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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논객

볼보 XC60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November 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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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VO XC60 B5

전장 4,410mm 전폭 1,900mm 전고 1,645mm 축거 2,865mm 엔진 48V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배기량 1,969cc 최고출력 250hp 최대토크 35.7kg·m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9.5km/L 가격 6천1백90만원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부분변경이라는데…
2017년에 처음 나와서 4년째 팔고 있다. 이쯤 되면 몰라볼 정도로 ‘성형’ 한 번 해야 하는데, XC60의 부분변경은 “오빠, 나 바뀐 거 없어?” 수준이다. 구형과 신형을 나란히 두고 봐야 어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볼 수 있다. 볼보를 비롯한 다수의 유럽 브랜드들이 이런 식이다. 딱히 문제될 게 없다면 굳이 바꾸지 않는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오빠, 나 바뀐 거 없냐고?” 따져 물어도 딱히 답할 게 없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이 대박이다. 완전 새롭게 뜯어고쳤다. 기존 내비게이션은 볼보 XC60에서 유일하게 욕먹는 부분이었다. 내비게이션 없는 셈 치고 타는 이들이 많을 정도의 취급을 당했지. 이번에 새로 들어간 내비게이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티맵’이다. 가장 안 좋은 내비게이션에서 말이 필요 없는 내비게이션으로 ‘부분변경’된 것이라, ‘없는 셈 치던 것’에서 ‘믿고 따르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보면 되겠다. 전 세계적으로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체를 업그레이드했는데, 유독 한국만 SK와 협업해서 별도로 개발해 넣었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한국만 정밀지도를 해외로 반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볼보의 한국 배려’는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할 듯하다. ★★★★

고급스럽다가 실용적?
볼보는 이제 디젤 엔진은 안 만든다. 그냥 가솔린 엔진도 없다. 가솔린 터보 엔진에 48볼트 전기 모터를 붙인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주력이다. 시승한 XC60 B5에는 250마력 가솔린 터보 엔진에 14마력 전기 모터가 힘을 보탠다. 당연히 여유롭고 후련하게 나가는데, 인상적인 것은 시동을 걸 때 찍찍찍찍거리는 진동·소음이 없다는 점이다. 파워트레인은 마음에 드는데, 승차감은 여전히 실용적이다. 고속이나 코너에서 차를 안정적으로 잡아주지만, 울퉁불퉁거리는 비포장길에선 다소 불편하다. 질 좋은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감싸긴 했지만, 시트 역시 폭신함과는 거리가 있다. 나무 장식이나 금속 장식, 크리스털 기어노브도 고급스런 느낌이지만, 생김새가 무척 실용적이다. 조금만 더 멋을 내도 좋을 뻔했는데, 볼보는 괜한 멋을 내진 않는다. 그냥 질 좋은 소재를 쓸 뿐이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특징이다. 질 좋은 자연 소재로 쓸모 있게 만드는 것. 괜한 멋 부리지 않고, 슴슴하고 담백한 느낌이 여전하다. ★★★

SK가 뒤집었네
2년 전인가, XC60의 시승기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XC60은 좋은 차다. 내비게이션만 빼고….” 내비게이션을 빼고 살 수 있다면 돈을 더 주고도 살 것 같다는 혹평을 썼다가 지웠던 기억도 난다. 최근엔 ‘코로나 안전문자’가 계속 들어오면서 괴롭다는 얘기도 많았다. 모두 ‘바보’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관한 불만이었다. 아주 완성도가 높을 뻔했는데, 이것 때문에 ‘미완성품’ 같은 찝찝함이 남았다. 신형 XC60은 이걸 한 방에 뒤집었다. 세상 두려울 것 없는 ‘티맵’에, 사투리까지 알아듣는 음성인식 ‘누구’, 여기에 고품질 음악을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플로’까지 집어넣었다. 볼보와 SK가 협업해서 우리나라에 좋은 선물을 한 느낌이다. 물론 이 선물이 공짜는 아니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넣으면서 안드로이드 오토가 빠졌고, 애플 카플레이도 빠졌고, 가격을 1백만원가량 올리기까지 했다. 불평·불만이 속속 나올 법도 한데, 게시판은 여전히 푸른색이다. “티맵이 들어갔으니, 안드로이드 오토로 스마트폰 연결할 필요 없지” 이런 식이다. 1백만원 인상한 것도 “기존 고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가격 인상”이라는 해석도 있던데, 이렇게 훈훈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원래 시승기는 ‘까야 제맛’이긴 한데, 볼보 XC60은 이제 깔 것이 없다. 주문하고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게 불편한 점이긴 한데, 이게 단점인지 장점인지 모르겠다. 신형 XC60은 오늘 주문해도 내년 중에 받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

+FOR 답답한 내비게이션이 ‘똘똘한’ 티맵으로 바뀌었다.
+AGAINST 주문 후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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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악차는 없다는 마음으로 각 자동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하는 자동차 칼럼니스트.

