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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이가 피어오를 때

티아라의 지연을 기다리며 스튜디오 구석에서 쪽잠을 잤다. 꿈속에서 나는 그녀에게 근두운을 띄워 보냈다. 지연은 구름을 타고 스튜디오에 들어왔다. 한참을 구름 위에 누워 있던 그녀가 바닥으로 내려와 가녀린 몸을 움직일 때마다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연기가 무슨 뜻인지 알고 싶어 그녀에게 물어봤더니, 곧 솔로 앨범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잠에서 깨자 지연이가 차에 오르고 있었다.

UpdatedOn May 08, 2014

▲ 검은색 시스루 원피스·상의· 속옷은 모두 스타일난다, 신발은 스티브 마든, 팬츠와 액세서리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연을 만나러 가는 날은 안개가 자욱했다. 안개라기보다 미세 먼지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시야는 흐렸고, 구름 속을 달리는 것 같았다. 우리가 누구고, 얼마나 유명했던 구름 속에서는 아무 의미 없다. 소리를 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못한다. 누군가는 있겠지만 보이지 않는다. 증발하는 건 순간이고, 사라진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만 같다.

티아라도 그런 기분이었을까? 한 차례 폭풍을 겪고, 몇 번 컴백을 반복했다. 이국에서 공연도 했다. 공항에서 찍은 사진들, 해외에서 찍은 티아라의 사진들을 기사로 접했다. 사진들만 봐서는 그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달력을 몇 번이나 넘겼다. 스무 살 언저리의 그녀들은 20대 중반이 되었다. 여러 방향으로 활동했다. 이제 또 무엇을 보여줄까?

지연은 솔로 앨범을 준비한다고 했다. 4월 말에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홀로 무대에 오를 것이다. 독립하는 걸 그룹의 다른 일원들처럼 그녀도 티아라보다 자신의 이름을 강조하게 될 것이다. 카메라 앞에 홀로 선 그녀에게 연기를 뿜었다. 카메라 앵글 밖에 앉아 연무기로 그녀의 몸을 향해 연기를 발사했다. 짙고 굵은 연기가 지연의 피부에 닿아 넓게 흩어졌다. 그녀가 사라질 때마다 묻고 싶은 것들이 늘어났다.

촬영 전에 당신의 화보들을 찾아봤다. 대부분 소녀처럼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화보에서 노출을 감행한 건 처음이다. 이런 몽환적인 콘셉트를 좋아한다. 전부터 찍고 싶었던 느낌이다. 좋다.

흰색 원피스는 페이우 제품.

TV 속의 많은 소녀들이 섹시한 이미지로 소비된다. 덩달아 노출하면 평범해질 수도 있겠지.
벗지 않아도 섹시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남성들은 살이 보여야 섹시하다고 느끼는 것 같은데…. 안 그런가?

여자들은 노출 없이도 섹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
음, 가희 언니는 지난 솔로 앨범 때 복근만 노출하고, 매니시한 콘셉트로 연출했다. 복근이 멋지면서 섹시하더라. 여자들은 그런 모습을 멋지고, 섹시하다고 한다. 나는 여성 팬이 더 많은 편이다. 남자 같다고 할까? 털털한 면이 있어서 여자들이 더 좋아해주는 것 같다.

그럼, 지연의 솔로 앨범은 매니시한 콘셉트라고 예상하면 될까?
글쎄. 가희 언니처럼 하고 싶은 건 내 의견이었다. 사장님은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에 맞춰보자고 해서 합의점을 맞춰가고 있는 중이고, 녹음은 끝난 상태다. 곡은 오늘의 몽환적인 콘셉트와 성격이 비슷하다. 하지만 조금 더 파격적인 면이 있지.

더 말해줄 수 있나?
아직. 곧 앨범이 나오면 알게 될 거다.

걸 그룹들의 솔로 활동이 많아지는 추세다. 대부분이 그룹의 메인이고, 그룹의 성격에서 완전히 탈피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활동 면에서는 더 큰 성과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점에서 솔로 활동은 부담이 될 법하다.
티아라에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근데 정말 어렵더라고. 내 모습을 찾는 것도, 내가 원하는 콘셉트와 회사에서 생각하는 콘셉트가 다르니까. 매일 회의의 연속이다. 사실 솔로 활동은 갑작스럽게 생겼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날 정도니까. 엄청 떨린다.
부담도 크고. 그래도 누구나 그룹 활동하면서 솔로는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 같다. 시도 자체가 설레고 부담되고 그럴 뿐이지. 나 혼자 잘되고 싶은 건 아니다. 티아라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대중은 진정성 있는 모습을 좋아한다. 연예인들의 성격이나 콘셉트에 대해서는 대중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대중은 점차 연예인에게 진정성과 솔직함을 요구한다. 그들이 정말 알고 싶은 건 스타의 실체니까.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별로 없었다. 무대에 많이 올랐지만, 예능 프로에는 많이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드라마 이미지가 강하게 남더라. 이번에는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려고 한다.

