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서울, 청춘

지금 서울의 청춘들은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유스 컬처(Youth Culture)의 최전방, 어느 젊은 날의 초상이다.

UpdatedOn April 25, 2017

3 / 10

 

신정혁 스케이터

아침부터 스케이터들은 가방 하나와 보드 하나를 둘러메고 공원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은 뒤 말 없이 바퀴 달린 보드를 달린다. 파도가 치면 서핑을 하듯, 신정혁은 눈을 뜨면 스케이트보드를 탄다. 보드의 나무 감촉이 부드럽다고 느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습관처럼 스케이트보드를 탔다. 스케이트보드에 그려진 그림들도 좋았다.
세계적인 스케이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힙스(HEAPS) 스케이트’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스케이트보드 웹진 <데일리 그라인드(DAILY GRIND)>에 그의 스킬을 담은 영상을 올리고 스케이터들끼리 영감을 주고받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스케이트보드를 타지 않는 삶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밥을 먹고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청춘이 도전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스케이트보드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도전이다.

 

3 / 10

 

우병윤 작가, 화가

‘무씨(MUSEE)’를 찾아가는 길은 다소 난감하다. 남영동 어느 국밥집과 은행 사이 건물 5층에 이런 나른한 공간이 있을 줄은 몰랐다. 우병윤 작가는 이곳에서 자신의 그림을 전시하고, 관객과 직접 대화를 나눈다. 갤러리를 찾는 사람들이 물끄러미 그림만 보다 돌아가는 것이 아쉬워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그는 글을 먼저 쓰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 청춘에 대한 주제를 작품으로 구현해내던 예전과 달리 그는 요즘 개성 있는 존재가 각자의 색깔을 찾아가고, 공존하는 사회를 그린다. “청춘은 파스텔컬러라고 생각한다. 아직 명확한 원색이 되진 못하지만 불분명한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수많은 호기심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 무의미한 것 등이 명확하게 보이는 때가 온다. 바로 그 순간 청춘을 넘어선 자신을 깨달을 거다. 청춘을 그리던 우병윤 작가는 이제 청춘 이후의 색깔을 그려내고 있다.

 

3 / 10

 

재키와이 래퍼

재키와이는 “비주류 문화를 주류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2013년, ‘더 어글리 정션(The Ugly Junction)’이 주최한 여성 래퍼 콤피티션(GALmighty)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18세 였으니까, 이제 22세가 됐다.
지난겨울 첫 번째 앨범 를 발매했는데, 들어본 소감을 말하자면 청춘과 나른함, 몽환과 허무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청춘을 빛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반대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싶었다니, 정확하게 들은 것 같다. 그녀는 ‘내가 뭘 보여주고 싶고 뭘 원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음악은 청춘의 감각에 의지한다고 생각한다. 늘 새로운 것, 신선한 것을 찾기 때문이다. 청춘의 감을 다 써버리면 나중에 그것이 빚더미처럼 불어날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나에게 청춘은 빚이다.” 요즘엔 헨즈 등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을 자주 여는데, 다음 앨범은 좀 더 팝적인 요소를 섞어보겠다고 했다. 좀 더 직선적이고 명확하게,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다.


3 / 10

 

배드핸즈 타투이스트 그룹

예전에 우리는 이것을 ‘문신’이라고 불렀다. 주로 직업이 험악한 사람들이 몸에 그리는 ‘차카게 살자’ 같은 문구나 용, 호랑이 그림들.
하지만 2017년 서울에서는 젊은이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하나뿐인 ‘아트’가 되었다. 문래동 배드핸즈의 타투 아티스트들을 처음 만나면 움찔 놀랄지도 모른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흔치 않은 스타일, 어디에나 새겨져 있는 타투 등을 곁눈질로 보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두 마디 이야기를 나눠보면 세상 둘도 없는 ‘순둥이’들이란 걸 알게 될 거다.
이들은 더 멋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 분야 최고의 크리에이터들이다. 배드핸즈에게 청춘은 ‘자유로움’이다.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 나이를 먹을수록 자유를 향유하는 운신의 폭은 줄어들겠지만 어쩌겠는가.
일단 지금은 지금처럼 사는 거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서동현
PHOTOGRAPHY 채대한
LOCATION 음레코드(재키와이)

2017년 04월호

MOST POPULAR

  • 1
    Wet Days
  • 2
    남자의 품격
  • 3
    박성훈, "모두가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저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 4
    페스티벌의 계절
  • 5
    출사표

RELATED STORIES

  • FASHION

    The Elegant Legacy of Dior

    우아함이라는 미학이 가장 짙게 배어든, 디올 하우스의 압도적인 면면.

  • FASHION

    보이지 않는 것을 완성하는 사람들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일리스트 5인과, 그들이 사랑하는 시계 브랜드 해밀턴의 특별한 만남.

  • FASHION

    Vienna, Forever in Bloom

    추억 속에서 영영 살아갈 비엔나를 마주했다.

  • FASHION

    손목을 반짝이게 하는 것들

    손목 위 은은하게 반짝이며 찰랑이는 실버 브레이슬릿이 빛을 발할 때.

  • FASHION

    Wet Days

    흠뻑 젖은 채로 맞이하는 새로운 계절의 하루.

MORE FROM ARENA

  • FASHION

    SUMMER BAG SUMMARY

    여름 제철인 백과 액세서리로 온통 걸쳤다.

  • REPORTS

    Big Thinkers

    MINI의 디자인을 진두지휘하는 디자이너 3인을 만나 미래에 관해서만 물었다. 기존 성취, 이미 완성된 멋진 것을 보존하는 일은 MINI의 관심 분야가 아니니까.

  • VIDEO

    원밀리언이 알려주는 춤 잘 추는 방법 4가지

  • FASHION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향수.

  • REPORTS

    FOOD - 다종다양

    서울은 ‘빠르게 하기로’ 마음먹은 도시다. 식민지 시대와 전쟁을 거치며 일본처럼 1백 년 이상 지켜낼 물리적 가치를 대부분 잃어버렸기 때문에 아예 작정하고 뭐든지 실험해보기로 한 듯하다. 술과 음식은 지난 10년간 가장 빠르게 바뀐 문화다. 와인을 마시던 사람들이 막걸리로 돌아섰고, 다시 수제 맥주를 갈구하더니 요즘은 싱글 몰트위스키를 마신다. 수줍고 낯을 가리던 셰프들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져서 요즘은 연예인을 호령할 정도다. 반면 여전히 주방을 지키며 12시간 넘게 일하는 오너 셰프도 있다. 어쨌든 단편적이었던 요리사의 삶은 입체적으로 변했다. 뭐든 빨리 변하니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고, 누군가의 욕망은 찌그러져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담금질을 통해 우리 술과 음식은 좀 더 맛있어질 채비를 끝냈다. 다음 10년 동안 먹고 마실 일이 기대될 정도로.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