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Best Venue

2017년 가을, 겨울 컬렉션이 펼쳐진 최고의 공간.

UpdatedOn March 09, 2017

3 / 10

 

1 Givenchy

지방시가 선택한 장소는 프랑스 국립 도서관 중 하나인 리슐리외 도서관이다. 전 세계 책과 지식을 한데 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방대한 양의 문화유산을 저장하고 있다. 도서관을 설계한 앙리 라브루스트는 19세기에 주로 사용하던 목재와 시멘트 대신 화재에 대비해 철재로 도서관을 완성했다. 이는 당시 파격적인 행보였다.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던 아치형 천장과 측면에 서가를 배치한 구조는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기능이 조합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곳에서 쇼를 치른 지방시는 중앙에 설치한 거대한 펜던트 외에 특별한 무대 장치를 더하지 않았다. 공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이곳에서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는 어린 시절 느낀 미국 땅, 특히 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인을 떠올렸다. 강렬한 원색과 함께 자신의 주특기인 별과 체크, 줄무늬 옷들을 쏟아냈고, 이는 지방시와 함께한 그의 마지막 무대가 됐다.

 

3 / 10

 

2 Dior Homme

‘저는 뭔가를 고대하고 잘 놀 줄 아는 사람이 좋습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디올 옴므의 수장 크리스 반 아쉐는 그랑 팔레를 잘 노는 사람들의 놀이터로 만들었다. 수많은 삼각 깃발 그리고 그 깃발을 가로지르는 현란한 조명으로 천장을 장식하고, 바닥엔 박스 판지를 깐 후 ‘Hardior’이 적힌 테이프로 틈을 메웠다. 그곳에서 크리스 반 아쉐는 하드코어와 디올을 조합한 ‘하디올’이란 낯선 단어를 옷으로 설명했다. 무슈 디올을 연상시키는 가죽 장갑, 완벽한 재단에 클럽 문화와 유스 컬처를 절묘하게 섞은 옷차림이 그 증거다.

 

3 / 10

 

3 Ami

디자이너 알렉상드르 마티우시는 미국 일간 매체 와의 인터뷰에서 ‘파리, 젊음 그리고 활력! 마치 파리의 밤을 보는 것 같지 않나요?’라며 이번 컬렉션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저녁 8시만 돼도 어둑해지는 파리 시내와는 대조적인 얘기다. 하지만 그의 컬렉션을 보면 이해가 갈 터. 패스트푸드점부터 동네 약국 그리고 다채롭게 쓰인 ‘PARIS’까지 런웨이를 물들인 화려한 네온사인은 파리의 밤을 밝혔다. 거기에 눈 시린 색상의 옷들이 등장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3 / 10

 

4 Prada

프라다 쇼가 펼쳐지는 공간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다. 이는 십수 년째 합을 맞춰온 디자인 집단 AMO의 손길 덕이다. 이번에도 역시 머릿속에서 곱씹을 만큼 인상적인 공간을 창조해냈다. 공간을 나눈 나무 칸막이는 모델의 동선이 되기도 하고, 쇼에 참석한 게스트 개개인의 공간이자 그들의 시야를 정의하는 프레임이 되기도 했다. 일상적인 침대와 나무 벤치가 관람석이었던 이번 공간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실루엣이 편안한 옷들과 자연스럽게 일치했다.

 

3 / 10

 

5 Acne Studio

모델 워킹 위주의 쇼 형식이 아닌 발표 형식을 택한 아크네 스튜디오. 이에 적합한 공간으로 낡았지만 아름다운 의과대학 강의실을 택했다. 프레젠테이션은 셀피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했다. 이어 벽 전면을 채운 화면에는 렘브란트에서 오토 딕스에 이르는, 미술사를 장식한 초상화를 차례로 투영했다.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부은 얼굴’에서 영감받은 디자이너 조니 요한슨은 이곳을 배경으로 칼라와 실루엣이 과장된 옷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3 / 10

 

6 Ermenegildo Zegna

위태롭게 쌓인 블록들이 수직으로 뻗어 있고,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금속들이 바닥을 가득 메웠다. 독일의 설치 미술가 안젤름 키퍼의 작품 ‘7개의 천궁(Seven Heavenly Palaces)’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그는 모래, 유리 등 순수 원료와 현대 기술의 융합을 추구하는 작가다. 브랜드의 뼈대인 장인 정신과 현대적 서비스를 접목한 새로운 수장 알레산드로 사르토리의 비전과 완벽히 일치하는 대목이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김장군

2017년 03월호

MOST POPULAR

  • 1
    소지섭, "좋은 배우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좋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믿습니다."
  • 2
    가길 잘했다, 남해
  • 3
    탐험가를 위한 컬렉션
  • 4
    하나의 공간에서 더 많은 경험을!
  • 5
    슬라이드를 신고

RELATED STORIES

  • FASHION

    Fast Forward

    하우스의 코드를 입고 새롭게 진화한 구찌의 혁신적인 스니커즈.

  • FASHION

    Timeless Beginnings

    벨루티의 역사를 담은 앤디 백의 또 다른 시작.

  • FASHION

    이솝이 전하는 진심

    이솝이 강조하는 가치를 녹여낸 전시가 열렸다.

  • FASHION

    탐험가를 위한 컬렉션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과 크리에이티브 그룹 ‘에뛰드 스튜디오’가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모로코 아틀라스산맥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에이글 익스피리언스 바이 에뛰드 스튜디오’의 2025 S/S 컬렉션은 도시와 자연, 실용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서울에서 만난 에뛰드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레미 에그리, 오헬리앙 아르베와 이번 시즌의 방향성과 디자인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FASHION

    A Summer Tale

    지난 4월의 저녁, 한강변을 따라 바다를 닮은 에르메스 보드워크가 물결치듯 펼쳐졌다. 쇼의 시작 전, 에르메스 맨즈 유니버스 아티스틱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과 나눈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

MORE FROM ARENA

  • LIFE

    라이카 신화의 부품들

    소도시의 렌즈 회사가 어떻게 전설적인 카메라를 만들어 전 세계 애호가에게 사랑받았을까? 그 답을 찾으러 독일에 갔다. 곳곳에 답이 있었다.

  • AGENDA

    6월의 흰색

    굳이 다른 색을 덧댈 필요가 있을까? 있는 그대로 침착한 데다 매끈한 흰색 물건들.

  • INTERVIEW

    Art Piece with Fashion #택모사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국내 가구 디자이너 4인.

  • REPORTS

    식물과 나

    헤르만 헤세는 노년에 정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한 뙈기의 작은 땅을 일구며 삶의 비밀을 하나씩 수집했다. ‘나무에 귀 기울이고 나무와 이야기를 나눌 줄 아는 사람은 진실을 체험한다.’ 이 또한 그가 발견한 비밀 중 하나다. 헤세가 1918년 남긴 수필 <고독하고 의연한 나무들>을 한 손에 쥔 채, 그가 그랬듯 정원으로 돌아간 사람들을 만났다.

  • LIFE

    SPA THERAPHY

    저마다의 여름휴가를 보낸 이들의 묵은 피로까지 풀어줄, 엄선된 테라피를 제공하는 뷰티 브랜드의 스파 세 곳.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