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떡과 커피

서울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참신하고 생경한 장소들일 거다. 얼마 전 서울 한복판에 등장한 재미있는 장소 두 곳을 찾아갔다. 창덕궁 옆에는 떡 카페, 공덕역 뒤편으로는 동굴 같은 카페가 생겼다.

UpdatedOn July 05, 2019

합 원서점

/upload/arena/article/201906/thumb/42203-373727-sample.jpg

청담동에 있던 떡 전문점 합이 창덕궁이 내려다보이는 아라리오뮤지엄 2층에 또 다른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통창으로 이뤄진 공간 안에 자리한 합은 만들어내는 떡처럼 정갈하고 소담한 형태로 꾸며졌다. 서영희 작가가 직접 색실을 꼬아 만든 등은 물론 군더더기 없는 테이블과 의자는 기본에 충실한 합의 메뉴와 은근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공간은 새롭지만 신용일 셰프의 감각과 기술, 노력으로 만든 떡은 변함없이 훌륭한 맛을 낸다. 공기가 적당량 함유되어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인절미, 계절에 따라 다른 속재료를 넣어 맛보는 재미가 있는 증편, 달콤한 생강 향이 매력적인 주악 등 합의 대표 메뉴부터 우엉차나 배숙, 빙수 같은 카페 메뉴도 즐길 수 있다. 이곳의 떡과 차는 모두 포장이 가능하지만, 고요하게 창밖으로 보이는 계절을 감상하면서 맛보는 경험은 합 원서점이 아니면 하기 힘들다. 단순해 보이지만 내공이 깊은 합의 떡과 마실 거리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하나씩 맛볼 것을 추천한다. 증편, 주악, 약과, 시루떡 등은 모두 낱개로도 판매되어, 조금씩 여러 가지를 맛보기 좋다. 증편, 주악, 약과는 각 2천원, 시루떡은 3천원.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3 아라리오뮤지엄 신관 2층
문의 010-5027-8190

3 / 10

그로토

/upload/arena/article/201906/thumb/42203-373724-sample.jpg

커피 향이 나지 않았다면 어떤 공간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생경한 형태의 카페가 마포구 도화동에 문을 열었다. 그로토는 인공적으로 만든 작은 동굴이라는 뜻으로, 이곳에서는 기묘한 동굴 안에 설치된 오브제와 함께 커피를 맛보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동굴과 오브제라는 두 가지 주제 아래 구성된 공간답게 곳곳에 크고 작은 원형 오브제가 자리하고 있다. 때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오브제를 선보이며 전시할 예정이라고. 그로토의 공간 디렉터이자 오너 이나래는 커피뿐만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도록 재미있는 방식의 제약 혹은 조건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일상에서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가 아니라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특별한 경험을 같이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곳이다. 다만 작은 골목에 위치한 데다 입구에 있는 원형 오브제를 발견하지 못하면 지나치기 쉬우니 의심하지 말고 찾아갈 것. 대표 메뉴로는 핸드브루 커피와 밀크티 등이 있고, 싱글 브루잉은 주기적으로 원두가 교체되니 새로운 원두가 등장할 때마다, 그리고 새로운 오브제가 전시될 때마다 찾아가는 재미가 있을 거다. 동굴답게 무더운 여름에 들르기 가장 좋은 카페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새창로4길 9
문의 02-702-4196

3 / 10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강예솔
PHOTOGRAPHY 김선익

2019년 07월호

MOST POPULAR

  • 1
    왜 뛰어요?
  • 2
    김혜준과 김혜준
  • 3
    브루넬로 쿠치넬리 X 안보현
  • 4
    TWS HAVE A PLAN
  • 5
    Full of Dingle

RELATED STORIES

  • LIFE

    이상향을 짓다

    스트락스는 용역을 받아서 일하지 않고, 자신들의 브랜드를 론칭하는 방식을 도입한 국내 유일의 공간 기획 플랫폼 회사다. 박광 대표가 말하는 공간을 만드는 즐거움에 대하여.

  • LIFE

    한국의 정서가 깃든 카페

    한국의 정서가 깃든 카페는 도심 속에서 마주하는 작은 쉼표와도 같다.

  • LIFE

    내 분수에 맞는 시계

    내게 허락된 시계 예산의 상한선은 어디까지일까? 한 달치 월급? 소유한 자동차의 취득세? 직장인과 사업자, 시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에게 듣고 온 시계 구매 가이드.

  • LIFE

    캠핑을 더욱 빛내줄 랜턴 4

    캠핑의 계절이 돌아왔다.

  • LIFE

    속초에 가면

    가을하면 속초! 속초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노포부터 신상 스팟까지 5곳.

MORE FROM ARENA

  • INTERVIEW

    청하답게

    가장 나다운 모습은 뭘까. 지금 청하는 자신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 FASHION

    IN THE NAME OF HERMÈS

    지난 6월 파리에서 에르메스 멘즈 유니버스의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Ve ´ronique Nichanian)을 만나 에르메스에서 보낸 시간과 새로운 컬렉션, 그리고 11월에 한국에서 열릴 특별한 패션쇼에 대해 물었다.

  • FASHION

    아미의 국내 첫 패션쇼

    서울에서 선보인 아미의 2023 S/S 컬렉션.

  • INTERVIEW

    이토록 섹시한 빌런, 유지태

    유지태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에서 교수를 연기했다. 교수는 신념을 가진 빌런이다. 깊이 생각하고 정제된 언어를 사용한다. 그 점이 유지태와 닮았다. 드라마 <비질란테>와 <빌런즈>를 위해 벌크업한, 한층 더 섹시해진 유지태와 드라마와 창작자, 시대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INTERVIEW

    Craftsmanship Of Seoul #세영악기

    세상은 무정하게 변한다. 열심히 살면 무엇이 남나. 들어버린 나이와 늙은 음악과 촌스러운 영화들만 주변에서 반복된다. 그럼에도 살아 있으니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도한다. 세월에 무임승차해 지나간 풍경을 곱씹으며 인생이 고장 났던 순간만 복기할 따름이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일정하게 정차한다. 간이역에서 책임질 것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빈손으로 다시 열차에 오르길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다. 그때쯤 차창 풍경에도 무심해진다. 변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업력도 능력도 키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무엇을 해볼까. 고민하는 사이 기회는 스무 살의 꿈처럼 구름 뒤로 사라지고 열차는 황혼에 들어선다. 이달 우리는 장인들을 만났다. 50년간 구두를 수리했거나, 60년간 시계를, 40년간 기타를, 60년간 오디오를 수리한 사람들 . 한 가지만을 고쳐온 장인들에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직할 수 있었던 힘에 대해 물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