안 바뀌어도 괜찮아
궁금했다. 디자인이 강점인 자동차가 부분변경을 하면서 디자인을 바꿀까 안 바꿀까? 신형 XC60은 2017년 출시한 2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2세대 XC60은 XC90의 디자인과 질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XC90은 기함이라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XC60은 부담은 덜고 감흥은 유지했다. 이런 좋은 구성이 있나. 크기와 용도, 가격과 효율에서 가치가 높다. 이런 균형 감각이 XC60을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하게 했다. 더 뭘 더하고 뺄 게 있나 싶을 수준. 그땐 그랬다. 지금도 그럴까? 디자인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신형 XC60을 보니 볼보의 자신감은 통했다. 볼보는 안팎 디자인에 관해서 아직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형 XC60은 이전 모델과 같이 놓고 봐도 차이를 잘 모를 정도다. 그릴 형태가 살짝 입체적으로 변하고, 하단 크롬 바를 더했다. 리어 범퍼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바뀌었나? 싶은 정도. 다른 차라면 실망, 혹은 당황할 변화다. 하지만 볼보라서 수긍하게 한다. 오히려 실물을 보기 전에 ‘변화를 위한 변화’로 망치지 않길 내심 바랐다. 신차인데 디자인이 새로 바뀌지 않아도 수긍하게 하는 디자인. 그만큼 잘 빚은 디자인은 생명력이 길다. 안팎 모두 해당하는 지점이다. 여전히 세련되고 꾸준히 소유욕을 자극한다. ★★★☆

변화는 몸보다 뇌
주행 성능도 변하지 않았다.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B5 엔진을 품긴 했다. 하지만 이 엔진은 이미 연식 변경으로 적용된 부분이다. 이렇게 안 변했는데 부분변경이라고 내놓을 수 있을까? 볼보가 강조하는 변화의 핵심이 따로 있기에 납득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비약적으로 바뀌었다.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글로벌 볼보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새로 개발했다. 한국만 따로, 특별히 개발한 시스템이다. 무려 3백억원을 투입해 티맵모빌리티와 협업했다. 티맵과 음성인식 AI 플랫폼 누구(NUGU), 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통합한 시스템이다. 세상에 없던 기술은 아니다. 티맵 사용자라면 일부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볼보 모델에 매끄럽게 이식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티맵을 켜면 계기반 디스플레이와 HUD에도 연동된다. 깔끔하다. ‘아리아’를 불러 음성으로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부릴 수도 있다. 공조 장치를 조절하거나 플로와 연동해 음악을 틀어주거나. 스마트홈과 연동하면 집 안의 조명이나 에어컨을 미리 켜둘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 아닌 XC60에서 할 수 있다. 그냥 말만으로도. 그러니까 몸이 아닌 뇌를 바꾼 변화다. XC60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

볼보의 큰 그림
신형 XC60의 변화는 단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선한 수준 이상이다. 흔히 미래 자동차는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될 거라고 한다. 스마트폰처럼 차량에서 많은 걸 할 수 있는 시대. XC60에 적용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그 미래상을 상상하게 한다. 물론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럼에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를 이용할 때 비약적으로 편해졌다. AI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뉴스를 듣고, 라디오 주파수를 찾으며, 심지어 농담 따먹기도 할 수 있다. 자동차에 매끄럽게 이식했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한국 특화이기에 더. AI 음성인식 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확도와 대화의 질이 상승한다. 더 편하게 사용할 선순환 구조다. 조금 과장하면 상냥한 목소리의 비서가 항상 XC60에 동승하는 기분이랄까. 볼보는 안락한 공간에 집중해왔다. 주행 질감이, 인테리어가 안락함이라는 가치를 쌓는다. 이번에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그 안락함을 풍성하게 한다. 이번 신형 XC60의 변화가 남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다. 확실한 방향성으로 특유의 가치를 전한다. 알고 보니 변화 폭이 크다. ★★★★

+FOR 디자인보다 OS가 비약적으로 좋아진 아이폰을 쓰는 설렘.
+AGAINST 최신 IT 기기에 별 감흥이 없는 사람에겐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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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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