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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논객

BMW 뉴 M4 컴페티션 쿠페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June 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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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New M4 Competition Coupe

전장 4,795mm 전폭 1,885mm 전고 1,400mm 축거 2,855mm 엔진 BMW M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배기량 2,993cc 최고출력 510hp 최대토크 66.3kg·m 변속기 8단 M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 구동방식 후륜구동 0-100km/h 3.9초 가격 1억2천2백70만원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얼굴 못생겼다?
“BMW가 왜 이러나?” 싶다. 잘생긴 얼굴만 보여줬던 BMW라서 더욱 아쉽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이상하다. 심지어 BMW 한국인 디자이너이자, BMW의 에이스이자, 자랑스러운 학교 후배이기도 한 ‘임승모’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일전에 해외 모터쇼에서 그를 만나 BMW의 키드니 그릴에 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키드니 그릴은 원래 세로였는데, ‘슬랜트 노즈 디자인(앞부분이 얇은 형상)’의 유행을 거치면서 가로형 키드니 그릴이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다. BMW 내부에서는 내심 과거의 세로형 키드니 그릴을 살리고 싶어 했고, 몇몇 콘셉트카를 통해 세로형 키드니 그릴을 내세웠으며, 양산차에는 신형 4시리즈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얘기였다. 듣고 있으면 십분 이해가 되는데, 아직도 눈에 착 감기진 않는다. 사실 인간의 눈은 자신의 눈에 익숙한 것만 보고 싶어 하는 습성이 있다. 눈에 익은 건 아름답다고 얘기하고, 그렇지 않은 건 못생겼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새로운 M4의 앞모습을 ‘못생겼다’라고 말하고 있다. “승모야, 미안해!!” ★★★

커졌다, 너무 커졌다
딱 봐도 늘씬하다. 매끈한 몸매에 볼륨감도 절정이다. 그런데 너무 크다. 기억 속의 M3, M4는 작고 똘똘한 맛이 있었는데, 지금 내 눈앞엔 가슴 큰 금발 여배우 같은 M4가 서 있다. 길이가 거의 4.8m다. 2008년도에 나왔던 6시리즈와 비슷하다. 너무 커져서 ‘M3, M4만의 찰진 몸놀림’이 안 나올 것 같다. 무게도 100kg가량 늘었다. 몸이 커진 만큼 힘도 세지긴 했다. 3리터 터보 엔진으로 최대 510마력을 뿜어낸다. 엄청난 파워다. 2007년식 M5가 5리터 10기통 엔진으로 507마력을 냈다. 당시 M5를 시승하면서 연거푸 놀라며 까무러쳤던 기억이다. 그리고 오늘은 3마력 더 강력한 그의 동생, M4의 운전대를 잡고 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마자 가차없이 튀어 나간다. 터보랙 같은 것도 없고, 터보라서 배기음이 먹먹한 것도 없다. 다만 8단 자동변속기가 지나치게 평화롭다. 스포츠플러스 모드 넣으면 거칠게 날뛰던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그리워지는 대목이다. 그러고 보니 신형 M4는 더 커지고, 더 세지고, 더 부드러워지면서, 한 등급 위로 올라가면서, 조금 나이가 먹은 듯하다. M4가 아니라 M4.5 정도 느낌이다. ★★★

불만만 정리하면
신형 M4를 서킷에서도 타보고, 일반 도로에서도 타보고, 지하주차장에서도 타보고, 고속도로에서도 타봤다. 일단 길쭉한 키드니 그릴이 적응 안 되는 건 그렇다 치자. 엔진 파워는 좋아졌지만, 지나치게 신사적이지 않나 싶다. 기존 M4엔 경주차 같은 거친 맛이 어느 정도 남아 있었는데, 신형 M4는 그런 것들을 모조리 삭제했다. 배기 사운드도 기존 M4는 팝콘이 제법 팡팡팡팡 터졌는데, 신형 M4에선 팝콘 소리 같은 거 없다. 그냥 웅얼거리다가 끝난다. 가장 불만은 8단 자동변속기다. 거칠기로 소문난 시퀀셜 변속기 시절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기존 M4의 듀얼클러치 변속기 정도가 M4의 성격에 딱 맞았다. 모드에 따라 부드럽고 거친 맛을 두루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신형 M4의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럽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불만 하나 더. 길이가 4.8m나 되는 차인데, 뒷좌석 머리 공간이 그게 뭐냐. 늘씬한 지붕 라인에 너무 집착한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 지붕 라인 잘 뽑으면서 머리 공간도 제법 뽑아내는 요즈음 차들이 있어서 하는 말이다. 불만을 더 적을 수도 있지만, 해봤자 뭐 하겠나. 딱 하루 타면서 이미 신형 M4에 빠져버렸다. 1억2천만원 마련할 궁리에 오늘밤도 어딘가에 전화를 돌리고 있다. M4는 이번에도 M4 했다. ★★★★

+FOR 한 바퀴만 돌아보면 “못생긴 얼굴 얘기 따윈 집어치워!”라고 외치게 된다.
+AGAINST 이것저것 따지면서 부정적인 이슈 퍼트리는 이들에게 약점 잡힐 것들이 여럿 보인다. 고도의 전략인가?

