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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어

<타이포크라프트 헬싱키>에서 목격한 공예와 타이포그래피의 확장된 세계.

UpdatedOn February 2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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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오크, 17×32×17.5cm, 2017

화이트 오크, 17×32×17.5cm, 2017

〈타이포크라프트 헬싱키(TypoCraft Helsinki)〉는 지난 2015년부터 매해 헬싱키에서 개최된 전시다. 헬싱키의 대표적인 디자인 미술관인 로칼 갤러리(LOKAL Gallery)와 핀란드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Finalnd)에서 열린다. ‘타이포크라프트(Typocraft)’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와 공예(Craft)를 결합한 합성어. 〈타이포크라프트 헬싱키〉에서는 디자이너, 회화가, 공예가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협업해 분야 간 경계를 뛰어넘는 예술을 제시한다. 타이포그래피의 평면적 요소와 공예의 입체적 요소가 만나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된다. 서울의 갤러리 팩토리와 헬싱키의 공동 기획으로 총 21팀의 한국과 핀란드 아티스트가 참여한 〈2017 타이포크라프트 헬싱키〉에서 활약한 한국 아티스트 7팀의 작품을 소개한다.

 1  ‘T’ 양재형

디자이너 양재형은 스튜디오 플록(studio flock)을 운영하며, 오브제와 그래픽 디자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화이트 오크 소재로 제작된 ‘T’는 소품 도구를 담을 수 있는 툴박스이자 티 트레이다. 알파벳 ‘T’가 지닌 평면적인 외곽선을 다듬은 다음, 입체 형태로 제작했다. 햇빛이 드는 창가에 ‘T’를 두면 그림자로 인해 또 다른 T 모양이 생긴다.

 

  • 종이, 20.4×29cm, 2017

    종이, 20.4×29cm, 2017

    종이, 20.4×29cm, 2017

     2  ‘한국의 갖은 양념’ 안아라

    안아라는 디자이너로 일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에 취직해 요리를 시작한 작가다. ‘홈그라운드’를 운영하며 케이터링, 푸드 스타일링, 워크숍 등 요리와 관련된 창의적인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한국의 갖은 양념’은 한식 맛을 본 적은 없으나 만들고 싶어 하는 상상 속 외국인 친구를 떠올리며 만든 작품이다. 레시피 속 재료는 아시아 마켓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했다. 양과 비율을 한눈에 보기 쉽도록 계량 스푼을 원형으로 만들었다. 안아라는 한국에서 제작한 원형 샬레와 레시피를 이용해 헬싱키 현지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 리소그래피, 21×29.7cm, 2017

    리소그래피, 21×29.7cm, 2017

    리소그래피, 21×29.7cm, 2017

     3  ‘PAUSE’ 강주성, 이현송

    영문으로 이루어진 단어 ‘PAUSE’를 자르고 재조합해 문자와 형태의 경계를 탐구한 작업이다. 형태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공예적 실험을, 새롭게 만든 문자의 재배열을 통해 타이포그래피적 실험을 한 셈이다. 재구성된 형태는 관람자로 하여금 독해를 시도하게 만든다. 그 의미를 알아채기도 전에, 관람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잠시 멈추게(pause) 만드는 것이다. 디자이너 강주성과 이현송은 각각 핀란드와 영국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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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목, 공단, 삼베에 실크스크린, 87×164cm, 2017

광목, 공단, 삼베에 실크스크린, 87×164cm, 2017

 4  ‘건우주택’ 최경주

작품명인 ‘건우주택’은 최경주 작가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의 이름에서 따왔다. 비교적 낡은 축에 속하는 이 주택에 거주하는 동안 그는 사람과 시간이 축적된 흔적을 발견했다. ‘건우주택’은 이를 관찰하며 수집한, ‘열쇠수리’ ‘당기세요’와 같은 광고와 지시문의 서체들이 소재다. 최경주는 이 서체들을 건물의 무늬와 함께 다양한 레이어로 재구성했다. 그는 관찰한 대상을 색과 레이어의 중첩으로 표현하는 판화가다. 회화 작업에서 파생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프린트 레이블 ‘아티스트 프루프’를 운영한다.

  • 인초, 60×45cm, 60×180cm, 2017

    인초, 60×45cm, 60×180cm, 2017

    인초, 60×45cm, 60×180cm, 2017

     5  ‘NOWHERE’ 최정유

    머릿속으로 띄어쓰기를 해보면 ‘NO WHERE’ 또는 ‘NOW HERE’로 읽히는 ‘NOWHERE’는 관람자에 의해 그 의미가 정해지는 작업이다. 최정유는 독립 디자이너로서 재료에 대한 연구와 지역과 자신의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상적인 일들에 관심이 많다. 그는 베트남 트림따이섬에 몇 년간 머물며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인초(Rush)를 재료로 매트를 만들었다. 매트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베트남 현지의 창작자들이 새해를 맞아 최정유에게 매트를 선물했고, 그는 그 매트 디자인에 영감을 받아 메시지를 생각했다. 대소문자의 구분 없이 쓰인 알파벳은 씨실과 날실에 의해 글꼴이 완성됐다.

  • 폴리에틸렌 위 실크스크린, 90×60cm, 2017

    폴리에틸렌 위 실크스크린, 90×60cm, 2017

    폴리에틸렌 위 실크스크린, 90×60cm, 2017

     6  ‘오후를 위한 글자’ 도한결

    한국의 겨울은 북유럽 못지않게 춥다. 여름은 동남아 못지않게 덥고 습하다. 디자이너 도한결은 서울에서 무더운 여름을 보내던 중 이 계절을 견디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반짝이는 물, 햇빛, 푸른 잔디 위의 낮잠처럼 여유롭고 아름다운 휴식을 상상했고, 이러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돗자리를 제작했다. 돗자리 위에 그린 알파벳은 세로 획이 없는 형태다. 돗자리를 펴고 접으며 생기는 선이 세로 획의 역할을 하며 단어가 완성된다. 도한결은 그래픽 디자인을 바탕으로 입체, 물질로 환원하는 프로젝트 모조 산업을 진행한다.

혼합 재료, 가변 크기, 2017

혼합 재료, 가변 크기, 2017

혼합 재료, 가변 크기, 2017

 7  ‘휘리릭 챔버’ 들토끼들

‘휘리릭’은 무언가 지나가거나 재빠른 동작을 표현할 때 쓰는 의태어다. 들토끼들은 사람들이 어떤 문을 통해 드나듦으로써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그 에너지의 움직임에서 ‘휘리릭’이라는 단어를 연상했다. 작업 도구인 페인트 롤러 역시 ‘휘리릭’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휘리릭’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개념적 아이디어를 모아 작품을 만들었다. 페인트 롤러로 출입구에 설치하는 발을 만들고, 발의 앞면과 뒷면에는 입구와 출구를 표현하는 사인을 넣었다. 들토끼들은 그래픽 디자인을 바탕으로 수작업과 대량 복제가 가능한 방식의 시각적 표현을 탐구하는 2인조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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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이경진
WORDS 이동열(아티스트프 루프 공동 대표)
PHOTOGRAPHY 카티아 하겔스탐(Katja Hagelstam)
COOPERATION 갤러리 팩토리(factory483.org), 로칼 갤러리(lokalhelsinki.com)

2018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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