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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찾아서: 디자이너 문승지

영화 한 편, 소설 한 권은 벽돌 하나에 불과하다. 그것들이 쌓이며 성을 이룬다. 작가의 세계는 그렇다. 때로는 인상적인 작품이 성을 떠받치는 기둥이 되고, 벽돌의 배치에 따라 기발한 아이디어가 발견되기도 한다. 우리는 작가와 함께 그의 성을 투어하며, 작품의 토대가 된 벽돌들을 하나씩 뽑아 들었다. 지금 각 분야에서 가장 유별난, 돋보이는 작가들의 영감 지도다.

UpdatedOn September 03, 2020

디자이너 문승지

 디자이너 문승지 

아티스트 그룹 팀 바이럴스의 공동 대표 문승지는 가구를 만든다. 최근에는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환기하는 누룽지 컬렉션을 선보였다. 해안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한 가구다. 문승지는 인터뷰에 앞서 화이트보드를 키워드로 가득 채운 누룽지 컬렉션의 마인드맵을 보여줬다. 그중 일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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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컬렉션

누룽지가 냄비라는 틀에 굳어져서 나오는 형상을 가구에 대입했다. 강한 열을 급하게 가하면 밥알이 틀에 눌어붙게 된다. 플라스틱도 동일하다. 누룽지 컬렉션은 겉면은 눌어붙어 있는데 안쪽은 플레이크가 알갱이 형태를 띤다. 마치 누룽지처럼.

 모노블록 체어 
코카콜라 의자는 가장 좋아하는 의자 중 하나다. 정식 명칭은 모노블록 체어다. 소액으로 적은 소재를 사용해 만든 이 의자가 세상에 나옴으로써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졌다. 해변에 편하게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편의점 앞에 쉬어 가거나. 세상에 저렴하게 선보였는데 우리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됐다. 그런 점이 의자 디자인이 주는 매력이자 힘이 아닐까.

디너
집 안에서 이루어지는 저녁 식사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저녁을 먹으며 오늘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내일 더 힘이 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저녁 문화는 회식이나 외식 등 바깥에서 이루어진다. 덴마크에서 다시금 디너의 중요성을 목격했다.

덴마크 휘게
덴마크의 휘게 문화는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일과를 정리하고,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저녁 식사를 특별하고 소중하게 여긴다. 부모와 자식이 매일 저녁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눈 덕분에 아이들은 성숙하고, 어른은 이해심이 있다고 느꼈다.

 가구 
덴마크 디자이너들은 키워드와 스토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 가구가 왜 세상에 나와야 하는지 질문한다. 쓸모없는 디자인은 결국 쓰레기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신선했다.

의자
의자가 주는 상징성에 대한 글을 읽었다. 신하들은 의자에 앉은 왕 앞에 무릎을 끓었다. 의자는 힘의 상징이자 죽음의 상징이기도 하다. 의자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기에 도전하고 싶은 대상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건 의자를 남기고 싶어 하는 이유도 의자가 가장 만들기 어려운 가구이기 때문은 아닐까.

 월정사 
최근 월정사와 함께 작업하며 신선한 충격을 얻었다. 스님들은 디자인에 관심이 많고, 종교 철학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갈망한다는 것. 월정사는 오래된 법당을 재건하기 위해 철거를 진행했는데, 그때 세월의 흔적이 묻은 마룻바닥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하지만 스님들은 스승의 발자취가 스며든 마룻바닥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스님들과 함께 마룻바닥의 목재를 이용해 벤치와 의자를 제작했다. 디자인 콘셉트 기획부터 영상 디렉팅과 내레이션까지 참여한 스님들과의 작업은 꽤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플라스틱
수거된 플라스틱은 분쇄되고 플레이크로 만들어져 산업 시설에 전달된다. 플라스틱 제조에는 비용, 인력, 금형, 시설 등 많은 자원이 소요된다. 누룽지 컬렉션은 이 고도화된 공정을 축소하는 시도였다.

 류이치 사카모토 
‘류이치 사카모토’ 다큐멘터리를 보고 고정관념이 깨졌다. 다큐멘터리는 아이폰 하나 들고 좋아하는 숲을 걸으며 녹음하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모습을 보여준다. 폭우가 내리면 밖으로 나가 양동이를 머리에 쓰고, 그 빗소리를 녹음한다. 일상의 모든 것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모습은 살아가는 모든 환경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음을 깨닫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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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이예지
GUEST EDITOR 정소진

2020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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