솔직한 편인가?
겁나 솔직하다.

그럼 연기는 왜 한 건가?
연기자가 꿈이다. 가수는 꿈도 못 꿨었다. 회사에 들어와서 훈련받다 보니까 조금씩 실력이 늘었고, 다비치와 프로젝트 그룹을 하며 가수로 데뷔하게 됐다. 운이 좋아서 가수 하며 연기도 겸하게 됐다.

사람들은 저마다 힘든 일을 겪는다. 회피하는 사람이 있고, 일을 더 크게 벌이는 사람도 있다. 당신은 어떤 편인가?
그냥 지나가기보다는 해결하려고 든다. 해결하는 편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려운 일이 생긴다. 특히 인간관계가 가장 어렵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으니 자신만의 요령이 있을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또래 친구들이 경험한 일은 못 겪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겪고 있다. 지금 힘들어도 어차피 해야 할 일이고, 내가 선택한 길이다.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진로 결정을 빨리하길 잘한 것 같다. 이 일을 후회한 적 없고, 후회하지도 말아야지. 얼마 전 몇 년 만에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그 친구들이 일하면서 겪은 힘든 부분들을 이야기하는데, 공감이 잘 안 되더라고. 내 나이가 고등학교 시절에서 멈춘 것 같았다. 나이 먹는 게 실감 안 나다가, 친구들을 만나니까 어리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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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웨이드와 캔버스가 조화된 윙팁 슈즈 1백68만원 브리오니 제품.

▲ (왼쪽)검은색 톱과 스타킹은 모두 아장 드 프로보카퇴르, 보디수트는 월포드, 검은색 하이힐은 슈즈원, 검은색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른쪽) 상의는 비나제이란제리, 팬츠는 폴앤앨리스, 감색 트렌치코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럴 때 괜히 쓸쓸해지지.
생각도 많아지고, 멍해진다. 사실 외로울 때는 해결 방법을 모르겠다. 그냥 집에 가만히 있는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나도 모른다. 뭐, 커피 많이 마시고, 담배 많이 피우고 그런다.
그러면 안 된다. 몸 상한다. 그런데 정말 모르겠다.

티아라 활동을 하며 겪은 사건, 역시 해결하기 어려웠다.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아니 우리끼리만 할 수 있는 게 없었지.

고난을 겪어야 어른이 되는 것처럼 그런 일을 겪으면 사람은 변한다. 당신은 어떻게 달라졌나?
성숙해진 것 같다. 그때 이후로 반성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되돌아보게 됐다. 많이 바뀌었다. 힘들어야 알 수 있다는 건 슬픈 일이다.

어른이니까 어른스러운 이야기를 해보자. 연애는 하나?
남자는 만나고 싶은데, 주변에 만날 남자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서 다른 데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이번 솔로 활동이 끝나고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모태 솔로일 리는 없겠지.
물론 연애는 해봤다. 그런데 왜 이렇게 주변에 남자가 없는 걸까?

어떤 남자를 찾는데?
다정하고 착한 남자. 난 착한 사람이면 된다.

쌀쌀맞거나 차가운 사람. 당신에 대한 편견 중 하나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예능 프로에 출연했을 때 낯설어하던 당신 모습 때문인 것 같다.
낯가린다. 심하게 많이 가린다. 그래서 말을 안 하니까 오해가 많은 것 같다. 이제는 안 그럴 거다. 기대해도 좋다.

촬영하면서 놀랐다. 애교가 엄청나게 많다. 아기처럼 말할 때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다. 그런데 기분은 좋더라.
스태프들과 멤버 언니들은 나를 잘 아니까 스스럼없다. 내가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은 애교가 많은 편이다. 막내니까.
내 실제 모습을 보면 다들 놀라더라고. 하하.

솔로 활동 때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대중이 사랑해줄 거다.
응, 사랑받고 싶다.

Editor 조: 진혁
PHOTOGRAPHY: 김태선
STYLIST: 임수정
HAIR: 김남현(제니하우스)
MAKE-UP: 민영(제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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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김태선
Stylist 임수정
Hair 김남현(제니하우스)
Make-up 민영(제니하우스)

2014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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