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우리 시대 청년 사업가-염정업

좋아서 시작했고, 재밌어서 열정을 쏟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만난 사업가들은 물성을 다룬다. 공간과 가구, 음식, 식물, 책을 만드는 남자들이다. 20대는 아닐지언정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개척하기에 그들은 젊다. 마음만큼 생각도 청춘이라 청년 사업가라 부른다.

UpdatedOn January 30, 2022

 

GUERRILLAZ
- 1 -
게릴라즈
염정업

게릴라즈는 도시의 오래된 여관을 매입해 청년들을 위한 코리빙하우스로 되살렸다. 낡은 건물, 오래된 물건 등 업사이클링이 필요하고 가능한 곳이라면 게릴라처럼 등장해 되살린다.

 

/upload/arena/article/202201/thumb/50144-478885-sample.jpg

“저희 팀은 기본적으로 물건을 아껴 써요. 업사이클링은 세상에 쓸모없는 물건은 없다고 생각해야 가능한 거예요. 폐자재를 보면 뭐 좀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요.”

서울은 개발되지 않은 것들을 품고 있다. 매년 마천루가 달라지는 것이 서울의 일상이라지만 신축 빌딩의 그림자에는, 열차가 통과하는 대지 위로는 낡은 건물들이 재생이라는 명목하에 남아 있다. 실상은 재생보다 생존에 가깝다. 개발 논리를 비켜간 건물들에는 서울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몸을 뉜다. 그림자 속에선 생존할 수 있지만 관심받을 수 없다. 누가 그들을 위해 서비스를 개발하겠나. 아무도 지켜보지 않은 곳에 게릴라즈가 게릴라처럼 등장했다.

게릴라즈는 뭐든 업사이클링한다. 오래된 건물을 힙하게 살 만한 곳으로 되살리고, 낙후된 지역을 수다 나누고 싶은 동네로 바꾼다. 물건들도 되살린다. 낡은 장판이나 비닐로 근사한 것을 만든다. 블로퍼나 슬리퍼, 카드지갑과 클러치, 키링과 휴대폰 케이스, PVC 의자도 있다. 게릴라즈는 실내 공사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재를 보고, 쓸 만하다고 느끼는 타고난 업사이클링적 관점을 지녔다. 그래서 뭐든 되살린다.

게릴라즈는 서울의 오래된 여관을 청년들을 위한 코리빙하우스로 재생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관에 관심을 갖고 여관을 매입해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을 뛰어난 사업수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것이 돈이 될까? 돈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사회에서 소외된 곳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한 것이다. 세금으로 한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하도록 민간의 힘으로 해낸 것이다. 그래서 게릴라즈의 프로젝트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속성을 갖는다. 뜨내기들이 한두 달 살고 나가는 고시원 개념의 공유주택이 아닌 몇 년을 살아도 될 만한 곳이다.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저희 팀은 기본적으로 물건을 아껴 써요. 업사이클링은 세상에 쓸모없는 물건은 없다고 생각해야 가능한 거예요. 폐자재를 보면 뭐 좀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요.” 게릴라즈의 염정업 대표가 말했다.

3 / 10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게릴라하우스01.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게릴라하우스01.

