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The World News

고터의 미래

공상과학 같은 버스터미널을 지으면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UpdatedOn June 28, 2019

3 / 10
/upload/arena/article/201906/thumb/42186-372960-sample.jpg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는 줄여서 SF라고 불린다. 지명에서는 어느 유럽 도시의 고풍적인 분위기와 여유로운 햇살이 연상되는 반면, SF라고 줄이면 왠지 Science Fiction(공상과학)의 차가운 이미지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름 때문이었을까? 오늘의 샌프란시스코는 그 두 가지를 반반씩 담고 있는 도시로 변해왔다. 오랜 준비를 거쳐 6월 개장을 앞둔 ‘트랜스베이 트랜싯 센터(Transbay Transit Center)’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지향하는 도시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새로운 버스터미널인 트랜싯 센터는 지상 4층 높이와 4블록 규모로 도심을 꿰뚫는 거대한 건축물로 세워졌다. 지상에 넓게 차지하고 있던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때문에 교통체증이 점차 심각해지면서, 샌프란시스코는 기존 출퇴근 유동인구가 많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남쪽에 새로운 행정구역 격인 ‘트랜스베이(Transbay)’를 조성했다. 31개의 새로운 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도시의 모습이 새롭게 변모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유니언 스퀘어, 페리 빌딩 그리고 자이언츠 야구장이 이루는 삼각형 구도의 중심이 되는 완벽한 위치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는 회사들이 밀집해 있지만, 부동산과 주거 비용이 비싸서 대부분 사람들은 같은 생활권인 베이 지역(Bay area)에서 출퇴근한다. 말 그대로 바다가 육지로 들어와 있는 만 형태라서 베이브리지를 통해 바다를 건너야만 하는 지리적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무엇을 타든 교통체증이 심해, 샌프란시스코로 진입하거나 빠져나가는 데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새로운 트랜싯 센터가 생기면서, 버스들은 도시를 통하지 않고 브리지를 건너자마자 터미널로 들어가게 됐다. 버스와 승용차가 뒤엉키던 모습이 완전히 분리되며 교통체증이 완화되고, 기존의 지상 공간을 차지하던 터미널은 주거난을 해소할 목적의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트랜싯 센터 1, 2층은 상권으로 구성했고, 3층에는 하루 9백 대를 수용하는 버스터미널이 자리한다. 4층 옥상 전체에는 녹지 공원이 조성됐는데,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야자수와 선인장 종류가 주를 이루는 캘리포니아 느낌의 조경이다. 하프 마일의 조깅 코스는 물론, 콘서트 극장, 레스토랑도 빠지는 게 없어, 도시의 대표적인 공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 공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종착역인 칼트레인(캘리포니아 철도)역은 물론, LA까지 3시간 안에 관통하는 고속철도까지 들어설 계획이다.

옥상 공원은 4블록의 규모로 트랜싯 센터를 둘러싼 주요 빌딩들과 직접 연결된다. 주로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이 입주해 있는 만큼 직원들의 휴식 공간 역할도 한다. 그중 건축에 투자한 기업인 세일스포스(Salesforce)의 이름이 건물명 앞에 붙어, 정식 명칭은 ‘세일스포스 트랜싯 센터(Salesforce transit center)’가 됐다. 지상에서는 곤돌라가 직접 4층 공원까지 연결되어 관광적인 요소도 갖췄다.

어린 시절 그려본 미래의 해저 도시, 우주 도시의 모습과 닮은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이 샌프란시스코의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넘어 공상과학의 실현이 시작됐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 이종헌(여행 칼럼니스트)
PHOTOGRAPHY 세일스포스 트랜싯 센터(Salesforce Transit Center)

2019년 06월호

MOST POPULAR

  • 1
    예술과 기술의 경지
  • 2
    Thinner
  • 3
    NEO GENDER
  • 4
    BEFORE SUNSET
  • 5
    새로 오픈했습니다

RELATED STORIES

  • LIFE

    가격대 별 '자토바이' 입문 가이드

    지금 가장 스타일리시한 교통수단.

  • LIFE

    연기 없는 저녁

    아이코스는 ‘IQOS Together X’ 이벤트를 통해 어떤 말을 건네고 싶었을까? 그 이야기 속에는 꽤 진지하고 유쾌한 미래가 있었다.

  • LIFE

    아메리칸 차이니즈 레스토랑 4

    한국에서 만나는 미국식 중국의 맛.

  • LIFE

    가자! 촌캉스

    지금 이 계절, 촌캉스를 떠나야 할 때.

  • LIFE

    봄의 공기청정기

    미세먼지가 걱정스러운 계절이라 모아본 오늘날의 공기청정기 4종.

MORE FROM ARENA

  • CAR

    전기차 배터리에 관한 10가지 궁금증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주행 거리는 물론 출력 특성까지 좌우한다. 배터리 발전 속도에 맞춰 전기차 또한 발전할 정도다.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배터리에 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 FILM

    PHILIPS x 정우성

  • LIFE

    K-서사의 힘

    한국형 서사의 힘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영화평론가, 미디어비평가, 소설가가 답한다.

  • LIFE

    포스트 오펜하이머

    화제작 <오펜하이머>의 실제 주인공 J.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자신의 평생 업적을 이렇게 요약했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후회했던 걸까? 자신의 업적을 부정한 걸까? 그렇다면 포스트 오펜하이머 시대에 사는 오늘날의 우리는 오펜하이머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오펜하이머와 지금을 주제로 한국의 물리학자, 원자핵공학자, 과학기술사학자에게 질문을 건넸다.

  • REPORTS

    완벽한 조합

    최고의 남자 다니엘 헤니가 최고의 버거,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를 만났다. 이 둘은 예전부터 쭉 함께였던 것처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