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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의 사진가

라운디드 A 에디션(Rounded A edition)은 고감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라운디드와 <아레나>가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다. 라운디드 A 에디션에 참가한 사진가 네 명의 목소리와 그들의 작품이다.

UpdatedOn November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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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of a Flower
2016년부터 진행해온 작업이다. 촬영장 소품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식물을 작업 대상으로 삼았다. 꽃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본질적인 모습을 담는다. 이정규는 자연스러움 속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한다. 촬영을 위해 특별히 가공되거나 꾸며지지 않은 일반적인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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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이정규

사진가 이정규

35세 미혼. 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옛 물건들을 좋아한다.

사람들에게 당신의 사진이 어떤 의미가 되길 바라나?
2020년 지금은 이미지의 공해 같은 시대다. 예쁘고 화려하게 가공된 시각적인 이미지가 넘쳐난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소모성 이미지들 속에서 내 작업만큼은 상업적 의도 없이, 순수하고 담백하게 보였으면 한다. 또한 내 작업이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사진가로서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가?
주변의 흔한 것들을 관찰한다. 방에 널브러진 소품들,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사람들의 옷차림, 말투나 행동 등. 일상에서 진정한 작업이 나온다. 작업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 우연히 멋진 장면을 포착하거나 특별한 장소, 소품을 촬영하는 건 진정성 없는 소모성 이미지로 느껴진다.

셔터를 누르게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축구 선수가 골을 넣고 환호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단순히 셔터를 누르는 행위는 중요치 않다. 셔터를 누르기까지 현상을 지켜보고 내 나름의 결론을 짓는 일련의 과정은 내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존재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행위다. 인간은 누구나 존재 가치와 이유를 증명받길 원한다. 나 역시 그렇다.

당신이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무엇인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좋아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0년대에 생산된 클래식 바이크나, 오래된 1970년대 차를 몰며 해가 지는 방향을 향해 달릴 때의 기분은 가슴 벅차고 아름답다. 1960년대나 1970년대를 살아보진 못했지만, 마치 내가 그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다음 작업도 기대된다. 계획 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주변의 소소한 것들을 대상으로 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제는 대상의 범위를 넓히고 싶다.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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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Dream
우연히 마주한 도시 풍경을 촬영한 시리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김선익에게 도시는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자 친숙한 장소이다. 출장지에서 돌아오는 길, 농구 코트, 주차장, 뮤지엄 등 일상의 범주에서 우연히 촬영한 사진들을 모았다. 익숙한 풍경을 생경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작업의 출발이었다. ‘빅 드림’은 단어 그대로 꿈을 의미한다. 잠자는 동안 여러 사물을 보고 듣는다는 뜻과 희망이나 이상을 뜻하기도 한다.

사진가 김선익

사진가 김선익

서울을 기반으로 사진 작업을 펼치고 있다.

당신의 작업을 본 관객들이 무엇을 느끼길 바라나?
오래전, 서랍장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던 소중한 물건을 우연히 발견하듯 이미 알고 있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떠올리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사진을 통해 모르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사진가로서 관심 있게 찾아보는 주제는 무엇인가?
유일한 관심이라면 매일 마주하게 되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든 것들이다. 그것들을 어떻게 낯설게 보고 새롭게 느낄 것인지가 과제이자 관심사다. 그것과는 별개로 최근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소녀들의 채널에 빠져 있다.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나?
공간의 질서와 시간의 순서를 무시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는 대상. 길을 걷다 보면 그냥 눈에 들어온다. 모두 같은 형태를 하고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대상이 있다. 상투적일 수 있는 말이지만 색, 형태, 빛, 질감, 모든 것이다.

사진가로서 기괴하게 느껴지는 대상이 있다면?
지하철 앞줄에 있는 모든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보고 또 봐도 나에게는 여전히 기괴하고 충격적인 광경이다.

최근 당신의 시선을 빼앗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의 중년이다. 그들의 행동, 패션, 헤어스타일, 모든 것들이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대한민국의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유니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자면 모두 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아줌마들이다.

당신에게 사진은 어떤 의미인가?
사진은 나에게 표현의 기회를 주었다. 카메라 뒤에 숨어 사물을 바라보고 기록하며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지, 살아갈지 배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나에게 스승과 같지 않을까?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인가?
지난해 ‘Isolation’을 주제로 첫 사진집을 발행했다. 고립은 모든 현대인을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다. 도시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지 주시하며 이 주제를 더 발전시켜보려고 한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진집을 발간해보려고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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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Cap, SIP
이수강은 두 가지 작업을 선보였다. ‘나이트 캡’은 매거진 작업 중 촬영한 이미지다. 두 장의 이미지는 각각 여름과 겨울의 밤을 상징한다. 술 한 잔의 이미지가 잠들기 전의 고단함을 녹여주리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SIP’은 일상의 사물이 자연스레 움직이는 순간을 포착한 이미지다.