  •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게릴라하우스01.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게릴라하우스01.
  •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게릴라하우스01.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게릴라하우스01.
  • 순천 유룡마을의 대나무숲. 버려진 대나무들을 조명과 벤치로 업사이클링했다.순천 유룡마을의 대나무숲. 버려진 대나무들을 조명과 벤치로 업사이클링했다.
  • 버려진 장판으로 만든 휴대폰 케이스. 게릴라즈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버려진 장판으로 만든 휴대폰 케이스. 게릴라즈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염정업 대표는 건축을 전공했다. 건설회사에 취직해 설계를 하다가 시공 파트로 옮겼다. 건물을 짓는 현실적인 과정을 습득한 다음에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대기업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스타트업에서 발견했다.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에서 일하며 발견한 것, 깨달은 것들도 많았다. 숙박 예약 플랫폼에는 근사한 모텔들이 올라오지만, 여관이나 여인숙은 없었다. 현실에서도 여관은 대부분 공실로 방치됐다. 염정업 대표는 공실인 숙박 시설에서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결책을 발견했다. 매출 발생이 없는 빈 공간을 청년들의 주거 시설로 만든 것이다. 초기 아이디어는 보안여관에서 전시 형태로 공개했고, 뜨거운 반응을 얻어 사업화를 모색했다. 쉽진 않았다. 노후한 여관 건물을 청년들이 살 만한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보이는 것만 신경 써서는 안 됐다. 배관과 냉난방은 물론이고 IoT 세팅도 필수였다. 그러나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고려하면 많은 것들을 넣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감각의 업사이클링 제품들을 배치해 적정한 수준을 맞췄다. 코리빙하우스를 만든 다음에는 수익화도 필요했다. 염정업 대표는 하이퍼로컬에서 대안을 찾았다. “공실이 발생하면 에어비앤비 등의 서비스를 적용해 거주자와 수익을 셰어링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어요. 청년들이 거주만 하는 게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음습한 여관이 청년들의 공유주택으로 바뀌자 지역의 공기도 달라졌다. 이웃들이 더 반긴다. 게릴라즈는 청년들의 공유주택과 인근 지역을 커뮤니티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게릴라즈는 사회적 책임, 도시 재생을 목표로 시작됐으나 미래는 그 이상으로 혁신적인 모습이 기대된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게릴라즈. 염정업 대표가 사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일까. “균형이에요. 디자인과 시공의 균형을 맞추는 거요. 정해진 예산 안에서 프로젝트를 마치려면 협의해야 할 것이 많아요. 그러니 각 업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이수환

2022년 02월호

MOST POPULAR

  • 1
    SPRING, SPRING
  • 2
    Very Big & Small
  • 3
    BEFORE SUNSET
  • 4
    과감함과 귀여움
  • 5
    그래프로 보는 서울의 나무

RELATED STORIES

  • INTERVIEW

    <아레나> 5월호 커버를 장식한 배우 송중기

    단단한 눈빛이 돋보이는 송중기의 <아레나> 5월호 커버 공개!

  • INTERVIEW

    그녀의 음악은 우리 가슴을 녹일 뿐

    4개 국어 능력자, 싱어송라이터, 인스타 음악 강자… 스텔라장을 수식하는 말들은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음악은 우리 가슴을 녹인다는 사실이다.

  • INTERVIEW

    우리가 기다리던 소수빈

    데뷔 8년 차 소수빈은 지난해 <싱어게인3>으로 처음 TV 카메라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지금 보고 있는 사진 역시 그의 첫 번째 단독 화보다. 하지만 소수빈은 이미 우리가 기다리던 스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 INTERVIEW

    발렌시아가 사커시리즈, 설영우와 함께한 <아레나 옴므 플러스> 화보 공개

    설영우의 색다른 매력이 담긴 <아레나> 화보 미리보기

  • INTERVIEW

    나를 궁금해해줬으면 좋겠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으로 돌아온 곽동연과 연기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내내 유쾌했고 기백이 있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방명록 한 권을 완성하는 기분이라는, 2024년 곽동연의 첫 방명록.

MORE FROM ARENA

  • FASHION

    장수 돌시계

    가장 진보한 세라믹 손목시계를 차고 느낀 것들.

  • REPORTS

    오후의 소년들

    햇살이 나른한 어느 오후가 반짝였다. NCT의 쟈니, 도영, 재현 때문이었다.

  • FILM

    '이것'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다는 해찬!

  • AGENDA

    삼인삼색

    서로 취향이 다른 세 남자가 이달 가장 주목해야 할 차를 시승했다. 의견이 분분하다.

  • INTERVIEW

    안효섭다운 연기

    질문에 대답할 때, 안효섭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눈을 자주 깜빡이지 않는다. 자신의 말에 확신이 있다는 방증. 충실하게 대답한 한마디 한마디에서 “노력해요”라는 말이 자주 들렸다. 연기를 향한 그의 애정은 확실했고, 끈질긴 노력이 돋보였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