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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WASH PLAYLIST

차를 반짝반짝 닦고 싶어지는 영화들, 그리고 흥얼거리고 싶은 음악들.

UpdatedOn August 12, 2020

  • <007 스카이폴>

    007 시리즈의 50주년을 맞아 부활한 클래식, <007 스카이폴>. 역대 최고로 근사한 주디 덴치의 M과 거칠고 하드보일드한 매력을 드러낸 6대 본드 대니얼 크레이크, 무시무시하도록 섹시한 하비에르 바르뎀, 촘촘히 공들인 서사와 스산한 스코틀랜드 로케이션, 그리고 사운드트랙까지 빠질 것 하나 없는 이 영화의 품격에 맞는 차가 등장했으니, 애스턴 마틴 DB5다. 1963년작 션 코네리의 <007 골든핑거>의 클래식 카, 본드의 애마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매끈하고 강인한 알루미늄 차체와 신사적인 실루엣을 지닌 이 차가 황량하고 험악한 스코틀랜드를 누비는 것을 보면 가슴이 뛴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에도 출연 예정이다.

  • <베이비 드라이버>

    실력만큼은 베이비가 아니다. 청력에 이상이 있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질주하는 드라이버 베이비의 케이퍼 무비로, 존 스펜서 블루스 익스플로전의 폭발하듯 경쾌한 음악에 싱크를 맞춘 오프닝 시퀀스만 봐도 흥이 난다. 그 아찔한 리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것은 새빨갛고 깜찍한 스바루의 임프레자 WRX Limited 2006이다. 첫 주자 스바루의 폭주가 끝나면, 포드, 폭스바겐, 쉐보레, 닷지, 닛산까지 수많은 차들을 갈아타며 카체이싱을 벌이는 통에 눈과 귀 모두 즐겁다. 흥 오른 이 기분으로 은행은 못 털어도 당장 세차라도 하고 싶어진다.

  • <라라랜드>

    꿈과 사랑, 이루어지지 못한 선택에 대한 낭만적 회고.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는 시적인 운율과 리듬으로 가득한 영화다. 재즈를 사랑하는 뮤지션 세바스찬은 1982년형 뷰익 리비에라 컨버터블을 몰고 미아와 함께 LA 구석구석을 누빈다. 뷰익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 세바스찬의 차는 1963년에 처음 등장한 오픈카다. 고풍스럽고 긴 차체로 클래식 카의 면모를 제대로 살린 리비에라 컨버터블은 재즈와도 닮았고, 재즈를 사랑하는 세바스찬의 마음과도 닮았다. 이 영화를 보면 컨버터블을 타고 해 질 무렵의 LA 선셋대로를 달리고 싶어진다.

  • <포드 v 페라리>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포드와 페라리의 역사적인 대결을 영화화한 작품. 1960년대 스포츠카 레이스를 장악한 페라리에게 설욕하기 위해 포드는 페라리를 박살낼 차가 필요하다. 포드에게 고용된 르망 레이스 우승자 출신의 자동차 디자이너와 레이서가 뭉쳐 승부수를 거는 이야기다.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차, 포드 GT40과 라이벌 페라리 330 P4가 치열하게 맞붙는 신은 그 어떤 카체이싱 신보다 묵직하고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무정한 자본가, 뚝심 있는 장인, 타협하지 않는 플레이어가 레이싱카처럼 각자의 욕망을 맹렬히 좇으며 만들어내는 밀도 높은 영화.

  • SOMETHINGGOODCAN WORK TWO DOOR CINEMA CLUB

    세차는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할 때 에너지는 누구보다 강해야 하는 법. 그런 의미에서 청량하고 시원한 곡부터 재생해본다. 투 도어 시네마 클럽 특유의 통통 튀는 리드미컬한 사운드와 베이스 긁는 소리는 세차장의 열기도 가뿐하게 식힌다. 2분가량 되는 짧은 곡으로 폼건 작업에 들어가기 전 물 뿌릴 때 듣길 추천한다.

  • SATISFIED GALANTIS(FEAT. MAX)

    지루해질 때쯤 쌓여가는 피로를 해소해줄 곡 하나 정도 있어야 한다. 이 곡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까딱거리고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곡이다. 가사엔 온통 ‘빠르게 질주하고’ ‘속도를 올리고’라는 말밖에 없다. 세차 후 있을 드라이빙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갈란티스와 피처링한 맥스의 샤우팅을 빠른 템포 위에 얹어 박진감 넘치는 세차 환경을 조성한다.

  • CARWASH CHRISTINA AGUILERA

    본격 폼건을 사용한 거품 작업 시 들어야 하는 곡이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Car Wash’는 투명함 그 자체다. 제목, 뮤직비디오, 가사까지 3박자가 세차와 맞아떨어진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목청은 보닛에 듬뿍 묻은 거품도 날려버릴 것만 같다. 완벽하게 세차 내용으로만 이루어진 1차원적 가사는 실소를 자아낸다. 흥겹고 즐겁고 단순한 세차 음악으로 제격.

  • BEBOP ARTURO SANDOVAL

    디테일링은 장인처럼 한 땀 한 땀 집중해야 한다. 경건하게 임해야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이번엔 재즈로 골라봤다. 트럼펫 장인 아르투로 산도발의 곡으로 그루브하며 음역대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빠르고 경쾌한 템포에 귀 기울이면 이상할 만큼 집중력이 솟는다. 하나의 음도 놓치지 않는 아르투로를 따라 디테일링 작업 또한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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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이예지
GUEST EDITOR 정소진

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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