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쿨하지 못해 미안해

젠지들이 꼰대스러워질 때는 언제일까. 설문조사를 통해 행동 양상을 세 항목으로 분류했다.

UpdatedOn January 03, 2022

20대라고 왜 자기주장이 없겠나. 고집부릴 ‘짬’이 안 되는 것일 뿐. 기성세대만 꼰대가 아니라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 개인주의, 다양성 추구,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세대로 규정되는 ‘젠지’ 또한 꼰대 가능성이 열려 있다. 자유로운 가치관을 가졌다고 해도 회사라는 조직에선 마냥 자유로울 수 없는 법. 1996년생과 1997년생, 1998년으로 구성된 30명의 사회 초년생 젠지들에게 물었다. “회사에서 스스로 꼰대라고 느낄 때가 있나요?”

GGONDAE DATA

회사에서 꼰대는 필요한가?

/upload/arena/article/202112/thumb/49936-476600-sample.jpg

출처 30명 대상으로 직접 조사

후배 때문에 ‘욱’했다

응답자의 55%가 직장에서 후배의 업무 역량 때문에 ‘욱’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단순히 화만 난 것이 아니었다. 숱하게 봐온 ‘꼰대 상사’의 전형을 답습한 자신의 모습에 ‘좌절감’도 느껴야 했다. 응답자 대답 중에는 “나보다 조금 늦게 입사한 동료의 업무 방식이 내 방식과 달라(잘못된 행동은 아니었음) 업무를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주는 내 모습에서 ‘젊은 꼰대’의 기운이 느껴졌다”거나, “동일한 직급의 동료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가르치려는 내 모습에서 ‘꼰대’임을 자각했다”고 한다. 같은 직급의 동료가, 자신보다 겨우 몇 달 일찍 입사한 동료가 우쭐대며 훈계한다면 참기 어려울 터다. 자존심이 상할 테지만 그래도 참아야 하는 게 직장 생활이다.
후배가 예의를 지키지 않아서 기분이 상했다는 대답도 있었다. “실수한 후임이 나보다 먼저 퇴근하고, 남아서 후배의 실수를 수습할 때 기분이 상했다.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꼰대처럼 보일까봐 말하지 못했다.” 응답자는 이런 생각은 ‘꼰대’들이나 갖는 것이라며 자신을 반성했다고 했지만, 후배가 예의 없었다는 시각도 많았다. ‘꼰대’를 정의하는 기준은 응답자마다 차이를 보였다.

3 / 10
/upload/arena/article/202112/thumb/49936-476596-sample.jpg

 

훈수 두기에 중독되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중독성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있다. 오전 일과를 함께 시작하는 아이스 라테, 회의 후 담배 타임, 업무에 중독되는 워커홀릭도 드물지만 있다. 또 직급이 오르면 부하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요령도 느는데, 그러다 남에게 시키는 버릇에 중독되기도 한다. 응답한 젠지 중 35%는 ‘갈굼(훈계)’에 중독된 자신의 모습이 ‘꼰대’ 같았다고 답했다. 훈계하기는 한번 중독되면 다시는 다정한 언어로 업무 지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중독성을 지녔다. 일반적인 ‘꼰대’의 요건 중에는 잦은 훈계도 포함된다. 한 응답자는 “한 시간 지각한 막내에게 ‘지금이 몇 시냐’라는 말을 시작으로 지각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늘어놓았다”고 한다. 지각하면 안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지각만큼 훈계하기 좋은 ‘핑계’도 없다. 다른 응답자는 후배가 아닌 십대 청소년들에게 훈계를 했다. “담배 피는 고등학생들에게 훈수를 뒀다. 무서웠지만 다양한 논리로 애들을 지도하는 내 모습은 꼰대 그 자체였다.” 담배 피는 고등학생들을 훈계한 목적은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지도하기 위함이었겠지만, 더 어린 젠지들의 시각에선 잔소리하는 ‘꼰대’의 정석이었을 것이다.

편견이 꼰대를 만든다

젠지가 개인주의적이고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그렇다고 남들 흉을 안 본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자유로운 것이지,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까지 열려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직장 생활하는 젠지들이 상대를 판단하는 기준은 그 이전 세대와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젠지들 역시 말투나 행동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10%는 편견 가득한 눈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꼰대스러움’을 발견했다고 답했다. “말하는 방식만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 내 자신이 꼰대 같았다”거나,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옷 입는 스타일을 보고 괜히 한 소리 할 때, 간섭할 때 내가 ‘꼰대’임을 자각”했다고 한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정소진
ILLUSTRATION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01월호

MOST POPULAR

  • 1
    페스티벌 분위기에 흠뻑 젖게 할 패션 아이템
  • 2
    Silent Silver
  • 3
    배준호, 청량하고 젊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아레나 옴므 플러스> 디지털 커버 공개
  • 4
    Summer Taste
  • 5
    NEXT GENERATION, NEW GORPCORE DESIGNER 4

RELATED STORIES

  • LIFE

    서핑 후 즐기는 바다 옆 맛집 4

    양식, 중식, 한식까지.

  • LIFE

    전시가 있는 여행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꼭 전시 일정을 넣는 타입이라면?

  • LIFE

    각향각색 애프터 쉐이브

    면도 후 피부를 진정시키는 세련된 방법.

  • LIFE

    셀럽이 자주 출몰하는 유러피안 레스토랑 4

    세븐틴 민규의 흔적이 있는 파스타 맛집부터 고현정의 단골 레스토랑까지 모두 모아봤다.

  • LIFE

    Summer Fruity WHISKY

    여름이라 하여 위스키와 거리를 둘 필요는 없다. 여기 청량한 과일 향이 감도는 싱글 몰트위스키가 준비되어 있으니까.

MORE FROM ARENA

  • INTERVIEW

    이이담의 심야 영화관

    이이담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계속 좋아하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노력이 필요할 때마다 이이담은 심야 영화관을 찾는다. 찬 바람 부는 1월의 오후, 배우 이이담과 나눈 이야기.

  • LIFE

    구독의 함정

    구독 경제가 일상이 된 사회, 소비자들은 구독이라는 꿀과 구독이라는 늪 사이에서 종종 고민에 빠진다. 넷플릭스부터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유튜브 프리미엄, 로켓배송, 책과 음식과 술과 글까지, 정기구독만 하면 전 세계 라이브러리를 돌 수 있고 문 앞에 생필품이며 각종 취향의 목록까지 배송받을 수 있다. 문제는 나도 모르는 신용카드 대금이 1개월치, 6개월치, 1년치, 야금야금 선결제되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 많은 구독 서비스들을 신청해놓고 제대로 이용은 하는 걸까? 구독이라는 편리와 함정 사이, 경계해야 할 것들을 짚어본다.

  • FASHION

    극강 건조 Ⅲ

    찬바람에 마르고 거칠어진 환절기 피부를 탄력 있게 돌려줄 영양 단계.

  • LIFE

    제로 vs 제로

    늘어나는 지방과 두툼한 몸집을 생각하면 소다라도 0 칼로리로 마셔야지.

  • CAR

    동경의 자동차

    마세라티가 도쿄의 한 사찰에서 신형 그란투리스모를 공개했다. 이름 그대로 더 멀리 더 편하게 달리기 위한 경주 차였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