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찬혁이 하고 싶어서

독립을 앞둔 찬혁은 자신만의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이라고 했다. 갖고 싶은 것보단 쓸모 있는 물건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손수 만들었고 브랜 드 ‘세 이 투 셰’를 론칭했다.

UpdatedOn April 05, 2021

/upload/arena/article/202103/thumb/47689-448424-sample.jpg

녹아내리는 듯한 형태의 페르시안 러그 세이 투셰 제품.

뭐 하고 지냈나?
최근까지 브랜드 ‘세이 투셰(SAY TOUCHE)’ 론칭하느라 바빴다. 컴백도
준비 중이고. 아, 이사도 앞두고 있다.

어디로 가려고?
상수동 근처.

최근 JTBC 예능 <독립만세>를 통해 홀로 살아보니 어떤가?
인테리어에 큰 관심 없었다. 최근 독립 준비와 동시에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자연스레 리빙 소품과 인테리어에 애정이 생겼다.

가구와 오브제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
튀지만 눈에 띄지 않는 걸 좋아한다. 가구도 그렇다. 그래야만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쉽게 질리지 않는다.

지금 골라놓은 가구들은 어떤 건가?
제일 중요한 소파는 확정했고, 침대와 스피커는 고르고 있다. 스피커는 소리도 중요하지만 공간의 분위기에 맞아야 하니까 숙고 중이고. 액자는 너무 많이 갖고 있어 살 필요가 없다. 선반도 뭘 사야 할지 아직 판단이 안 되네.

자취하면 수집하고 싶은 소품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술잔을 그렇게 모으고 싶던데 찬혁도 그런 게 있나?
안경, 선글라스를 정말 좋아한다. 엄청 모으는데 마땅히 둘 곳이 없더라. 안경을 보관할 만한 오브제가 필요했는데 찾아 헤매기보단 직접 만들어봤다. 그래서 탄생한 게 ‘맨드릴 글라스 앤 주얼리 홀더’다. 거창한 기능을 하지 않는 물건이 거창하게 생긴 것. 그게 멋있다.

무슨 뜻인가?
안경을 두는 소품일 뿐인데 무척 정교하게 제작해서 거창하게 보이는 거지. 안경 하나 두기 위해 특별한 작품을 만드는 행위 자체가 멋있지 않나.

앞으로 생활할 공간은 어떤 콘셉트로 꾸미고 싶나?
카페를 좋아한다. 이곳저곳 다양한 카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정말 마음에 드는 한 곳을 정해놓고 주야장천 다닌다. 예전에 집보다 편안한 카페를 발견했는데 지금은 사라졌더라. 그런 카페를 집으로 들이고 싶다. 세련된 느낌보다는 안락하고 편안한 느낌이 좋다.

색감을 다양하게 쓰진 않겠네?
화려한 색채로 꾸미면 쉽게 질릴 것 같다. 최대한 낡고 오래된 느낌을 살리고 싶다. 새로운 건 정이 안 간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공간이 생기면 어떨 것 같나?
내 집은 그냥 내 공간이다. 나만 사는 곳. 다른 사람을 들이거나 초대하는 걸 즐기는 편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만나려면 집 근처 단골 식당이나 카페에서 보면 되지.

/upload/arena/article/202103/thumb/47689-448423-sample.jpg

찬혁 앞에 놓인 실버 색상 맨드릴 상반신 조각상 세이 투셰 제품.

집돌이인가?
내성적인 편인데 그렇다고 집돌이는 아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스타일도 아니고. 그렇지만 나만 아는, 나를 기다리는 공간이 있을까 싶어 열심히 찾아다녔는데 건지는 건 없다.

쉬는 날에는 뭘 하나?
최근 몇 달 동안 쉬어본 적이 없다. 할 게 많았고 앞으로도 스케줄이 있다. 내 일이 모두 창작 활동인데 쉬는 날 하고 싶은 일도 결국 창작 활동이더라. 영역은 다르지만 그림처럼 없던 걸 만들어내는 행위를 하고 싶어서 시간 나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글도 쓰고.

