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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음악 같은

볼보의 새로운 S90은 속주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막이 오르기만을 기다린다.

UpdatedOn August 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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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키스 재럿의 피아노 연주였을 것이다. 그는 긴 숨을 내쉬며 지그시 건반을 눌렀고, 나긋한 선율이 귓불을 잡아당기는 듯 이어졌다. 여유롭지는 않았다. 편안한 곡도 아니다. 긴장감이었다. 키스 재럿은 등허리를 웅크리고 건반으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의 음표처럼 건반을 매만졌다. 그저 더 큰 영향력을, 더 강력한 힘의 대비를 보여주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팽팽한 순간이 떠오른 것은 S90의 자태 때문이었다. 낮고 평편하게 펼쳐진 S90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안정감과 동시에 도도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조금 거만하게도 느껴졌지만,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존재감이라고 표현할 것이다. 이번 S90은 부분변경 모델이다. 조금 달라졌다는 뜻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그 변화가 꽤 다양하다. 가장 큰 변화는 체격이다. 이전 보다 전장이 125mm 늘어난 5,090mm에 달한다.

그중 휠베이스만 120mm 늘었다. 동급 최대 규모인 3,060mm의 휠베이스는 자연스레 여유로운 실내 공간으로 이어진다. 의자 형태는 앉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세를 또 태도를 만들어낸다. 2열 시트에 앉으면 상체가 좌석으로 푹 꺼지는 듯하고, 동시에 레그룸은 넉넉하니 기품 있는 자세를 떠올리게 된다. 더 나은 공간을 향한 S90의 시도는 다양한 곳에서 목격된다. 청정한 실내 공기를 위해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 기능을 탑재했다.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PM 2.5 센서 및 미립자 필터가 추가되어 외부의 탁한 공기를 차단하고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한다.

품격을 누리려면 음악의 역할도 중요하다. 업그레이드된 앰프가 적용된 바워스&윌킨스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은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소리를 입체적으로 전한다. 특히 기존 노란색 ‘케블라(Kevlar) 콘’ 대신 기계적 공진을 완벽에 가깝게 제거하기 위해 바워스&윌킨스가 8년간 70회 이상의 반복 연구 개발을 통해 만들어낸 ‘컨티뉴엄(Continuum) 콘’을 적용했다. 헤드폰을 쓴 듯 정밀한 사운드가 실내를 가득 채운다.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은 음악을 즐기는 데 불필요한 외부 소음은 제거한다. 보고 만지는 것들도 달라졌다. 파노라믹 선루프는 기본 적용되고, 인스트립션 트림에는 오레포스의 크리스털 기어노브를 채택했다. 볼보의 인스트립션 트림은 인자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에도 앞좌석 통풍 및 마사지 시트, 뒷좌석 전동식 선블라인드 등의 편의 사양을 아낌없이 넣었다.

이외에도 3D 형태의 엠블럼과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 시퀀셜 턴 시그널이 반영된 풀LED 테일램프 등의 외형 변화도 새롭다. S90의 당당함은 새로운 파워트레인에서 비롯된다. 48볼트 배터리와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조합된 48볼트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B5)은 마치 협주곡처럼 서로 동력을 주고받고 때로는 결합하기도 한다. 출발 가속과 재시동 시 48볼트 배터리는 250마력의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형태로 작동된다. 이 협주곡은 더욱 민첩한 성능과 높은 효율성, 배출 저감 효과로 이어진다.

S90 중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 모델은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포함한 313마력의 가솔린 엔진과 87마력의 전기 모터를 더해 총 400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게다가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AWD 시스템과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하는 에어서스펜션까지 장착했다. 어떤 길이든 곡이든 소화하는 퍼포먼스다. 아마도 오케스트라 같은 성능일 것이다. 새로운 S90은 B5 모멘텀, B5 인스크립션, T8 리차지 AWD 인스크립션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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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2020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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