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어떤 여배우

평생 연기를 할 것 같은 배우들이 있다. 그들은 승리에 도취되지 않으면서 진취적이다. 욕심이 많지만 세상 눈을 신경 쓸 때 발현되는 욕심이 아니라 스스로를 향한 욕심이다. 이유영이 그렇다.

UpdatedOn February 03, 2016

검은색 튜브 톱은 H&M 제품.

검은색 튜브 톱은 H&M 제품.

검은색 튜브 톱은 H&M 제품.

흰색 재킷은 N2, 검은색 가죽 프린지 스커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흰색 재킷은 N2, 검은색 가죽 프린지 스커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흰색 재킷은 N2, 검은색 가죽 프린지 스커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간혹 상들은 이례 없이 한곳으로 집중된다. 그건 그 빛이 쏟아진 자리를 한 번쯤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는 이유영이 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유영은 지난해에 세 개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영화 <봄> <간신> <그놈이다>로 청룡영화상, 대종상영화제, 부일영화상으로부터 모두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영화 <봄>으로는 2014 밀라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욕심 많고 표독한 기생, 바보 같을 정도로 순수한 여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 귀신을 보는 소녀까지. 스크린에서 이유영은 전혀 다른 모습의 어떤 여자가 되어 뛰고 놀았다. 그녀는 이제야 스물여덟이다. 눈 밝고 호기심 많은, 솔직하고 영리한 청춘이다. 그 나이의 청춘들이 표현하기에 어려운 진폭을 가진 역할들을 너끈히 해냈다. 우리는 어느 밤에, 무대 뒤에서 만났다. 그날 밤 그녀의 얼굴을 너덧 개쯤 본 것 같다. 아이 같고 어른 같고 슬프고 호기심 가득한 얼굴들을. 이유영은 눈동자가 밝다. 회갈색이다. 조명이 눈 안쪽으로 스며들면 눈동자는 더 투명해진다.

눈동자는 <그놈이다>에서 귀신을 보는 시은이가 되었을 때는 잿빛이 되고, <봄>에서 민경이가 되어 해사하게 웃을 땐 나무 밑동처럼 보드라운 색이 됐다. 맨눈으로 본 이유영은 민경과 가장 가까워 보였다. “욕심이 많아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성격이고요. 배우는 언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항상 더 많은 걸 접하고 준비하며 지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3 / 10
/upload/arena/article/201602/thumb/26173-84890-sample.jpg

흰색 재킷은 망고, 베이지색 수영복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힐은 슈즈원 제품.

흰색 재킷은 망고, 베이지색 수영복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힐은 슈즈원 제품.

<봄>에서 바보 같을 정도로 순수한 민경 역할을 할 때에도 엄청나게 준비했어요. 결국 촬영 시작 일주일 전쯤, 감독님께서 저에게 준비 금지령을 내리셨죠. 그래서 아무것도 안 했어요. 촬영장에서는 다 잊고 그냥, 했어요.” 흔치 않은 눈빛과 어떤 배역이든 흡수하는 말간 내면은 분명 배우 이유영의 무기일 것이다.

그러나 이 여배우의 진짜는 다른 데 있는 듯했다. 이를테면 과정에 집중하는 담대함, 원하는 것을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얻으려는 마음 같은 것들. “예전의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연기를 시작한 뒤로 삶이 풍성해지는 기분이에요. 어떤 방식으로든 순간마다 제가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요. 평생 배우를 하면, 평생 배우며 살겠구나.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도 좋겠구나. 그런 마음이 드는 거죠.”

요즘 가장 가까이 지내는 ‘절친’은 열한 살짜리 꼬마다. 영화 <그놈이다>로 만난 아역 배우 김민서. “거의 매일 만나고 있어요. 같이 승마도 배우고 무술도 배워요. 민서와는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세상에 찌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정신 줄을 조금 놓은 채 살고 싶고요. 계산 없이, 순수하게.”
 

3 / 10
/upload/arena/article/201602/thumb/26173-84892-sample.jpg

검은색 튜브 톱은 H&M, 검은색 가죽 프린지 스커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검은색 튜브 톱은 H&M, 검은색 가죽 프린지 스커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2016년 02월호

MOST POPULAR

  • 1
    Fast Forward
  • 2
    The Dior Odyssey in Seoul
  • 3
    MIU MIU LITERARY CLUB
  • 4
    차강윤, "나중에는 꼭 연출을 하고 싶습니다. 일단 연기로 인정받아야죠.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요."
  • 5
    다시 콜드플레이!

RELATED STORIES

  • INTERVIEW

    MINOR DETAILS #한승우

    아티스트 한승우에게 사소로운 질문을 전했다.

  • INTERVIEW

    재주 소년 차강윤

    데뷔한 지 1년 차에 주연 자리를 꿰차고, 차차기작을 쌓아둔 신인. 초롱초롱 뚜렷한 눈빛에 총기가 좋은 그의 목표는 오스카상을 받는 것이라고 한다. 무궁무진 찬란하게도 빛나는,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차강윤과 나눈 대화.

  • INTERVIEW

    홍화연이 향하는 길

    후회하지 말자. 교사가 꿈이던 홍화연을 배우로 이끌어준 말이자 여전히 그를 움직이게 하는 신념이다. 실제로 만난 홍화연은 <보물섬> 속 은남을 어떻게 연기했나 싶을 정도로 밝고, 맑았다. 그런 그를 보고 있노라니 앞으로 분할 캐릭터들이 더 기대됐다. 어떤 얼굴로도 금세 변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 INTERVIEW

    정경호의 선택

    아이고, 반갑습니다. 스튜디오에 들어온 배우 정경호가 10년 지기처럼 두 손을 내밀고 인사했다. 물론 우린 처음 보는 사이다. 정경호는 그렇게 사람을 대하는 배우다. 함께하는 사람을 우선하는 배우. 좋은 연기는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배우. 곁에 있는 연인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연기하는 배우. 정경호의 선택에는 사람이 깔려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결과 또한 좋다.

  • INTERVIEW

    그곳에 소지섭이 있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해 총탄을 맞고 시한부 인생을 살았던 그 남자. <사도>에서 조선의 왕이 되어 구슬픈 춤을 추던 그 남자. <주군의 태양>에서 귀신들의 원혼을 풀어주던 그 남자. 지난 28년간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장면 속에는 소지섭이 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으로 돌아온 배우, 소지섭을 만났다.

MORE FROM ARENA

  • FILM

    맥퀸 X DPR 이안

  • INTERVIEW

    모델 겸 사장 4인 / 다니엘 오

    자기만의 ‘업장’을 낸 모델 겸 사장 4인과 만났다.

  • FASHION

    A GENTLE STRANGER

    구찌 프리폴 컬렉션을 입고 빗방울 자취 따라 누비는 우아한 방랑자.

  • FASHION

    지금 입기 좋은 럭비 셔츠 7

    믹 재거와 데이비드 호크니처럼.

  • REPORTS

    Shocking Suit

    어디에도 없던, 2016년식 수트.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