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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유

일상이 무료해서 타다 보니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대륙까지 횡단했다. 지극히 평범한 한 남자의 변천사다.

UpdatedOn September 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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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을 타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친구의 권유로, 각종 미디어에서 보고, 어릴 적부터 꿈이어서. 어드벤처 라이더 김준영은 명확했다. “일상이 무료해서 타기 시작했다.” 그는 일탈을 꿈꿨고, 모터사이클은 제법 그에게 기분 좋은 바람을 선사했다. 코멧 650을 덜컥 구입부터 해놓고, 2종 소형 면허를 따서 모터사이클 세계에 빠져들었다. 여느 라이더처럼 그는 스포츠 장르 모터사이클을 섭렵했다. CBR600을 찍고, BMW 모토라드 F 800 S를 거쳤다. 그러던 그에게 모터사이클 투어가 다가왔다. 이유는 단순했다.

“서른 살 때 자전거로 3개월 동안 유럽을 여행했다. 그때 너무 힘들었다. 조금 더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러고 보니 모터사이클이 있었다. ‘이륜차 타고 세계 일주(이하 이타세)’라는 인터넷 카페도 찾았다. 그곳에서 모터사이클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을 알게 됐다.”

스포츠 바이크를 탈 때는 멀리 나가지 않았다. 이타세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들과 함께 전국을 누볐다. 그는 모토 캠핑의 매력을 이렇게 말한다. “보통 여행은 목적지에 가야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모토 캠핑은 목적지까지 가면서 라이딩하는 재미도 크다. 모터사이클 기동성으로 자연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도 있다.”

그렇게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모터사이클도 하나둘 늘었다. 많을 땐 넉 대나 보유했다. BMW 모터라드 R 1200 R, G 650 X 컨트리 챌린지 버전, 브이스트롬 000, 허스크바나 610 SM까지. 달리기 좋은 네이키드, 가벼운 듀얼 퍼포스, 장거리 투어용 어드벤처, 재미용 모타드로 성격과 용도가 각각 달라 돌려 탔다.

“원래 캠핑을 즐겼다. 2012년, ‘이타세’를 만나고 모터사이클 캠핑에 빠지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다. 주로 강원도와 충청도를 가고, 전국 일주도 많이 해봤다.” 돌고 돌다 보면 더 돌고 싶어진다. 다른 곳도 달리고 싶어진다. 그 마음이 해외까지 뻗어나갔다. “2014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짐바브웨 3개국을 한 달 동안 돌았다. 예전부터 아프리카를 가보고 싶었다. 이왕 가는 거 모터사이클 타고 여행하고 싶었다. BMW 모토라드 G 650 GS를 빌려서 다녔다.”

해외에서 모터사이클 타본 경험은 단발로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세계가 열렸으니까. 끝내 그는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대륙까지 횡단했다. 보통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지만, 그는 영국에 모터사이클을 보내 거꾸로 돌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횡단이었다. 총 여행 기간은 9개월. 함께한 G 650 X 컨트리 챌린지 버전은 여행의 동반자이자 친구 같은 존재로 남았다.

그는 해외 모터사이클 여행의 매력을 이렇게 정의한다. “원하는 곳을 구석구석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친구들을 쉽게 사귈 수 있다. 모터사이클이 사람들과 친해질 매개체가 된다. 모터사이클을 타기에 도움받기도 쉽다.”

꼭 해외에만 국한된 매력이 아닐 게다. 그는 여행하면서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의 매력도 경험으로 느꼈다. “수납공간을 확장하기 쉽고, 비포장도로를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다. 다른 모터사이클보다 자연 속으로 조금 더 들어갈 수 있다. 덕분에 한층 더 자유로워진다.”

그는 앞으로 중남미 횡단이 목표다. 아프리카도 다시 오랫동안 달려보고 싶단다. 하지만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른다. “카페를 열고 다이빙 강사로 일하느라 긴 여행은 아직 떠나긴 힘들다. 그래도 모터사이클 타고 제주도는 가보고 싶다.” 멈춰 있어도 달리고픈 마음은 여전하다. 사고 싶은 모터사이클 얘기를 덧붙이는 걸 보면 그는 곧 떠날지도 모른다.

“이번에 새로 출시하는 트라이엄프 타이거 1200 XCA가 로망 모터사이클이다. 아프리카 투어 때 다른 라이더들에게 도움받은 적이 있다. 그때 그 팀의 리더가 타이거를 탔다. 얼마나 멋있어 보였던지.”

모터사이클 여행을 아예 안 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다. 어드벤처 라이더 김준영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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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ING EDITOR 김종훈
PHOTOGRAPHY 이정규

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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