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CAR MORE+

이란성 쌍둥이

기아 EV6는 아이오닉5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성격은 다르다. 더 날카롭다.

UpdatedOn October 02,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10/thumb/49197-467442-sample.jpg

 

형제라고 다 닮은 건 아니다. 비슷한 구석은 있어도 딴판인 경우도 많다. EV6는 아이오닉5의 형제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긴 하지만 성격이 다르다. 아이오닉5가 공부를 그럭저럭 잘 하고 선생님 말도 잘 듣는 모범생이라면, EV6는 책보단 운동을, 정숙함보다는 멋을 더 좋아하는 놀 줄 아는 편이다. 그래서 EV6는 생김새도 좀 다르다.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했으니 휠베이스가 길다는 특징이 있지만 자세히 보면 다르다. 전고와 축거가 아이오닉5 대비 10cm가량 짧다. 더 날렵한 인상이다.

외형에 담긴 선들을 보면 날렵하고자 한 노력이 보인다. 전면 그릴을 얇게 잘라내 호랑이 얼굴을 더 날카롭게 다듬었고, 펜더는 볼륨을 더해 힘찬 이미지를 만들었다. 웅크리고 있는, 식빵 굽는 호랑이 형상이랄까. 루프 라인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 방식을 택했고, 루프 끝에 스포일러를 달아 ‘스포츠카’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리어 윈도는 반듯하게 아래로 내려오다 툭 튀어나온 테일 램프에서 끝난다. 스포일러 겸 테일 램프는 반듯한 수평이 아닌 부채꼴처럼 완만한 곡선이라 쉽게 질리지 않는다. 좌우 끝으로 갈수록 램프의 두께가 굵어지고, 램프 표면을 다이아몬드처럼 깎아 시인성을 높였다. 눈에 그냥 잘 보이는 게 아니라 멋있게 잘 보인다. 잘생긴 외모에 LED로 화려하게 분장하고, 넓은 디스플레이와 최첨단 기능을 미래적으로 표현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연출인데, 가만 생각해보니 케이팝 아이돌 같기도 하다. 예쁘고 화려하고 날렵한데 미래적이다.

중요한 건 주행감이다. 시승한 차량은 EV6의 롱레인지 GT라인 4WD였다. 77.4kWh 배터리를 탑재했고, 고성능 버전 GT트림의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제원상으로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441km에 달한다. 19인치 휠 기준이다. 복합전비는 5.0km/kWh다. 수치상으로는 부족함 없어 보인다. 운전 성향에 따라, 스포츠 모드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성능은 큰 차이를 보인다. 성수동에 위치한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에서 출발해 경기도 포천으로 향했다. 도심 정체 구간에선 컴포트 모드로도 충분하다. 조향감은 적당히 가볍고, 가속 반응은 민첩하다. 토크가 높으니 슬쩍 밟아도 재빠르게 움직인다.

계기반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속도는 숫자로, 주행 가능 거리도 숫자로 표시된다. 그런데 폰트 크기는 조금 더 키울 필요가 있다. 계기반에 표시된 다른 정보들보다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다. 주행 모드에 따라 화면이 달라지는데,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붉은색 화면이 표시된다. 차량 반응도 더욱 빠르고, 가속 성능도 쾌활하다. 노면에 몸을 잔뜩 붙인 채 빠르게 속도를 높인다. 기어 변속이 없는 데다 높은 토크와 마력에 힘입어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통과했다. 엔진음이 없어 어색하지만 설정에서 소음 크기는 조절할 수 있다. 엔진음도 볼륨 조절된다. 이 정도면 스포츠카 부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그만큼 배터리 소모도 크다. 출퇴근 주행을 상상하며 다시 일반 모드로 바꿨다. 에어컨도 시원하게 틀고, 음악도 크게 들었다. 어깨춤도 좀 췄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자 복합전비는 6.0km/kWh를 상회했다. 알려진 공인 전비보다 효율이 높았다. 생김새처럼 잘 달리지만 눈치껏 얌전해야 할 때는 조용하다. 풍절음이나 노면소음도 적다. 요철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세단 못지않은 편안한 승차감이다.

하지만 여행 다니기엔 세단만큼이나 실용성이 아쉽다. 트렁크 공간은 아이오닉5에 비하면 좁고, 뒷좌석 헤드룸도 낮다. 그래도 V2L이라는 차량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니, 마냥 실용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다. 아이오닉5가 여유롭게 캠핑할 수 있는 실용성을 갖췄다면, EV6는 캠핑장까지 여유롭게 갈 수 있는 동력을 가졌다. 뒷좌석에 손님 태울 일이 적거나, 펀드라이브를 즐긴다면 EV6는 괜찮은 선택이다.

기아 EV6 롱레인지 4WD GT-라인

배터리 77.4kWh 모터 최고출력 239kW/ps 모터 최대토크 605Nm 복합전비 5.0km/kWh(19인치 휠 기준) 1회 충전 복합 거리 441km (19인치 휠 기준) 구동 방식 풀타임 4륜구동 가격 5천9백80만원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1년 10월호

MOST POPULAR

  • 1
    내돈내산 오피스템 5
  • 2
    오직 엔진 생각 뿐인 왕자님 아니 엔하이픈의 고백
  • 3
    서로가 서로의 최애! 데이식스가 완성한 여름의 한 페이지
  • 4
    고보결은 고보결답게 살고 싶다
  • 5
    THE SHAPE OF CITY

RELATED STORIES

  • CAR

    CAFE RIDER

    모터사이클 타고 모터사이클 카페에 간다. 전투기가 비행장으로 모이듯 라이더라면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 일상을 더욱 빛내줄 모터사이클 넉 대.

  • CAR

    미쉐린과 모나코

    미쉐린은 모터스포츠와 함께했다. 모나코는 모터스포츠의 성지 같은 곳이다. 미쉐린이 모나코에서 특별한 여정을 준비했다. 근사한 이야기가 펼쳐질 듯한 조합이다. 미쉐린과 함께한 모나코의 어느 특별한 순간.

  • CAR

    화장을 고치고

    기아 EV6는 2021년에 등장했다. 어느새 3년이 지나 부분변경 모델이 나왔다. 변화의 핵심은 눈매. 밤하늘의 별 궤적처럼 LED를 흩날렸다. 역시 눈매가 달라지니 또 새롭다.

  • CAR

    Stand on Top

    성능, 가치, 상징성 어느 하나 모자라지 않는다. 정점에 선 자동차 넉 대.

  • CAR

    Dream Come True

    브랜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누구에게 물어야 이야기가 풍성할까? 의외로 답은 쉬웠다. 브랜드 대표라면 직함처럼 브랜드를 대표해 누구보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할 테니까. 그래서 포르쉐 코리아 홀가 게어만 대표에게 물었다. 왜 사람들이 포르쉐를 좋아할까요?

MORE FROM ARENA

  • REPORTS

    독백과 방백의 사이에서

    유준상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던지는 남자다. 작품 속에 있거나 그렇지 않거나. 지금 이 순간에도.

  • AGENDA

    논란의 놀란

    아무도 논란이라 하지 않을 테다. 하지만 분명 놀란은 <덩케르크>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 FASHION

    대조와 조합

    도저히 같이 쓸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 단어가 지방시의 2019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 INTERVIEW

    배우 연우진, 거칠고 섹시한 무드의 화보와 인터뷰 미리보기

  • AGENDA

    발라 먹어요

    쓱 발라주기만 하면 된다. 스프레드 잼 하나로 근사한 한 끼가 완성될 거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