3 / 10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악차는 없다는 마음으로 각 자동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하는 자동차 칼럼니스트.

낯설게 하기
어쩔 수 없다. 역시 커다란 수직 키드니 그릴이 먼저 보인다.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영영 낯설게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있다. 낯설기에 눈에 콕, 박힌다. 지나가면 열에 아홉은 쳐다볼 수밖에 없다. 감탄이든 경악이든, 시선을 끄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이 생긴다. 고성능 모델이라면 더 효과적이다. 도로에서 도드라져야 하는 모델이기에. 같은 수직 키드니 그릴이어도 M4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그냥 4시리즈보다 수직 키드니 그릴이 차체에 스며들었달까. 같이 놓고 보면 확연하다. 차체의 각 덕분이다. M4의 차체에 들고 난 날카로운 각은 수직 키드니 그릴의 파격과 호응한다. 그릴 폭에 맞춰 파인 보닛의 그래픽과 앞 펜더 뒤로 깊게 파인 캐릭터 라인의 과감함이라니. 그릴에 테두리가 없어 더 차체 선과 연결된다. 이제야 전체 비율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차체 비율이야 원체 4시리즈가 빼어났다. 실내 역시 과감하다. 카본으로 빚은 스포츠 버킷 시트는 본격적이고, 실내 곳곳에 적용한 색은 발랄하다. 고성능을 증명하는 장식을 넘어 감각이 파격적이랄까. 런웨이의 오트 쿠튀르처럼 전위적이다. M4의 안팎은 기존 M과 온도 차가 확실하다. 그 시작은 분명 수직 키드니 그릴이다. ★★★☆

고농도 쾌감
M 카본 버킷 시트에 앉으면 두근거릴 수밖에 없다. 일체형 버킷 시트는 고성능의 징표 아닌가. 몸을 잡아두는 느낌 자체가 앞으로 펼쳐질 짜릿함을 예고한다. 신형 M4는 몇몇 부분을 눈여겨보게 한다. 우선 510마력이라는 최고출력. M5가 500마력을 넘겼을 때 스포츠 세단이라는 존재가 벽을 하나 넘은 듯했다. 이제 동생 격인 M4도 벽을 넘었다. 그만큼 무게도 늘었지만 경량 소재로 최대한 무게를 덜었다. 앞뒤 50대50 무게 배분이야 말할 것도 없다. 앞 19인치, 뒤 20인치 M 경량 단조 휠은 멋을 떠나 제대로 달리기 위한 무기다. 넓어진 폭은 무지막지한 출력에도 도로를 안정적으로 움켜쥘 거라 짐작하게 한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든 지붕 또한 무게 중심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다. M4를 타기 전 이런 정보들은 들뜨게 한다. 세대 바뀐 M4의 진화를 증명하니까. 하지만 M4를 타고 달리기 시작하면, 사실 이런 정보는 배기음에 날아간다. 중요한 건 하나뿐이다. 얼마나 짜릿하게 하는가. 신형 M4는 한층 강렬해진 출력을 흩뿌리면서 상당히 민첩하게 코너를 빠져나온다. 살짝살짝 엉덩이를 흔드는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

고성능의 재정의
신형 M4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따로 있었다. 수직 키드니 그릴도, 500마력 넘는 출력도 아니었다. 물론 둘 다 강렬하지만, 익히 예상한 바였다. BMW가 고성능 퍼포먼스 M을 만들어온 과정을 아니까. 예상 밖의 장치는 M 전용 기능들이다. 성능을 과시하는 것보다는 고성능 차를 즐기게 하는 요소들. M 드라이브 프로페셔널로 통칭하는, M 트랙션 컨트롤과 M 드리프트 애널라이저, M 랩타이머 등이다. 트랙션 컨트롤 기능을 10단계로 조절해 드리프트를 수월하게 하고, 드리프트 시간을 측정하고 기록하기도 한다. 드리프트는 고성능 차에겐 별책 부록 같은 재미다. 자동차를 갖고 노는 즐거움을 극대화한 별식이랄까. 마침 BMW는 M타운이라는 유쾌한 콘셉트도 선보였다. 고성능 차를 타고 즐기는 놀이동산 같은 마을로 M을 재정의했다. 랩타임 0.01초에 매달리는 진지함보다는 삶을 발랄하게 일깨우는 고성능으로서. M 전용 기능은 달라진 콘셉트와 호응한다. 마니아를 위한 고성능이 아닌 즐거움을 위한 고성능. 말장난 같지만 분명히 다르다. 신형 M4는 안팎 감각부터 소소한 기능까지 그 변화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

+FOR 기대한 만큼 차오르는 포만감.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AGAINST 수직 키드니 그릴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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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1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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