새나 파충류, 동물 등을 그리더라. ‘세이 투셰’의 오브제도 원숭이 얼굴이잖아. 이유가 있나?
얼굴이 있는 존재를 그리면 생동감이 느껴진다. 파충류나 동물에만 집중하는 건 아니고 그보다는 생명체 자체를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화난 표정이 그려진 그림을 보면 무서움을 느끼고 실제로 그런 그림을 침실에 두면 방 분위기가 음침하고 그렇잖아. 생명력을 가진 그림이 좋다.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나?
사실 나는 나밖에 모른다. 컬래버레이션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누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나는 타인에게 정말 관심이 없다. 요즘 그런 생각이 문득 드네. 내가 오직 집중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찬혁이 현재 내놓은 새로운 창작물이자 브랜드인 ‘세이 투셰’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린 이런 걸 만들었으니 좋으면 사. 그런 브랜드다. 팔기 위해 몸부림치는 게 아니라 ‘우린 멋있는 걸 할 테니 우리를 투셰(Touche)한다면 투셰를 외치고 물건을 가져가라’는 거다. ‘투셰’가 펜싱 용어인데 자신이 찔렸을 때 ‘인정’한다는 의미다. 상대방의 말에 반박할 수 없을 때, 혹은 어떤 타격감을 받아 저항할 수 없을 때 투셰를 외치기도 한다.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계기는 뭔가?
모든 것을 권태롭게 느끼던 시기가 있었다. 음악이 다가 아닌데, 음악으로 한정 짓기엔 내 삶은 더 넓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권태로움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갈망을 함께 해소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 재미있는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발자국이 그려진 발 매트가 특이하다. 러그의 모양도 기이하고. 의미가 있나?
소품들의 테마는 ‘도둑의 집’이다. ‘우셰’라는 가상의 인물도 만들었다. 우셰는 선망하는 물건, 누구나 혹할 만한 물건들을 기념비적으로 자신의 집에 들여놓기 위해 훔치는 도둑이다. 우린 그 도둑의 취향인 오브제들을 만든다. 그래서 우셰의 발자국을 그린 것이고. 러그에 대해 말하자면 평범하지 않고 공간에 확실한 영향을 줄 만한 것이 필요했다. 모양이 특이해 바닥에 툭 놔도 좋고 공간을 지배하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재미있는 러그다.

지금 화두는 뭔가?
이 모든 게 사라져도 나는 똑같을까? 음악도, 브랜드도, 그림도, 책도 그렇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엔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그 중심에 있는 게 나 자신이고. 내가 하는 것들이 잘되든 못되든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일이 날 지배한다거나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할 거다.

새로 시작하고 싶은 게 또 있을까?
30대가 되면 새로운 걸 하기보단 20대에 했던 것들을 유지하고 싶다. 20대엔 계속 도전할 거다. ‘이것저것 뭘 저렇게 많이 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무슨 일이든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보여주게 되는 거다. 내가 그렇게 하고 싶으니까.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이우정

2021년 04월호

MOST POPULAR

  • 1
    캡이 될 수 있는 모자
  • 2
    완벽함과 유연함 사이의 이준호
  • 3
    정경호, "저는 항상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 4
    차강윤, "나중에는 꼭 연출을 하고 싶습니다. 일단 연기로 인정받아야죠.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요."
  • 5
    슬라이드를 신고

RELATED STORIES

  • INTERVIEW

    정경호의 선택

    아이고, 반갑습니다. 스튜디오에 들어온 배우 정경호가 10년 지기처럼 두 손을 내밀고 인사했다. 물론 우린 처음 보는 사이다. 정경호는 그렇게 사람을 대하는 배우다. 함께하는 사람을 우선하는 배우. 좋은 연기는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배우. 곁에 있는 연인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연기하는 배우. 정경호의 선택에는 사람이 깔려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결과 또한 좋다.

  • INTERVIEW

    그곳에 소지섭이 있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해 총탄을 맞고 시한부 인생을 살았던 그 남자. <사도>에서 조선의 왕이 되어 구슬픈 춤을 추던 그 남자. <주군의 태양>에서 귀신들의 원혼을 풀어주던 그 남자. 지난 28년간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장면 속에는 소지섭이 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으로 돌아온 배우, 소지섭을 만났다.

  • INTERVIEW

    완벽함과 유연함 사이의 이준호

    어느덧 17년 차. 수많은 노래와 배역 사이를 이준호는 치열하게 오갔다. 완벽함을 바라는 마음은 그를 시종일관 몰아붙였다. 그의 노력에 걸맞게 팬들의 환호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울려 퍼졌다. 그렇게 달려가던 이준호는 이제 유연함을 바라본다. 완벽에 다다르는 길이 하나만 있지 않기에.

  • INTERVIEW

    소지섭, "좋은 배우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좋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믿습니다."

    배우 소지섭의 <아레나> 5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 INTERVIEW

    박재범, 반려견 오스카와 함께 한 <아레나 옴므 플러스> 디지털 커버 공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와 박재범이 함께한 <아레나> 디지털 커버 미리보기

MORE FROM ARENA

  • DESIGN

    Summer Time

    이 계절을 즐기기에 딱 좋은, 가볍고 합리적인 시계들만 모았다.

  • FASHION

    SUMMER JEWELRY

    한여름 태양 아래 더 눈부시게 빛날,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한국 디자이너들의 쿨한 주얼리 브랜드.

  • INTERVIEW

    육준서의 스펙트럼

    UDT 출신의 미술가 육준서. <강철부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그가 <아레나> 카메라 앞에 섰다. 제네시스 차량 구독 서비스 ‘제네시스 스펙트럼’과 함께.

  • LIFE

    도미토리와 체인 호텔 사이

    여행자의 천국, 방콕의 숙박 트렌드가 콘셉추얼 호텔로 바뀌고 있다.

  • INTERVIEW

    추성훈으로 살아남기

    ‘추성훈 같은 남자’는 추성훈 하나뿐이다. 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부터 종합격투기 파이터, 사랑이 아빠, 트로트 가수, 유튜브 스타까지. 추성훈은 자신이 발 디딘 거의 모든 곳에서 성공했지만, 정작 성공만을 위해 달려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사나이 추성훈이 들려준 이야기에는 비결보다 감동이 있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