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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자였어?

어떤 배우는 예뻐, 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예쁘다.

UpdatedOn May 21, 2014

노란색 블라우스와 화이트 팬츠는 모두 씨바이끌로에 제품.

영화 <가시>를 봤다. 조보아 때문에 봤다. 네티즌이 워낙 ‘씹어대서’ 봤다. 물론 그들이 입에 문 것은 MBC 사극 <마의>에서의 조보아다. <마의>에서 조보아가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에서는… 음, 그 드라마는 배우들이 전반적으로 연기를 쉽게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연기를 논할 드라마가 아니었다.

어찌됐건 그 드라마를 보기를 원한 이들에게 볼거리를 줬다. 사람들은 평가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평가 절하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의견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 어떤 의협심, 정의감 따위와 혼돈하기도 한다. 이게 문화가 됐다. 이런 문화라면 당장 쓸어버려야 옳지만, 세상은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체념하고 살 수밖에.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연예인, 방송인은 데뷔할 때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에 관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 봤자 결론은 댓글을 클릭하지 않는 것, 정도일 테지만.
그들이 <가시>를 보고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흰색 셔츠는 데무, 데님 반바지는 세컨플로어, 슈즈는 보보 제품.

조보아는 <가시>에서 선생님(장혁)에게 집착하는 여고생 은영 역을 맡았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조보아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이들이 있을 것 같다. 최근 1~2년 사이 가장 공개적으로 연기력 ‘씹힌’ 배우가 어느 수준의 연기를 해낼지 확인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뭐, 좋다. 그런데 그들이 “이를 갈았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알게 될까? 이제 우리 시대의 성숙한 여론은 화면 너머의 무엇을 존중할 줄 하는 것이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촬영은 즐거웠어요?
빨리 끝나서 아쉬웠어요.

노출을 더 했어야 하나? 요즘 워낙 그러니까. 전 그게 좋지도 싫지도 않아요.
사실… 긴장하고 왔어요. <아레나>에 섹시한 분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오늘 촬영한 정도의 수위는, 저한테 적절했던 거 같아요.

‘19금’에 트렌드라는 단어가 붙는 시대를 살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저희 영화도 19금이에요.


<가시>요?
네. 그래서 19금 얘기를 하신 건 줄 알았는데.

맞겠죠. 250대1의 경쟁률을 통과했다는 자료를 봤어요.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해도, 설마 2백50명을 전부 오디션 본 건 아니겠죠?
다른 기자 분들도 안 믿으시더라고요.

서류가 2백50개 접수됐다는 거 아니에요? 그중 몇 명만 오디션 본 거겠지? 아니에요?
서류로는 더 많이 보셨대요.

제가 굉장한 배우와 앉아 있는 거네요. 선택받는 한 명이 될 줄 알았어요?
아니요.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어요.

‘예쁜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딘가 허전했고, 굉장히 열정적이었다’라고 <가시>의 김태균 감독님이 보아 씨에 대해 설명했어요.
굉장한 칭찬이죠. 그런데 정말 이래요?

‘영은’이라는 캐릭터에서 그런 모습을 끌어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제가 그런 정서를 잘 표현하는지는 모르겠어요.

흰색 상의는 보브, 팬츠는 세컨플로어 제품.

김태균 감독님이 그 유명한 영화 <화산고> 만들었잖아요. 고등학생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나 봐요.
그러게요. <늑대의 유혹>도 고등학생 이야기고.

여고생을 연기하는 건 어때요? 여고생은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잖아요. 성인 여자도 아니고, 성인 여자가 아닌 것도 아니고.
의식을 하니까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복잡한 생각을 다 놓아두고 촬영했어요. 교복을 입었으니까 이미 여고생이잖아요.

그 말은 의미심장하게 들리는데요. 영은이는 복합적인 감정선을 드러내야하는 역할이잖아요. 고등학생이면서도 남자에게 성인 여성 이상으로 집착하고, 한편으로 요망하면서 굉장히 예쁘고. 이런 여자의 감정을 이해하면서 연기했어요?
음… 사랑하는 감정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표현한 것 같아요. 집착해야지 짝사랑을 해야지, 이런 감정을 의식하진 않았어요.
은영이는 준기라는 선생님을 사랑해요. 그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조보아가 이런 배우였나요?
네? 네….

