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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화

매주 수많은 영화가 개봉한다. <잉투기>란 영화도 개봉한다. 엄태화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무슨 영화인지 직접 들었다.

UpdatedOn November 13, 2013

광고 디자인 배우다가 영화 쪽에 흥미가 생겼다고?
미대에 들어갔는데, 조각과나 회화과에 갔으면 차라리 적응해서 뭔가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디자인과가 좀 도식적이었다.
유행이 있어서 거기에 딱딱 맞춰야 하고.

이런.
그래서 흥미도 안 생기고 재미없더라. 그러다 영화 스크립터로 일하는 누나를 통해서 영화 미술팀에 들어가게 됐다. 2학년 휴학할 때였다. 그때 영화에 흥미를 느낀 거다. 복학하고 나선 마침 영화과가 새로 생겨 복수 전공 비슷하게 다녔다.
거기서 졸업 작품까지 만들었다. 졸업하면서 연출부에 들어가게 된 거다.

연출부부터 시작해 한국영화아카데미까지, 제대로 코스를 밟았다.
처음에는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시작해 박찬욱 감독님 연출부에 들어갔다. <쓰리, 몬스터>, <친절한 금자씨>까지. 그러다가 내 작품을 찍어보고 싶어서 내 돈으로 영화 몇 편 만들어보고, <친절한 금자씨> 조감독이던 형이 <기담> 찍을 때 거기 연출부로 또 들어가고, 그 후에 내 작품 계속 찍다가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간 거다.

연출부로 있었던 영화를 보니,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대상 받은 <숲>의 기괴한 분위기가 어디서 왔는지 알겠다.
아무래도 영향을 받았을 거다. 연출부 생활하면서 무의식중에 계속 흡수했겠지.

영화를 만든다는 건 불확실한 미래와 싸워야 한다. 어떻게 버티나?
근거 없는 낙천주의 같은 게 있다. 그냥 이렇게 하다 보면 잘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었던 거 같다. (개봉하는) 영화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언젠가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막연한 것보다 자신감이 있었나 보다.
그런 자신감은 내가 만든 걸 본 사람들이 좋은 말을 해줄 때 생겨났다. <유숙자>라는 단편을 운 좋게 지원받아 만들었다. 그 작품을 보고 좋아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그때는 그러면서 조금씩 확신을 채워나갔다.

잉투기

<잉투기>
인터넷 게시판에서 댓글로 대립하던 두 사람이 현실세계에서 실제로 싸움이 붙었다. 실제로 열린 ‘잉투기’란 격투대회에서 모티프를 얻어 발전시킨 이야기. 청춘의 시퍼런 낯빛을 그린다. 작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엄태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첫 장편영화도 곧 개봉한다. <잉투기>라니, 제목만 봐선 뭔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댓글로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키(보드)배(틀)’랄까. 나도 예전에는 그런 커뮤니티에서 놀았고. 장편 만들려고 할 때 이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했는데, 아는 분이 ‘잉투기’라는 대회를 알려줬다. ‘디시인사이드’ 격투기 갤러리에서 사람들이 만날 댓글로 싸우는데, 어느 날 한 격투기 관계자가 숨어서 싸우지 말고 대회 열어줄 테니 링에서 한 판 붙으라고 한 거다. 훈련도 시켜준다고 하고. 말한 사람조차 한 명도 안 올 줄 알았는데, 얘들이 모여든 거다. 그래서 대회가 열렸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 영상을 봤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들어 있더라.




실화가 바탕이어서 단편 만들 때와 다르게 접근했겠다.
그전에 만든 단편들은 자료 조사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왔으니까. 많이 조사하고 인터뷰해야 했다. 고민하다 가공인물을 넣되, 내가 20대 때 느꼈던 체험이나 경험을 많이 가미하려고 했다.

이제 시작이지만, 시작이기에 포부를 말해보자.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나?
길게는 잘 못 보겠고, 항상 만든 작품과 정반대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 지금 <잉투기>를 만들었으니 다음에는 <잉투기>와 다른 영화, 그러고 나면 또 다른 영화.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 실습작으로 <잉투기>를 만들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배운 걸 하나만 꼽는다면?
내구력? 시나리오 때부터 소극장 같은 데서 여러 감독님, 촬영감독님, 프로듀서님이 한마디씩 하신다. 그때 별 이야기를 다 듣는다. 처음에는 스트레스 받지만, 어느 시점부터 무덤덤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내구력이 많이 생겼다.
<잉투기>가 개봉하면 또 다른 이야기를 듣겠지만.

디시인사이드 격투 갤러리 사람들만 봐도 잘되지 않을까?
문제는 그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안 보고 토렌트로 받아 보는 친구들이라….(웃음)


MUST SEE

동창생
감독 박홍수 | 출연 최승현(T.O.P), 한예리, 윤제문 | 개봉 11월 6일
닮았다. 최근 몇 년 동안 남자 원톱 액션 영화에서 봤음직한 설정이다. 남파 공작원 액션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소녀를 구하려는) 한 남자의 지독한 액션은 <아저씨>를, 남북이 얽힌 비정함은 <풍산개>를. 닮은 데서 끝나지만 않으면 된다.
최승현이 드디어 원톱으로 나선다.

토르: 다크 월드
감독 앨런 테일러 |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먼 | 개봉 10월 30일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된다. 전편이 아닌 <어벤져스> 이후를 이야기의 맥으로 잡았다. 새로운 적이 등장하자 토르는 동생인 로키와 동맹을 맺는다. 얽히고설킨 코믹스 에피소드처럼 이야기의 당위성은 필요 없다. 단지 토르의 망치와 크리스 헴스워스의 몸으로 승부할 뿐.

미스터 노바디
감독 자코 반 도마엘 | 출연 자레드 레토, 다이앤 크루거 | 개봉 10월 24일
14년 만이다. 한 감독이, 그것도 단 두 편으로 거장 소리를 듣는 감독의 차기작이다. <토토의 천국>으로 한 인간의 뒤틀린 마음을, <제8요일>로 천사 같은 한 인간을 그린 그는 다시, 한 인간을 바라본다. 첫 번째 선택, 그로부터 달라지는 아홉 가지 인생 이야기다.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 출연 제니퍼 로렌스, 조시 허처슨 | 개봉 11월 21일
사회 구조를 액션으로 풍자한 판타지 액션 시리즈, 그 두 번째. 전편은 판타지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설명 격이었다.
보통 1편보다 2편이 물량 공세가 강한 법이다.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는 2편이다. 점점 농염해지는 제니퍼 로렌스가 더 큰 판에서 활시위를 당긴다.

PHOTOGRAPHY: 이상엽
editor: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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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이상엽
Editor 김종훈

201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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