요. 쉴 자격이라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다작할 수 있었던 건 축복이라 생각해요. 어쩌면 순리대로 잘 받아들이고 살아온 것 같기도 하고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로서 쉬지 않고 달려왔다는 건 감사한 일이에요.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있겠냐마는, 유독 맘이 가는 작품과 배역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될 것 같아요. 이 작품의 대본을 처음 받은 때가 2014년이거든요. 8년 전이죠. 그 오랜 시간 동안 촬영이 미뤄지기도 했고, 언젠가는 해야 할 멋진 숙제처럼 생각했어요. 애정이 깊었던 만큼 무광은 애증의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데, 그 인고의 시간이 운명처럼 다가오기도 해요. 마침 오늘 완성 단계의 영화 편집본을 봤는데, 제 고뇌의 흔적이 잘 묻어난 것 같아서, 오늘은 집에서 기분 좋게 위스키 한잔하고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스로 수고했다고 다독이며.

마지막 질문이에요. SNS를 안 하는 이유가 있나요?
팬들에게는 들어봤는데, 인터뷰에서 들으니 새롭네요.(웃음) SNS를 꼭 해야겠다는 동력을 못 찾은 것 같기는 한데, 글쎄요. 요즘이 제 터닝 포인트인가? 부쩍 SNS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올리고 싶은 게시물도 생겼고요. 배우 연우진은 작품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SNS로 일상도 팬들과 공유하고 싶고요. 그리고 제가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지도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고요. 아직 확정한 건 없지만.

SNS 첫 포스팅은 뭘 올리고 싶나요?
아버님의 작품. 2012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올해 10주기더라고요. 화가이기도 했던 아버님의 멋진 작품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SNS가 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팬데믹이기도 하고, 막연하게나마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어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만약 SNS를 하게 된다면 아버님의 그림을 소개할 수 있는 창구로도 활용하지 않을까 해요. 그나저나 시간 참 빠르네요. 제가 벌써 13년 차라니.

배우로서 그 시간을 꽉 채웠잖아요. 성실함은 대단한 재능이기도 해요.
저는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편이거든요. 한편으로는 연기를 하는 것도 저와 제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이기도 하고요. 일과 일상에 균등하게 힘을 쏟다 보니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는 것 같고요. 앞으로도 지금까지 잘한 것들은 유지하고, 더 나아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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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소매 셔츠와 팬츠는 벨루티, 샌들은 펜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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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틀넥 톱은 르메르 by 10 꼬르소 꼬모, 코튼 팬츠는 아크네스튜디오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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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셔츠는 요지 야마모토 푸어 옴므 by 분더샵, 블랙 와이드 팬츠는 앤 드뮐스터 by 분더샵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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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양보연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남주희
Hair 강현진
Make-up 이지영

2022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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