어떤 사람들은, 당신이 연기를 너무 못한대요. 발연기라고 하죠. 특히 <마의>에서….
그때는요, 제가 제 자신에게 더 많이 욕했어요. 한심해서 저도 괴로웠어요. 그래서 이를 갈며 연습했고, 이렇게 다시 나온 거예요.

이를 간다는 표현은 함부로 하면 안 돼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수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요.
저는 이번 영화에 모든 것을 걸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영화 한 편의 성공과 실패는 배우에게 큰 의미가 없어요. 왜냐하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해도 그 영화를 보는 관계자들이 있거든요. 그들은 영화만 보는 게 아니라, 배우의 연기도 봐요. 그러니까 제 말은 보아 씨가 연기를 잘했다면 이 영화가 실패해도 보아 씨가 실패한 건 아니라는 거예요. 더 좋은 기회를 잡게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잘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전 아직 터무니없이 부족해요. 하지만 전에 했던 다른 작품에서의 저와 비교하면…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게 되실 거예요.

<가시> 홍보하면서 인터뷰한 기사 찾아보니 ‘베드신’ 얘기가 많더라고요. 기자들이 굉장히 나쁘거나 멍청하거나, 둘 중 하나예요. 베드신 찍은 거 어땠냐고 왜 물어보지…. 베드신을 찍은 게 아니라 영화를 찍은 거죠.
네. 촬영할 때도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선생님의 부인에게 질투를 유발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것만 생각했어요.

흰색 상의는 보브, 팬츠는 세컨플로어 제품.

느닷없이 <은교>와 비교하는 기사도 많더라고요. 여고생이 나오고 베드신을 찍어서 그런가? 기자들이… 영화를 안 보고 ‘베드신’과 ‘교복’만 보나 봐요.
<은교>와 <가시>는 다른 작품이에요. 제가 제작보고회 때 말씀 드린 <클로이>라는 작품과 비교를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아, <클로이>.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집착을 하잖아요. <가시>도 그런 사랑을 표현하는 것 같아요.

나쁜 성인들이 이슈를 생산하는 거죠. 굳이 <은교>랑 비교해서 자극적으로 만들려는 속셈이랄까.
19금이 트렌드긴 하니까요. 그런데 글쎄요,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는데요.

답변에 대한 매뉴얼이 있는 거예요? 술술 나오네요.
아니에요. 인터뷰를 하다 보면 질문이 다 비슷해요.

그러면 <마의>는 사극이고 <가시>는 현대극인데 연기할 때 어떤 차이가 있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아니요. 그 질문은 처음이에요.

그러면 대답해주세요.
어… <마의> 캐릭터는 감정을 숨기고 인내해야 했어요. 그래서 힘들었던 반면, <가시>는 감정선이 여러 가지인데, 그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였어요.

아, 그러면 훨씬 시원했겠어요.
네. 현대극과 사극의 차이는 아니었어요. 숨기고, 눈빛으로만 고통을 드러내는 역보다는 울고 소리 지르며 표출하는 역이 더 재미있어요.

촬영하기 전에 대본 체크는 어떤 식으로 해요? 읽고 상상하나요? 거울 앞에서 발성도 해보나요?
네. 그런데 오디션을 일곱 번이나 봤어요.

일곱 번? 정말?
네. 그래서 영화 찍기 전에 연습이 돼 있었어요. 공부를 정말 많이 했어요. 대본이 너덜너덜해졌어요. 촬영할 때는 대본을 안 봤어요. 감독님도 장혁 선배도 그냥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해주셨어요. 다 놓아버리라고.

놓아버리라는 말, 좋아요. 뜬금없는 질문인데요, 본인의 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느 순간 엄청난 홀처럼 커졌다가 어느 순간 닫히듯 작아져요.
같은 눈이잖아요. 그런데 감정에 따라 달라져요. 그래서 새삼 느끼는 건데요, 감정이 중요해요. 정말 중요해요.

Editor: 이우성
photography: 박승갑
Stylist: 이지영
Hair: 수현(제니하우스 올리브)
Make-up: 무진(제니하우스 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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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우성
Photo 박승갑
Stylist 이지영
Hair 수현(제니하우스 올리브)
Make-up 무진(제니하우스 올리브)

2014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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