사진가 이수강

사진가 이수강

빛과 그림자로 사물의 본질을 찾아낸다.

두 가지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유는 무엇인가?
주로 상업 사진 작업을 하기에 개인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드물다. 좋은 기회가 생겼고, 기왕이면 성격이 다른 작품들을 공개하고 싶었다. 또 내 작업물이 누군가가 아끼는 공간에 놓인다고 생각하면 부담과 책임도 느낀다. 환경과 잘 어우러질 수 있기를 바라고, 언제 보아도 예쁘고 멋지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사진가로서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빛이다. 빛이 반사되고, 굴절되는 현상에 관심이 크다. 빛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그림자에 대한 관심도 크다. 가장 자연스러운 빛과 그림자로 사물의 본질을 포착하고자 한다.

카메라로 포착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였나?
사진가가 되기 전의 기억이다. 초등학생 시절 똑딱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당시 나무에 맺힌 고드름을 촬영했는데, 그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기술적으로 뛰어나거나, 풍경이 근사하진 않았다. 이후 내 삶의 방향이 결정된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가장 기괴한 촬영 대상은 무엇이었나?
학창 시절이었다. 남다른 이미지를 찾는 도중 폐가에서 촬영할 기회가 생겼다. 폐가에서 촬영할 때에도 무서웠지만, 이후 암실에서 홀로 현상할 때는 심령 사진처럼 찍힌 이미지 때문에 꽤나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사진가로서 가장 힘든 작업은 언제였나?
스튜디오 직원에서 포토그래퍼로 승진했을 때다. 처음으로 배당받은 작업이 화장품 촬영이었다. 지금은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오래 촬영했다. 옆에서 보던 것과 직접 찍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었다.

최근 당신의 시선을 빼앗은 피사체는 무엇인가?
요즘 요리에 푹 빠졌다. 취미로 시작했는데, 점점 요리의 즐거움에 눈뜨고 있다. 요리 기구를 알아보다 보니 자연스레 음식 사진을 보게 되더라. 이제는 음식 사진에도 많은 관심이 생겼다.

당신에게 사진이란 어떤 의미인가?
취미이자 특기며, 동시에 생계다. 살면서 해온 일 중 유일하게 포기하지 못한 것이 사진이고,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 것도 사진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사진 촬영이고, 나는 사진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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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의 겨울
2006년 사진 스튜디오의 어시스턴트로 근무하던 시절 촬영한 이미지다. 사진에 담긴 풍경은 알래스카 앵커리지다. 단정하며 목가적이기까지 한 이미지는 눈 쌓인 겨울 풍경에서 온기를 전해온다. 맹민화는 온몸이 시리고 아리게 추웠던 알래스카의 겨울을 기억한다.

사진가 맹민화

사진가 맹민화

지구와 환경을 카메라로 기록한다.

사람들에게 당신의 사진이 어떤 의미가 되길 바라나?
몇 해 전부터, 아니 더 이전부터일지도 모르겠다. 겨울에 눈을 만날 수 있는 날들이 적어졌다. 어릴 적부터 내가, 그리고 우리가 아는 겨울의 이미지는 춥지만 보송하게 내리는 눈을 겨울 내내 즐길 수 있었다. 이제는 그러지 못하는 것이 너무 속상하다. 유난스럽더라도 앞으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 무엇에 관심이 있나? 지금 흥미를 느끼는 주제는 무엇인가?
자연과 도시 그리고 바다에 떠도는 쓰레기들이다. 도대체 저 많은 쓰레기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한다.

당신이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대상은 무엇인가?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나?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자연의 색이다. 무엇보다 자연이 주는 위로가 크다.

사진가로서 풍경이 아름답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
계절의 빛이다. 매번 다르게 보이는 순간순간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렇다면 카메라를 들고 마주한 가장 기괴한 풍경은 무엇인가?
2018년 아이슬란드 흐베리르(Hverir). 화산 지형의 지열 지대인 그곳은 제대로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센 바람과 유황 가스 냄새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최근 당신의 시선을 빼앗은 대상은 무엇인가?
세상의 모든 정원이다.

당신에게 사진이란 어떤 의미인가?
기록. 더 이상의 의미는 없다.

앞으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는?
‘지구 환경’에 대한 이미지들을 계속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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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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